우리들의 양식 민음 오늘의 시인 총서 10
이성부 지음 / 민음사 / 1974년 9월
평점 :
품절


74년에 나온 시집을 78년 중판으로 읽는다.
모시는 마음으로
그러다 놀란다.
유신으로 독재가 극악하던 그 시절 남긴 이 두 시가
50년 지난 이 모냥을 예언한 듯하여.

“밤이 한가지 키워주는 것은 불빛이다.
우리도 아직은 잠이 들면 안 된다.
거대한 어둠으로부터 비롯되는 싸움, 떨어진 살점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아직은 똑똑히 보고 있어야 한다.
쓰러져 죽음을 토해내는 사람들의 아픈 얼굴,
승리에 굶주린 그 고운 얼굴을
아직은 남아서 똑똑히 보아야 한다.” 54 밤

“바다는 죽는다.
무덤으로 가는 것이 더 아름다워
바다는 그 가슴에
서슬 푸른 칼을 꽂는다.” 55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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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9-27 0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 생각이 나 이 양반의 <백제행>을 사놓고 1년이 다 되는데 아직도 읽지 않았군요. 강건하고, 만나면 진짜로 강건한 상남자 같던, 절대로 창백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요. 시인으로도 산꾼으로도 멋있었는데....

dalgial 2023-09-27 10:05   좋아요 0 | URL
강건. 딱 시인과 어울립니다. 그래서 별로 안 좋아했는데, 요즘 보기 드문 모습이라 그런지 싱그럽고 좋았습니다. 다시 읽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