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조선 - 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
이숙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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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은 범주화, 일반화이다. 정리가 쏙쏙 되고 아는 바가 또렷해지는 것은 대개 착각이고, 대상에 대한 폭력을 수반하기까지 한다.

조선의 여성이라. 바로 떠오르는 전근대에 질식 당하기 직전의, 가부장제의 일방적인 피해자들이며 매우 소극적인 존재들로 뭉뚱그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여기 이숙인이 무덤 속에 묻혀 있던 일기나 편지에서 길어낸, 조선의 여성들은 생동한다. 평면적이지 않다. 개개의 특별한 삶이 반짝이고, 그 흘러감이 매우 재미있다.

조금씩 아껴가며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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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그래픽노블 1
프랭크 허버트 지음, 라울 앨런 외 그림, 진서희 옮김, 브라이언 허버트 외 각색 / 황금가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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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뵈브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친과 폴의 그 우아한 모습과
미국 그래픽노블 특유의 좀 까불며 가벼운 모습
사이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밖에는 줄거리가 크게 다르지 않아 이질감을 못 느꼈네요.
소장의 이유는 못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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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7 - 순조실록,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7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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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등에서 흔히 봤던, 정조와 척을 두고 권력의 화신처럼 그려지는 정순왕후를 사뭇 합리적인 정치가로 그린다. 정조도 반대가 염려되어 하지 못한, 궁 소유 노비 6만 6천여 명을 면천시킨 것을 보면 개혁가의 면모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노론 벽파와 시파, 김조순에 이르는 세도정치의 흐름의 물꼬를 텄고,
비전 없는 순조는 무력했으며
그의 아들 효명세자는 너무도 일찍 죽었으니
특히 평민 이하의 삶이 극도로 피폐해지며 그 참상이 극에 달하는 조선을 막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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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케 되았지라 걷는사람 시인선 116
박상률 지음 / 걷는사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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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편안함은 어디서 오는가.
익숙한 소재, 정서, 문체.
그저그런, 되풀이되는 인간사.
아, 그러나 그것 아니고 또 무엇이 있겠는가.

“으짜든지
건강혀야제
몸 애낌시롱 살그라” 24쪽, 노모의 전화

“참고,
참고,
참고,
>또
참고,
>한 번 더
참고,” 27쪽, 부모

고향을 떠난 화자의 고단한 일상, 그리운 부모형제와 고향 사람들, 살짝살짝 건드리는 세상.
정제된 정서에 담담한 어조.
술술 읽힌다.
오래 머문 구절이 없다.

“‘말이 그렇다는 말이다!’” 65쪽,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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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하고 싶다 - 시인의 마음으로 시 읽기
함민복 엮음 / 사문난적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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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초문의 시인을 꽤 만났다.
최진수, 채상근, 유승도, 윤동재, 우대식, 함기석, 길상호, 최종득, 이안, 리삼월, 존 단, 야보 도천, 곽해룡, 문동만, 조동범.
신문에 6개월 연재한 글이라 그때 상황에 어울리는 시를 고른 듯, 지금은 상세히 알 수 없는 글도 있다. 그럼에도 좋은 시는 시간의 굴레를 가볍게 벗는다. 도처에 절창이다.

두보의 <곡강>과 소개글이 인상 깊다.

“한 조각 꽃잎이 날려도 봄빛이 줄어드는데
온 천지 바람에 날리는 꽃잎, 못 견디게 시름겹다.
스러지는 꽃잎 하나가 눈앞을 스치는데
몸이 상한다고 목을 축일 술을 마다하랴.” 두보

“흩날리는 꽃잎은 식물들의, 자연의, 투표용지. 한해의 열매 결정하는 떨림 드디어 끝냈는가, 낙화. ‘한 조각 꽃잎이 날려도 봄빛이 줄어든다‘고 두보여 과음은 마시게. 그대의 시구에 튕겨 저리 되살아나는 봄빛 자, 보시게.”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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