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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비정상의 과학 - 비정상의 시각으로 본 정상의 다른 얼굴
조던 스몰러 지음, 오공훈 옮김 / 시공사 / 2015년 2월
평점 :
고대 그리스인은 신체의 네 가지 기질이 불균형을 이루면 그것이 신경질 및 정신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빋었다. 오늘날에는 화학물질의 불균형이 정신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시각과 거의 차이가 없는 개념이다.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부교수이자 하버드 대학교 보건 대학원 역학과 부교수인 조던 스몰러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정신의학 연구를 진행하며 격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5년 동안, 유전자 및 뇌의 자원에서 우울증, 불안 장애, 조울증, 정신분열증, 약물 의존, 인격 장애 같은 정신 질환을 연구해오면서 이 같은 장애에 대해 배우면 배울수록, 뇌와 마음이 어떻게 하여 길을 잘못 들게 되는지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무엇보다 그것들이 어떻게 기능하도록 되어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정상이라는 말을 대략 1820년대까지는 기하학에서 쓰는 용어로 '수직' 또는 '직각'이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나중에 가서야 '올바른'이라는 또 다른 함축된 의미로 사용되었다. 저자가 말하는 생물학이라는 표현을 뇌와 마음의 근본적인 설계 구조를 해석하려면 신경과학, 심리학, 진화생물학, 문화인류학, 사회적 경험에 의존하는 동시에 다양한 시각과 언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언어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세가지 주제중에서 우리가 정상의 생물학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우리가 삶을 살면서 독자적으로 그리는 궤적이라고 일컫는 것을 펼쳐내는 작업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주제인 정상의 생물학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가 정신 질환을 이해하는데 어떤 영향을 받는지 탐구하는 내용인, 마음이 정상적으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상적 기능이 잘못되면 과연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최근에 방영되었던 '킬미힐미'라는 드라마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현대인에게는 다중인격의 급격한 확산이 문제시되고 있는 추세다. 기질의 생물학적인 면에서 만날 수 있는 아이를 키울 때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양육했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었던 쉬운 아이, 어려운 아이, 더딘 아이 부분에서 체스와 토머스의 말을 빌리자면, 아이가 결정적으로 성공적인 발달을 이루려면, 아이가 주변 세상에 어떻게 반응을 보이느냐 하는 문제(가질)뿐만 아니라 세상이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을 보이느냐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적합도'라고 불르는데, '적합도'란 아이가 능력과 행동을 주변 세상이 보이는 기대와 요구에 맞추어 잘 조정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더딘 아이'의 경우, 아이가 수줍어하거나 친구를 사귀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데 대해 부모가 실망이나 분노를 보여준다면, 발달에 애를 먹을 수 있지만, 그에 반해 기질이 똑같은 아이라도 수줍어하는 태도를 기꺼이 받아주는 부모를 만난다면, 발달에 전혀 지장이 없을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볼때에 부모의 아이에 대한 태도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역활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요즘 듣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과 연관지을 수 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사실 한가지를 발견했다. 사람을 믿는 것이 왜 중요할까? 라는 부분에서 어머니와의 분리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 상승 및 공포 조절 체계의 스위치를 키도록 촉발시키는데 이를 통해 아기는 위험을 무릅쓰고 세상으로 나갈 때 위험을 피하는 법을 학습하는것을 시작할 수 있다는데, 이때 스트레스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거나 어미가 곂네 없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이 증가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기회의 창을 너무 빨리 닫게 되며, 이때에는 어미-새끼 간의 유대 관계 과정을 방해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애착 신경 회로'는 보살필의 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 이는 아주 중요한 대목인데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기회의 창을 너무 빨리 닫게 되었을 경우, 자기를 돌보는 존재의 돌봄받는 질과는 전혀 상관없이 무한정 신뢰하고 다가가며, 자기가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전혀 개의치 않고 무작정 선의로 받아들이는 추진력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는 것인데 이는 얼마나 인간이 비 이성적인지, 이러한 이상한 애착 현상은 심지어 위험에 직면했을때도 나타난다고 하니, 예를 들어 스웨덴에서 있었던 이야기인데 자신을 납치한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이는 희생자의 이야기는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분류되는데 스웨덴의 한 은행에서 6일 동안 지속된 인질들의 시련에 근거하여 설명되는 현상이다. 인질들이 풀려날 때 자신을 감금했던 이들에게 키스와 포옹을 했던 장면이 나오는데 이 같은 행동을 통해, 인간의 애착 욕구란 어떤 경우에는 이성보다도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의 세계도 무한적이지만, 인간의 세계, 인간의 마음, 인격, 정신의학은 아직도 무한한 세계이다. 그 무한의 세계에 조금이라도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정신의학적인 부분들을 이 책에서는 비정상에만 관심을 가지지 않고 비정상의 시각으로 정상의 다른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밑줄그어 읽어야 할 내용이 참으로 많다.
2015.3.15.소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