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응원봉 걸스 - 광장에서 만난 팬걸에게 묻다
희주.일석.구구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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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케이팝 응원봉 걸스
작가 : 희주
출판사 : 클레이하우스
읽은기간 : 2026/06/03 -2026/06/10


제목이 재미있는 책이 있어서 읽었다.

2024년 게엄이후 있었던 응원봉 시위대의 인터뷰가 책으로 나왔다.

K팝 팬덤들은 왜 시위에 나왔고 응원봉을 들었을까?

어린 친구들답게 약어와 은어가 난무해서 주석을 계속 보면서 읽어야할 만큼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고민하는 내용, 특히 퀴어, 환경등 내가 고민하던 영역과 다른 부분이 많아 책을 읽다가 생각하기 위해 멈춰야 하는 지점이 많았다.

이 친구들이 얼마나 젊은이들을 대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삶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응원하고 싶어진다.

젊음은 싱그럽고, 자유롭고, 할 수 있는게 많아서 좋은데, 불안하고, 하고싶은대로 되지 않아 힘들기도 하다.

각 시대의 젊음은 그 시대의 질문에 답을하고, 극복해야 하는 세대다.

젊은 친구들이 잘 극복하고 먼 훗날 멋진 대답을 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p10 이 우스움이 광장의 본질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굳센 표정을 지은 촛불 소녀의 얼굴 뒤에 정의로운, 진지한, 호기심 많은, 갈등하는, 휩쓸리는, 반항적인, 질투심 많은, 여자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응원봉의 스펙터클 뒤에도 퀴어가, 취준생이, 비정규직이, 이주민 2세가, 농민의 딸이, 은둔 청년이, 도시 빈민이 있었다.

p23 이번 시위에서 밈이 된 것 중 하나가 윤석열 퇴진 시위 참여 사진과 함께 올라온 “해찬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줄게”라는 트윗이에요.

p25 아이돌 팬덤은 사랑에 담보 잡혀서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이미 사랑을 담보로 너무 많은 탄압과 검열을 당해와서 이번 게엄령에 대응하는 방식은 우리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어요. 엔터사가 길러낸 특전사인거죠.

p26 엔터사의 갑질이 심해지고, 서비스가 프리미엄화되면서 라이트한 팬들은 야구나 만화 같은 다른 취미로 다 떠나갔어요. 남은 사람들끼리 악착같이 해야하니까 악순환이 심해지고, 결국 3세대까지만 덕질하고 케이팝을 관둔 사람이 많으니 엔시티 응원봉이 많은거죠.

p38 팬들에게 늘 ‘이 가수가 나의 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죠. 고속득층이 20대 성당수자 남자의 선택이 우리의 선택과 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하고요.

p84 배우 박보영 님의 팬이 “나는 숲속의 나무 한 그루다. 당신이 나무 하나하나를 전부 알지 못하더라도 숲을 사랑하는 걸 알기에 숲속의 나무가 되어 하늘의 행복을 빌 것이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신 걸 본 적 있거든요.

p188 구속취소 소식을 접하고 나니까 다시 초대장이 왔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나가기 시작했어요. 역시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얷도 해결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죠.

p213 제게는 대의도 없었고, 민주주의를 수하고 있다는 감각도 거의 없었어요. 저는 그냥 제 일상을 지키고 싶어서 나간 거라 이타적인 이유는 없고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로 나갔던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던 환경, 페미니즘도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제 세대부터, 저부터 영향을 받게 되니까 관심을 갖는 거에요.

p252 현대사회에서 팬덤이 돌봄의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건, 이 사회에서 돌봄을 경험할 수 있는 공동체가 거의 다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사회는 망가졌고, 학교도 돌봄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죠. 접근성이 좋은 곳 중에 남은 것은 팬덤 혹은 종교뿐이에요

p283 소속사는 우리를 충성스러운 고객이라는 프레임 안에 가두고, 미디어는 현실감각 없는 광적인 사랑의 주체로 보는데, 그렇게 속단할 수 없는 팬들의 복잡한 경험을 내부의 관점에서 기록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느끼거든요

p292 내가 바라보는 무대 위 아이돌의 모습은 너무 반짝반짝하고 예쁜데, 가까이에서 보면 땀과 눈물로 얼룩져 있잖아요. 그게 가슴 아팠어요. 그들은 그저 일을 할 뿐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그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자꾸 떠올리게 되니까 오랜시간 회피해왔던 것 같아요.

p296 아이돌 시장이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고, 거품이 꺼져가는 지금까지도 이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와 상처를 가진 채 이 자리를 지키고 있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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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 시공간을 공명한 천문학자×음악가의 우주적 평행이론
지웅배.김록운.천윤수 지음 / 롤러코스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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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작가 : 지웅배
출판사 : 롤러코스터
읽은기간 : 2026/05/29 -2026/06/02


제목, 표지가 마케팅에 정말 중요하다.

좀 특이한 이름을 가진 책이나 디자인이 예쁜 책은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지다니.. 뭔얘기를 하고 싶은걸까?

저자는 음악과 천문학의 평행이론을 이야기하는 걸까? 호기심이 들어 읽게 됐다.

천문학자(또는 과학자)와 음악가의 비슷한 점을 엮어 4꼭지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둘씩 짝을 지은 천문학자와 음악가는 케플러와 바흐, 갈릴레이와 드비쉬, 하이젠베르크와 쇤베르크, 호킹과 베토벤이다.

엮으려고 하면 닮은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공감이 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엮어서 내용을 풀어놓으니 연결이 되는것 같기도 하다.

천문학도 음악도 잘알지 못하지만 결국 신의 품에서 모두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것 같다.


우주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이 아름다운 멜로디와 사운드를 살아있는 동안 많이 들어봐야겠다. 그리고 하늘을 더 많이 올려다봐야겠다.


p9 천문학이 전통적으로 음악과 가장 가깝다. 음악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만질 수 없다. 천문학도 그렇다. 연구하는 대상이 손에 잡히지 않는 유일한 과학 분야다.

p28 피타고라스는 한 옥타브 차이가 나는 1:2 비율의 음과 5도 차이가 나는 2:3 비율의 음에 기반해서 오늘날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의 원형을 설계했다.

p39 케플러로서는 화성 궤도의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씨름한 시간이 굉장히 괴로웠다. 타원 궤도라는 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70가지나 되는 다양한 가정을 시도했고, 매번 방향이 잘못되어 막다른 길에 부딪혔다. 무려 수천쪽에 달하는 계산을 해내야 했다. 화성을 무대로 케플러가 치른 이 외로운 싸움을 케플러의 화성전투라고 부른다.

p64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모두가 바흐 음악을 잘못된 방법으로 연주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그의 불만은 평생을 바쳐 바흐를 깊이 탐구하는 길로 이어졌다. 굴드는 현대식 피아노로 최대한 바흐 음악을 재현하기 위해 건반을 때리는 손가락 힘을 조절하는 데 특히 많은 신경을 썼다.

p76 케플러가 발견한 조화의 법칙은 결국 행성들의 움직임에 군림하는 태양 중력의 권위를 대변한다. 태양 중력의 세기는 태양의 질량으로 결정된다. 태양이 더 무겁고 더 강한 중력으로 주변 행성을 거느린다면 행성들은 같은 궤도에서더 빠른 속도로 돌아야 한다. 더 빠르게 궤도를 완주할수록 행성들의 공전주기는 그만큼 짧아질 것이다. 즉, 케플러의 조화의 법칙을 활용하면 태양이 주변 행성들에 가하는 중력의 세기를 알 수 있고, 태양의 질량도 잴 수 있다.

p83 고대 점성술에 따르면 가장 덩치가 큰 행성인 목성은 유피테르, 곧 왕과 영웅을 상징한다. 목성보다 더 멀리 떨어진 토성은 사투르누스라 불리며, 유피레트의 아버지 또는 유대인들의 수호자를 상징한다. 따라서 점성학상 목성과 토성의 마주침은 영웅 내지 왕과 유대인의 수호자가 만난 사건으로 읽혀, 유대인을 이끄는 위대한 인물의 탄생을 암시하는 상징으로 해석될 말했다.

p111 남아 있는 편지와 기록을 보면 드뷔시는 차갑고 신경질적인 데다, 심지어 약속한 돈을 갚지 않기도 했다. 특히 치명적인 부분이 바로 여성 편력과 얽힌 사생활 문제였다. 드뷔시와 사랑을 나눈 연인들은 줄줄이 권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최후를 시도했다. 드뷔시는 관객에게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지만, 정작 연인에게는 피눈물을 흘리게 한 인물이다.

p142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마침내 미국은 핵무기 개발을 위해 비밀리에 맨해튼 프로젝트를 조직했다. 별이 왜 빛날 수밖에 없는지를 처음 밝혀낸 베테도 이 프로젝트에 차출됐다. 말 그대로 밤하늘의 별이 빛날 수 있도록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별 내부의 핵융합 원리를 활용하여 살상무기로 재탄생시키는 시도였다.

p158 카오스는 자연의 질서였고, 질서는 인간의 꿈이었다 - 헨리 애덤스

p170 쇤베르크도 화답했다. 오랫동안 조성 파괴와 무조음악을 탐구하며 평단의 비판과 고립 속에서 외로움을 견디던 그에게 칸딘스키의 공감과 찬사는 커다란 위로가 됐다. 칸단스키 또한 고전미술 세계에서 배척당하며 전시조차 거절당하던 힘든 시기에 쇤베르크 음악을 들으며 자신이 나아갸 할 길을 찾았다.

p189 스물한 살이 됐을 때 내 기대치는 0으로 떨어졌다. 그 이후 모든 것은 보너스였다. -스티븐 호킹

p200 1724년 영국 노팅엄셔주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존 미첼이 천문학에 최초로 통계수학을 결합하면서, 오늘날 빅데이터 사이언스 천문학의 기원을 마련했다. 미첼은 하늘에 별들이 무작위로 분포할 것이라고 가정했을 때보다 더 많은 수의 쌍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별이 서로의 중력으로 엮이는 역학적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블랙홀 개념을 처음 상상한 것이 그의 가장 유명한 발견이다.

p204 블랙홀에 영원이 속박될지, 아니면 거기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지, 그 운명을 가르는 경계다. 이것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한다. 이 반지름 안에서는 빛도, 그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다.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바깥에서 보면 마치 모든 시간이 멈춘 듯할 것이다. 그래서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을 블랙홀 안팎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장 안족 경계라는 뜻에서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p216 베토벤의 템포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 지휘자들은 저마다 기준과 해석에 따라 좀 더 현실적인 수준으로 템포를 늘렸다. 사실 우리가 공연장에서 감상한 베토벤 음악은 모두 지휘자들이 제멋대로 변형한 결과물이다.

p225 호킹의 비석에는 호킹 복사에서 블랙홀 온도를 표현하는 방정식이 새겨져있다. 이 방정식은 참으로 놀랍다. 뉴턴의 중력 상수, 빛의 속도, 열역학의 불츠만 상수, 양자역학의 플랑크 상수, 그리고 원주율 파이까지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를 아우르는 우주의 모든 자연 상수가 여기에 한데 모여 있다. 그의 방정식은 과학적일 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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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도시 - 역사, 예술, 문화, 미식을 넘나드는 인문 기행
김지윤.전은환 지음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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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우리가 사랑한 도시
작가 : 김지윤
출판사 : 북다
읽은기간 : 2026/05/24 -2026/05/28


제목 그대로 저자가 사랑한 도시이야기..

교토, 피렌체등등 이름만 들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도시들의 향연이다.

사람들의 눈이 다 거기서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도시는 남들도 좋아한다.

한두번은 방문했던 도시들이 많다보니 책을 읽으며 내가 걸었던 분위가와 비교해보게 된다.

여행은 추억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p19 무솔리니가 정권을 잡고 가장 먼저 감옥에 가둔 이탈리아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과거 세상은 지금 사라지고 있고, 새로운 세상은 아직 형태를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항상 괴물이 등장한다”

p26 피렌체 시민들이 메디치 가문의 편에 서며 파치 가문을 맹비난해서다. 하긴, 피렌체 최고의 미남을 잔혹하게 살해했으니 피렌체 여성들의 공분을 샀을 법하다. 결국 파치 가문은 무자비한 보복을 당했고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p45 르네상스 당대의 미술가이자 메디치가의 행정가였던 조르지오 바사리는 그의 책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에서 “고시코 데 메디치는 프라 안젤리코의 그림 솜씨를 애착하여… 그리소 수난의 모든 과정을 그리도록 위촉하였다”라고 전하며 그의 생애가 진실로 천사라는 이름에 걸맞다고 칭송한다.

p54 794년 간무 천황이 교토로 천도를 감행하며 헤이안 시대가 열렸고, 일본 고유의 문화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틀이 잡혔다. 1185년 가마쿠라 막부가 정권을 잡은 이래 전국 시대를 거치면서 천황가는 점점 상징적인 존재가 됐지만, 일본의 수도라는 권위와 상징은 늘 쿄토만의 것이었다.

p55 금으로 된 누각이 연못 위에 떠 있는 모습은 가히 비현실적이다. 물에 비친 금빛 누각을 바라보며 백일몽에 빠져들었던 기억도 있지만, 이제 금각사에서 그런 시간적 사치를 부리기는 어렵다. 금각사는 오버투어리즘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고 사람들에 떼밀려 사찰 주위를 한 바퀴 돌고는 허검지겁 다음 행선지를 찾아 떠나야 하는 곳이 되었다.

p65 스팀슨은 교토야말로 일본의 문화적 심장이라고 이해하고 있었고, 그런 도시를 파괴한다면 전쟁 이후 미국의 도덕성에 흠집이 생길 거라 여겼다 또한 전후 소련과의 경쟁이 시작될 대 교토 공습은 일본과의 관계 복구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고, 나아가 자칫 일본이 공산주의 진영으로 기울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았다. 결국 교토가 폭격 대상에서 빠진 것은 문화적,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p86 뉴욕의 프릭 컬렉션처럼, 아름다운 주택 공간에 걸작들이 무심히 걸려 있는 풍경은 20세기 초 미국 산업 자본의 위상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p99 1561년 8월, 프랑스에서 남편 프랑수아 2세를 잃고 스코틀랜드로 돌아온 메리 여왕이 풍요로운 프랑스와 달리 가난하고 척박한 고국의 풍경에 놀랐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그때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싶다

p106 경제학의 ㄱ은 몰라도 이름은 들어봤을 보이지 않는 손의 애덤 스미스, 증기기관을 개발해 산업혁명을 이끈 제임스 와트, 아이반호의 저자이자 역사 소설의 거장 월터 스콧 모두 스코틀랜드가 배출한 인물들이다.

p110 많은 위스키 이름에 계곡을 뜻하는 글렌이 붙은 것은 과거 세관을 피해 깊은 계곡에 숨어 술을 빚어야 했던 고단한 역사와, 그곳의 맑고 깨끗한 물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품고 있다.

p132 카를 5세는 저지대 지역인 겐트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벨기에의 도시다. 그는 저지대 국가들에 대한 애정이 깊었고, 이 지역의 자치권을 존중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중앙집권적 통제는 버리지 않았다. 문제는 그의 아들인 스페인의 펠리페 2세였다. 열렬한 카톨릭 신자였던 그는 종교재판을 강화해 수많은 개신교도를 이단으로 몰아 처형했다.

p158 2010년, 약 6,400만 달러를 들인 대대적인 재건축을 통해 가장 화려했던 1930년대 상하이의 분위기를 되살린 피스 호텔은 그 자체로 하나의 유적지다.

p186 인상파 화가들과 가깝게 지내며 그들을 후원했고 그들을 후원했고 그들의 그림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그중에서도 집중적으로 수집한 일곱 명의 화가, 일명 카유보트 세븐이 존재했다. 클로드 모네, 애드가 드가, 카미유 피사로,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알프레드 시슬레, 에두아르 마네, 폴 세잔이 그들이다.

p190 루브르의 소장 컬렉션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인물은 나폴레옹이다. 정복 전쟁을 통해 쓸어온 수많은 예술 작품으로 치장한 루브르는 그야말로 황금기를 누렸다.

p198 사람들은 파리에 오면 시시때때로 걸음을 멈추고 쇼윈도 안을 들여다본다. 쇼윈도를 넋놓고 바라보는 도시 산책의 즐거움이 어느새 200년을 훌쩍 넘겼다.

p216 이 공간의 개발 방식을 두고 수십 년간 수많은 논의가 오갔고, 그사이 많은 계획안이 좌절되고 폐기된 기록이 남아 있다.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오래된 건물의 골격을 그대로 살려 이처럼 완성도 높은 공간을 만들어낸 런던 사람들의 참을성이 조금 부럽게 느껴진다.

p228 각 지역구에서 선출된 의원들로 구성된 하원에서는 의원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부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성이 클라크인 의원을 미스터 클라크나 미세스 클라크라고 부르면 안 된다. 그 의원의 지역구를 붙여 ‘The Honourable Member / Gentleman / Lady for 지역구 이름’과 같이 불러야 한다.

p230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웃음이 나올 법한 관례들이지만, 그 모든 것을 여전히 지켜오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영국의 매력이다. 프랑스에서 대혁명의 불길이 타오르던 시기에 “우리는 저렇게 하지 말자”라고 경고했던 에드먼드 버크의 나라답다. 이 모든 것인 전통이자 역사이며, 영국이 자랑스러워하는 대영제국의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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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삼킨 세계사 - 12척 난파선에서 발견한 3500년 세계사 대항해
데이비드 기빈스 지음, 이승훈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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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바다가 삼킨 세계사
작가 : 데이비드 기번스
출판사 : 다산초당
읽은기간 : 2026/05/16 -2026/05/25


제목을 봤을때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난파선 세계사라니.. 정말 섹시한 주제 아닌가...

청동기 시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때 침몰한 배까지 다양한 시대의 난파선이 나온다.

난파선은 건져올린 배도 있지만 대부분은 바닷속에 잠겨 있는 상태에서 유물과 문서분석을 통해 난파선을 연구하게 된다.

물속에 있다보니 유물의 보관상태가 꽤 괜찮고 이로 인해 오래된 과거의 역사가 생생하게 밝혀지는 경우가 꽤 많다.

다만, 유물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연구하기가 쉽지 않다. 연구가가 전문 다이버가 아니다보니 다이버에게 지시를 하고 발굴이 되어 제대로 연구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자는 직적 다이빙을 배워 난파선에 접근하여 더 많은 연구와 성과를 만들어낸다

이 책은 본인이 직접 탐사하거나 연구했던 배들을 중심으로 씌여졌다.

난파선에 대한 자료가 문서로 있는 경우도 많아 풍부한 배경과 공부가 되었다.

특히 청동기 시대의 난파선을 통해 오래된 과거의 유물과 뱃길을 추측하는 건 정말 아름답고 섹시하다.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 부럽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올해의 책 후보다.


p24 청동기 시대에 이미 인류가 바다로 항해했음을 알려주는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당시의 교역과 통신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 볼 수 있게 되었다.

p32 이 연구가 갖는 함의는 엄청나다. 비커 민족이 브리튼 섬에 온지 얼마 안 되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럽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판자 배인 페리비 보트에서 고도의 목재 접합기법이 사용되었다. 그 증거로 미루어 보아 이 보트 건조술은 청동기시대 브리튼섬 토착민이 발명한 것이라기보다 이민자들이 가져온 것 같다.

p44 청동기시대 교역을 브리튼섬이나 유럽대륙 항해자가 맡았는지를 토론하는 대시 ㄴ이들을 영불해협 모두를 아우르는 공통문하 일부로 볼 수 있다. 교역의 기초를 제공한 사회 네트워크는 상품 수송 이외에도 선물교환, 지참금과 정치적 동맹 같은 다른 요소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p52 울루부룬 난파선은 청동기시대에 찬란한 빛을 비춰주는 두가지 기념비적 발굴과 어깨를 나란히 할 발굴이다. 다른 두 가지 발굴은 1876년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진행한 그리스 미케네 성채 발굴과 1922년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진행한 투탕카멘의 무덤 개봉이다. 울루부룬 난파선에서 네페르티티의 금제 스카라베가 발견되었다. 이로 인해 이 난파선의 연대는 네베르티티의 생전이나 그직후, 아마도 투탕카멘의 치세로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p71 대단히 흥미롭게도 이 책에서 다루는 인도네시아 연안 벨리통에서 발견된 2000년 후의 난파선에서도 비슷한 황금잔이 발견되었는데 이 잔도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중국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런 잔은 외교 선물이나 교역용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76 주석은 그 자체로 귀중한 상품이었을 뿐 아니라 주석을 수송하는 선박은 왕실끼리 교환하는 선물이나 다른 교역용 물품을 같이 수송하기도 했으므로 무역에 전반적 활기를 불어넣었다.

p83 울루부룬 난파선은 무덤에 매장하기 위한 물건이 아니었다. 실제 사용되는 물건들의 모음이라는 점에서, 이 무덤에서 발견된 이집트 왕조의 엄청난 부가 파라오나 파라오의 영생만을 위한 것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p88 에게해와 동지중해 지역의 청동기시대 말기의 증거는 이 시대가 평화로운 이행이 아닌 폭력과 말살로 끝났음을 보여준다. 문화적 성취를 활짝 꽃피우며 평화롭게 번영하던 세상이 인간의 행위와 자연재해의 합작으로 너무나 금방 무너졌다.

p109 몇 개에는 로마의 표식이 있었고 포에니어 명문이 새겨진 것도 하나 있었다. 이 명문에는 카르타고를 비롯한 북아프리카-동지중해 지역에서 숭배되던 최고 신 바알이 등장한다. “바알의 분노를 담아 이 충각이 적선을 향하기를. 우리는 바알의 힘으로 일발필중할 것이며 가운데 있는 적의 방패를 타격할 것이다.

p122 기원전 6세기의 전 소크라테스 철학자들은 주로 자연계에 관심을 가졌지만, 페리클레스 시대에 들어 후대 철학자들은 정치와 국가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며 인간계로 초점을 바꿨다. 플라톤은 철학계에 일어난 이런 전환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p132 세베루스 황제의 치세에 최대로 확장한 로마제국은 메소포타미아, 사하라부터 브리튼섬 북부까지, 그리고 로마인이 갈 수 있던 라인-다뉴브강 국경까지 수백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면적을 차지했다.

p145 실제 관찰보다 철학적 사고에 더 바탕을 둔 4대 체액이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갈레노스는 히포크라테스처럼 철학과 의학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p213 페르시아만의 바스라에서 시작해 중국 광저우를 잇는 항로는 바스쿠 다가마가 1498년에 인도에 도달해 유럽 선박과 동방을 연결하기 전까지 정기적으로 이용된 가장 긴 항로였다. 아랍에서 출발한 9세기 난파선이 인도네시아 벨리퉁섬에서 발견되면서 우리는 당시의 교역과 리처드 버턴이 그렇게 매료된 동방 세게를 아주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p214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중요한 난파선 중 하나인 벨리퉁 난파선은 해양 실크로드의 형성기 동안 아바스 왕조 페르시아와 중국 당 왕조 사이에 교역이 있었다는 증거다.

p229 아랍 작가들의 스리위자야 묘사는 플라톤의 아틀란티스 이야기처럼 약간 비현실적 분위기마저 풍긴다. 마치 이들도 자신이 쓰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믿지 못했던 것 같다.

p243 예술적 표현과 감성은 사람이 살고 직업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당시에 관리가 되려면 반드시 시 쓰기 능력을 갖춰야 했다. 시서화 삼절의 관계는 난파선에서 발견된 사발에도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p250 793년 그날 린디스판섬에서 일어난 일의 실체는 유적에서 발견된 이른바 둠즈데이 비라는 9세기의 묘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비석의 한 면에는 천상의 십자가 앞에 절하는 사람이, 다른 한 면에는 칼과 도끼를 휘두르는 전산 일곱 명이 보인다. 그러나 사람들의 공포를 자아낸 것은 바로 피레네 드라칸, 즉 용머리 모양 선수에 핏빛의 붉은 줄무늬 돛을 올리고 바다에서 뱀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 바이킹의 배였다.

p261 바이킹이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했다는 사실은 이들이 흘수선이 낮은 롱십일 이용해 발트해, 흑해와 카스피해를 잇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볼가강, 돈강, 드네프르강, 드니에스트르강과 같은 여러 지류를 능숙하게 항해할 수 있었다는 증거가 되어진다.

p298 하갑판에 있던 사람들은 물이 들어차는 동안 통로로 빠져나오려 애쓰다가 그물 아래 갇혀버렸을 것이다. 이것은 중세 해전이 남긴 비극적인 잔재다. 근접전을 위해 바짝 붙은 적선에 대항하는 데 그물은 좋은 수단이었을 테지만, 장거리 포격전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p307 잔해에서 발견된 식단 관련 증거를 통해 우리는 어떤 점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면면을 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영국의 세력이 지리적으로 점점 확대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 시기는 다음 세기의 식민지 개척과 제국 건설로 이어지는 전환점에 해당한다.

p314 이 궁수의 존재는 헨리 8세의 군대에 먼곳에서 온 용병도 포함되어 있었고, 아프리카 계통의 사람이 튜더시대 잉글랜드에 도착하고 있었음을 일깨워준다.

p328 수천 개의 반짝이는 청동 옷핀. 그것이 바로 이 난파선에 멀리언 핀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였다. 이 핀들은 1667년 가을에 암스테르담에서 선적되어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향하던 어마어마한 화물 중 일부였다. 나는 산토 크리스토 디 카스텔로호를 제대로 찾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p362 램브란트의 만년 걸작이자 그가 1669년에 사망하기 얼마 전에 완성한 2개의 원이 있는 자화상이 있다. 이 작품이 미완성으로 남겨진 것의 의미에 대해 수많은 추측이 이어졌다. “예술가의 마지막 작품과 그림은 이들이 미완성으로 남을 때, 완성되었을 때보다 더 큰 찬사를 받는다”라는 로마 시대의 대 플리니우스의 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16세기의 이탈리아 미술사가 바사리는 이런 말을 남겼다. “많은 화가는 일종의 불타오르는 영감에 인도받기라도 한 것처럼, 상당한 대담함을 발휘하며 자신의 첫 스케치를 훌륭하게 완성한다. 그러나 마무리 과정에서 이 대담함은 사라진다”

p377 로열 앤 갤리호의 이야기는 대중을 매료시켰다. 항해사가 배의 운명을 걸고 벌이는 도박, 바람의 방향과 함께 변하는 변덕스러운 운명, 지휘고하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 죽음… 질병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일고 운명의 장난이 변덕스럽고 잔인하게 느껴지던 그 시절, 언론은 이 난파 사고를 몇 년 동안 열심히 보도했다.

p404 노예 무역상과 해적은 인간이 보일 수 있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을 것이고, 린호와 로열 앤 갤리호의 장병은 자신들이 성장하는 배경이 되어준 기독교적 가치에 반하는 무역을 보호하고 있다는 데 환멸감을 느꼈을 것이다.

p412 노예무역과 이단심문의 공포를 보면서 우리는 계몽시대가 철학적, 창조적 꽃이 피어난 시대였지만 극단적 인종차별과 종교적 편견의 시대이기도 했다는 점을 다시 깨닫는다. 프란시스코 가족은 포르투갈 유대인도 이단심문의 마수에서 벗어나 살 수 있던 해양 세계는 고향인 유럽대륙보다 포용적이며 관대했다.

p417 유니카는 남편뿐 아니라 해군 자원병인 아들 존까지 “리저드 암초에서 익사”로 잃었다. 해군성에 낸 청원에 따르면 “생계 수단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가장 불행한 환경에 처하게 된” 유니카는 국왕에게 연금을 신청했지만 각하당했다. 적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사람의 유족만 연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p424 1984년에 연구를 위해 시신일 발굴되면서,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는 곳에 보존되었던 이들의 얼굴이 공개되었고, 그 이미지는 곧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탐험대가 그해 겨울에 버린 깡통 수백 개가 아직도 현장에 있었다.

p430 테러호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난파선 중에서 침몰 전의 모습을 설명할 때 고고학적 증거보다 문헌 증거를 더 많이 이용하는 첫번째 배이자 기술 도면 및 적재 목록이 남은 첫 번째 배이기도 하다. 테러혼 잔해의 발견은 고고학이 새로운 사실을 찾는 근원으로서뿐 아니라 상상력과 감정 발현의 촉진제로도 기능한다는 것을다시 생각하게 한다.

p433 미국의 농제는 남북전쟁이 끝난 1865년이 되어서야 폐지되었으니 프랭클린 원정대가 구려졌던 시대에 영국이 쌓은 상당부분의 자본은 노예착취를 통한 것이었다. 영국 선박으로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로 노예를 수송했던 18세기의 악명 높은 삼각무역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생계를 의지하고 있었다.

p487 게어소파호의 잔해에는 마지막 순간의 충격과 공포가 그대로 남아있는 듯했으나 침몰까지 고작 몇 분 전의 모습이 사진처럼 생생히 보존되어서 격침되기 전의 모습을 떠올리는 데 상상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

p501 갑판원 27명 중 18명이 산드윕섬, 그중 여덟 명이 만트방가 마을 출신이었다. 그리고 기관원 29명 중 27명이 파틱차리에서 왔고 그중 16명이 박타푸르와 이웃 마을 다르마푸르 출신이었다. 배 한 척이 침몰하면 작은 공동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p510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영국 선적 선박 3500척, 그리스 선적 선박 930척, 미국 선적 730척, 노르웨이 선적 690척, 네델란드 선적 260척뿐 아니라 이들을 호위하던 수많은 연합군 함선이 격침되었다. 반면에 독일은 유보트 785척을 잃었고 이 중 다스는 승조원 전원과 같이 침몰했다. 이 숫자는 바다에서 벌어진 제2차 세계대전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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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밤 - 그림과 문장과 삶을 엮은 내 영혼의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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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림읽는 밤
작가 : 이소영
출판사 : 청림라이프
읽은기간 : 2026/05/07 -2026/05/15


믿고보는 큐레이터 이소영님의 책..

이소영님은 르네상스처럼 옛날 그림대신 인상파 이후의 작가들의 그림을 많이 소개한다.

그 이야기는 나는 잘 모르는 그림이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그림이 편안하게 말을 걸어오게 한다.

작가들을 잘 모르고, 그림도 잘 모르지만, 그림이 정겹고 편안하다.

그림읽는 밤은 그중에서도 더 편안한 그림들이 많다.

책을 안살 수가 없다.

잠들기 전 또는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한장씩 넘기며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그림을 잘 모르는 나에게 이소영님의 책이 한권 두권 늘어나고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건지 이소영님을 좋아하는 건지 헷갈린다. ^^

올해의 책 후보다.



p21 그의 편안한 자세가 말해 주듯, 진정한 자유는 목적지가 아닌 흘러감 그 자체를 즐기는 데서 온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순간의 부유를 만끾하는 것, 그것이 이 그림이 보여주는 자유의 진짜 모습이다.

p27 사람들이 가 보지 않은 세상이 얼마나 많은가. 어떤 시작이든 시작은 언제나 늦지 않다.

p43 자유로운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배움을 찾고, 어려운 순간에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자유로운 사람은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랑이나 증오에 휩쓸리지 않고, 마치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는 아이처럼 무너져도 다시 쌓고 그 과정을 즐길 줄 안다. 중요한 것은 무너졌다가도 다시쌓아올리는 바로 그 경험이다.

p61 본래 파리의 세관원이었던 앙리 루소는 직장이 쉬는 일요일에만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일요일의 화가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곤 했다. 또한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으므로 루브르 박물관에 가 작품을 모사해 가며 실력을 쌓았고, 그 뒤로는 자신의 순수한 직관을 바탕으로 인상주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창조했다.

p73 이모티콘 하나로 감정을 표현하는 시대에 단어 하나하나를 고민하며 편지를 쓰는 이 여인의 모습은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때로는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그 망설임의 시간 자체가 사랑이 아닐까?

p87 70대 중반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붓을 든 모지스 할머니는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 나이와 무관함을 몸소 증명했다. 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여동생의 제안으로 그림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역경이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 수 있음을 보여준다.

p93 마치 하루가 그곳에서 종말을 고하듯 저녁을 바라보아라. 그리고 만물이 거기서 탄생하듯이 아침을 바라보아라. 그대의 눈에 비친 것들이 모든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사람이다.

p104 그는 풍경화를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영혼의 거울로 승화기키는 데 성공했으며, 특히 일몰 연작에서는 빛의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시간과 감정에 따른 심리적 경험을 섬세하게 그려 냈다. 아미에트의 방식은 격정적 붓질로 대표되는 독일 표현주의와 달리, 명상적 정적과 사색 속에서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는 것이었다.

p115 미칼로유스 치율리오니스의 천사의 서곡은 한 천재가 광기의 문턱에서 목격한 계시다. 리투아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이 청년은 작곡을 공부하다가 갑자기 붓을 들었다. “음악만으로는 내가 본 것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었다.

p147 1066년 헤이스팅스전투나 1456년 오스만의 콘스탄티노플 정복 무렵에도 혜성이 관측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페르스위어는 이 같은 시대의 감각을 과장하지 않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여러 표정으로 담아냈다

p153 그 순간, 나는 공기가 걸러 낸 멜로디를 들었고, 숲의 모든 잎들이 대화를 나누는 선율이 흘렀다. 메아리, 그것은 숲의 목소리였다(월든)

p182 1918년 큼림트는 스페인 독감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그의 죽음은 에곤 실레, 콜로만 모저 등의 연이은 사망과 더불어 빈분리파 전성기의 종료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겨진다.

p191 아무도 다시 젊어지지는 못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도 탐구와 관찰의 정신을 유지함으로써 의식을 풍요롭게 채울 수는 있다.

p204 글과 그림이 모두 무언가에 사로잡히는 것에서 비롯된다면, 이 작품은 이 ‘사로잡힘’ 자체를 그린 메타회화다. 호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인간의 본능. 부재 속에서 더 강렬해지는 존재감. 감춰진 것일수록 더 간절해지는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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