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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밤 - 그림과 문장과 삶을 엮은 내 영혼의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2월
평점 :
제목 : 그림읽는 밤
작가 : 이소영
출판사 : 청림라이프
읽은기간 : 2026/05/07 -2026/05/15
믿고보는 큐레이터 이소영님의 책..
이소영님은 르네상스처럼 옛날 그림대신 인상파 이후의 작가들의 그림을 많이 소개한다.
그 이야기는 나는 잘 모르는 그림이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그림이 편안하게 말을 걸어오게 한다.
작가들을 잘 모르고, 그림도 잘 모르지만, 그림이 정겹고 편안하다.
그림읽는 밤은 그중에서도 더 편안한 그림들이 많다.
책을 안살 수가 없다.
잠들기 전 또는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한장씩 넘기며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그림을 잘 모르는 나에게 이소영님의 책이 한권 두권 늘어나고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건지 이소영님을 좋아하는 건지 헷갈린다. ^^
올해의 책 후보다.
p21 그의 편안한 자세가 말해 주듯, 진정한 자유는 목적지가 아닌 흘러감 그 자체를 즐기는 데서 온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순간의 부유를 만끾하는 것, 그것이 이 그림이 보여주는 자유의 진짜 모습이다.
p27 사람들이 가 보지 않은 세상이 얼마나 많은가. 어떤 시작이든 시작은 언제나 늦지 않다.
p43 자유로운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배움을 찾고, 어려운 순간에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자유로운 사람은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랑이나 증오에 휩쓸리지 않고, 마치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는 아이처럼 무너져도 다시 쌓고 그 과정을 즐길 줄 안다. 중요한 것은 무너졌다가도 다시쌓아올리는 바로 그 경험이다.
p61 본래 파리의 세관원이었던 앙리 루소는 직장이 쉬는 일요일에만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일요일의 화가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곤 했다. 또한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으므로 루브르 박물관에 가 작품을 모사해 가며 실력을 쌓았고, 그 뒤로는 자신의 순수한 직관을 바탕으로 인상주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창조했다.
p73 이모티콘 하나로 감정을 표현하는 시대에 단어 하나하나를 고민하며 편지를 쓰는 이 여인의 모습은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때로는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그 망설임의 시간 자체가 사랑이 아닐까?
p87 70대 중반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붓을 든 모지스 할머니는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 나이와 무관함을 몸소 증명했다. 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여동생의 제안으로 그림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역경이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 수 있음을 보여준다.
p93 마치 하루가 그곳에서 종말을 고하듯 저녁을 바라보아라. 그리고 만물이 거기서 탄생하듯이 아침을 바라보아라. 그대의 눈에 비친 것들이 모든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사람이다.
p104 그는 풍경화를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영혼의 거울로 승화기키는 데 성공했으며, 특히 일몰 연작에서는 빛의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시간과 감정에 따른 심리적 경험을 섬세하게 그려 냈다. 아미에트의 방식은 격정적 붓질로 대표되는 독일 표현주의와 달리, 명상적 정적과 사색 속에서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는 것이었다.
p115 미칼로유스 치율리오니스의 천사의 서곡은 한 천재가 광기의 문턱에서 목격한 계시다. 리투아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이 청년은 작곡을 공부하다가 갑자기 붓을 들었다. “음악만으로는 내가 본 것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었다.
p147 1066년 헤이스팅스전투나 1456년 오스만의 콘스탄티노플 정복 무렵에도 혜성이 관측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페르스위어는 이 같은 시대의 감각을 과장하지 않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여러 표정으로 담아냈다
p153 그 순간, 나는 공기가 걸러 낸 멜로디를 들었고, 숲의 모든 잎들이 대화를 나누는 선율이 흘렀다. 메아리, 그것은 숲의 목소리였다(월든)
p182 1918년 큼림트는 스페인 독감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그의 죽음은 에곤 실레, 콜로만 모저 등의 연이은 사망과 더불어 빈분리파 전성기의 종료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여겨진다.
p191 아무도 다시 젊어지지는 못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도 탐구와 관찰의 정신을 유지함으로써 의식을 풍요롭게 채울 수는 있다.
p204 글과 그림이 모두 무언가에 사로잡히는 것에서 비롯된다면, 이 작품은 이 ‘사로잡힘’ 자체를 그린 메타회화다. 호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인간의 본능. 부재 속에서 더 강렬해지는 존재감. 감춰진 것일수록 더 간절해지는 마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