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러시아 로마노프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4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한경arte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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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부르봉 왕가가 있다면 러시아에도 로마노프 왕가가 있다. 세계 역사에는 이렇듯 한 가문이 수백 년씩 나라를 통치한 왕조가 많다. 중국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도 그렇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를 빼고는 대략 300년을 넘기지 못했다. 합스부르크 왕가만 650년을 지속했지만 서유럽 여러나라와 교황을 포함해서 자리가 많았기에 유지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물론 가문의 유지하는 특별한 비결이나 특별한 인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프랑스 부르봉 왕가가 앙리 4세, 루이 13세, 루이 14세로 이어지며 프랑스 왕정의 황금시대를 이뤘다. 러시아도 16113년 미하일 표도로비치 로마노프가 새로운 왕으로 선출됨으로써 로마노프 왕조의 통치가 시작됐고, 표트르 1세가 1721년 전 러시아의 황제(임페라토르)로 추대됨으로써 러시아 제국이 탄생됐다. 특히 예카테리나 2세 시기에는 서구화가 진척되어 러시아 사회는 더욱 개화되었고, 적극적인 해외 확장 정책으로 북아메리카 대륙까지 진출했다. 러시아 제국의 황금기였다.

이런 주변국의 왕조의 변천사는 이 책 『명화로 읽는 러시아 로마노프 역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명화를 통해 유럽 왕조의 역사를 소개하는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 네 번째 출간됐다.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명화로 읽는 부르봉 역사』, 『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의 후속작으로, 비극적 결말로도 널리 알려진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흥망성쇠를 명화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저자 나카노 교코는 이 책에서 로마노프가를 대표하는 인물이 그려진 명화를 선정해 소개하고, 명화 속 인물에 얽힌 사건과 시대 배경을 알려준다. 그리고 로마노프가 계보도와 연표를 함께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도우며, 러시아사를 어려워하는 독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친근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책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합스부르크, 부르봉, 로마노프만큼 세계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유럽 왕조는 없다. 정치적·경제적·문화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유럽 역사의 실타래는 때로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때로는 나폴레옹을 매듭으로 삼았다. 그러나 그때 로마노프가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해냈는지는 아쉽게도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나폴레옹의 실각 뒤엔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1세가 있었으며, 예카테리나 대제는 루이 16세를 돕기 위해 오스트리아, 스웨덴, 에스파냐 등과 함께 반혁명파를 뒤에서 은밀히 지원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역사와 함께 명화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또한 합스부르크나 부르봉과는 상당히 다른 특유의 비밀스런 분위기를 가진 로마노프 왕조사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원류가 오스트리아가 아니라 스위스의 호족이었던 것처럼, 로마노프 가문의 시조도 사실 러시아 태생이 아니다. 14세기 초 프로이센 땅에서 러시아로 이주한 독일 귀족 코빌라 가문이 아들 대에서 코시킨 가문으로 성을 바꾸고, 그 5대손인 로만 유리예비치가 자신의 이름 ‘로만’을 바탕 삼아 로마노프 가문으로 다시 변경한 것이 그 시초라고 저자는 말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로마노프 왕조의 첫 차르는 미하일 로마노프다. 그는 열일곱 번째 생일 전날인 1613년 7월 11일, 마지못해 왕좌에 앉았다. 자신이 왜 선택됐는지 알고 있었고 앞으로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것 역시 절실히 느끼며 치른 대관식이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시조 루돌프 1세가 55세에 신성로마 황제로 선택됐을 때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었다.

 

 

저자는 루돌프와 미하일은 배후의 실세들에게 어차피 무능한 인간이고 꼭두각시 삼기에 적절하니 적당히 쓰다 버리면 된다며 업신여김을 당하면서도, 엄청난 끈기와 저력을 발휘하며 운명이 선사한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미하일은 왕위에 오른 뒤 러시아정교회와의 제정일치로 전제정치의 유지 및 강화를 꾀했으며, 그의 치세 32년 동안 농노제와 신분제가 승인되어 중앙집권이 강화됐다. 명실상부 근대국가로서의 초석을 다진 미하일 로마노프 이후 국민들은 로마노프가를 완전히 받아들여 20세기 초 러시아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 로마노프 왕조가 러시아를 통치했다.

샤를 폰 슈토이벤의 〈표트르 대제의 소년 시절 일화〉(p.46)는 1682년 총병대가 일으킨 반란에서 살아남은 표트르 대제 모자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폭동의 한가운데서 죽음의 문턱에 선 여성과 소년. 왼쪽에는 호위병의 시체, 멀리 뒤쪽으로는 창과 검을 맞대며 싸우는 남자들이 보이며, 코앞에는 침입자가 다가오고 있다. 한편 여성의 의복을 통해 그녀가 고귀한 신분임을 알 수 있다. 흰색 바탕에 검은 점무늬가 있는 최고급 북방족제비의 겨울털 모피로 만든 가운, 반짝이는 황금빛의 왕관과 장식 띠를 걸친 그녀의 이름은 나탈리야 나리시키나로, 선대 차르인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의 후처다. 그녀는 아들 표트르를 필사적으로 감싸며 폭도를 쏘아보면서 벽에 걸린 이콘(성화 상)의 성모마리아와 어린 예수를 가리키고 있다. 마치 계속해서 난동을 부린다면 신벌이 내릴 것이라고 질책하는 듯하다.

그림 속 주인공인 훗날의 표트르 1세(p.59, 표트르 대제)는 러시아에서 ‘대제(大帝)’로 불리는 단 두 명 중 한 명으로, 절대주의 왕정을 확립하고 서구화 정책과 함께 영토 확장 전쟁으로 러시아의 근대화를 가속화시켰다. 나머지 한 명은 예카테리나 2세(예카테리나 대제)로, 그녀는 독일 혈통이었으나 러시아인보다 더 러시아인 같다는 말을 들으며 법치주의 원칙을 도입하고 러시아를 유럽의 정치 무대에 완전히 편입시켰다.

 


 

그러나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로마노프 왕조도 니콜라이 2세 때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소용돌이를 피할 수 없었다.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염증은 로마노프를 향한 증오로 바뀌었다. 그런 가운데 라스푸틴이 암살되고 혁명이 발발했으며, 노동자와 농민, 병사로 이루어진 평의회인 소비에트 임시집행위원회가 수립됐다. 이들은 니콜라이 2세에게 퇴위를 요구했는데, 왕권신수설을 믿고 로마노프의 빛나는 가계를 자랑하며 항상 상대방이 꿇어 엎드리는 데 익숙했던 황제가 자신의 얼굴을 마주 보고 직접 퇴위를 요구받는 치욕을 겪게 된 것이다. 이로써 로마노프 왕조 304년의 역사는 완전한 종언을 맞이했다.

저자 나카노 교코는 이렇게 17세기 미하일 로마노프부터 20세기 니콜라이 2세까지 명화와 함께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역사를 소개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역사 지식과 명화 속 숨은 정보를 알고 그림을 보면 자연스레 역사와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특유의 명화 소개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나카노 교코는 독특한 명화 감상법과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관점 및 유려한 스토리텔링으로 수많은 팬을 사로잡고 있다. 명화 속 배경의 역사적 사실, 화가의 개인사, 그림 속 인물과 얽힌 이야기 등 역사, 문화, 예술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배경지식은 일반 교양 독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특히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는 역사와 미술을 알기 쉽게 동시에 배운다는 매력적인 콘셉트로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나카노 교코의 현장감이 돋보이는 묘사는 소설의 한 장면 혹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한순간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어, 읽는 재미를 한층 더 부여한다. 그동안 역사와 미술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다가가기 주저했더라도 명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유럽사의 흐름을 익히고, 미술에 대해 가져 왔던 선입견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러시아 역사는 친숙하지 않다. 유럽은 러시아를 아시아로 본 반면, 아시아는 러시아를 유럽으로 보았기 때문에 서로를 낯설게 생각했던 탓이 컸다. 우리에겐 지정학적으로 이웃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로마노프 왕조도 여느 왕조와 마찬가지로 투쟁과 반목이 있으며, 국가의 발전을 위해 고뇌하는 군주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다만 러시아 특유의 잔혹한 면도 볼 수 있는데 남동생이 누나를, 남편이 아내를 유폐하고 아버지가 아들을,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이룩한 피의 역사를 가감 없이 보여줘 더욱 궁금증을 자극한다. 또한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러시아의 명화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익하다. 명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러시아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미지의 나라가 아닌, 더 알고 싶은 나라로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은 모두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바실리 수리코프, 〈대귀족 부인 모로조바〉」, 2장 「샤를 폰 슈토이벤, 〈표트르 대제의 소년 시절 일화〉」, 3장 「니콜라이 게, 〈알렉세이 황태자를 심문하는 표트르 대제〉」, 4장 「샤를 앙드레 반 루, 〈엘리자베타 여제〉」, 5장 「콘스탄틴 플라비츠키, 〈타라카노바 황녀〉」, 6장 「비길리우스 에릭센, 〈예카테리나 2세의 초상〉」, 7장 「니콜라 투생 샤를레, 〈러시아에서의 철수〉」, 8장 「조지 다웨, 〈알렉산드르 1세〉」, 9장 「일리야 레핀, 〈볼가강의 배 끄는 인부들〉」, 10장 「야마시타 린, 〈그리스도의 부활〉」, 11장 「보리스 쿠스토디예프, 〈황제 니콜라이 2세〉」, 12장 「옐레나 클로카체바, 〈라스푸틴〉」 등이다. 대부분 왕과 왕의 가족, 재위시절 사건 등을 당시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이다. 러시아가 유럽 문화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때도 로마노프 왕조 때다.

 


 

독자는 이 가운데 러시아 역사를 세계적인 문명권으로 바꿔놓은 로마노프 왕가 두 사람의 치적을 중심으로 책을 통해 알아본다. 우선 표트르 대제다. 그는 서구를 모델로 한 개혁 정책에 박차를 가해 러시아의 근대화를 가속화했다. 그의 개혁은 국력 강화와 서구 문화 전파를 지향했으며, 동시에 절대주의 체제 확립에 초점이 맞춰졌다. 개혁 과정에서 러시아 사회 전반의 후진성이 개선되었으며, 귀족 계층을 중심으로 점차 새로운 가치 체계, 세계 인식, 미적 개념이 조성되었다. 또한 지속적인 군비 증강을 통해 오스만 제국,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영토를 확장했다. 1721년 10월 북방 전쟁의 승리 후 원로원에 의해 전 러시아 황제로 추대됨으로써 러시아 제국의 시대를 열었다.

'잔혹한 군주', "우리는 러시아인이 아니라 표트르인이라고 해야 한다" 등 대제로 추앙받은 그는 앞서 언급한 대로 어린 시절 쓰라린 기억도 있고 모스크바를 증오했다고 한다. 그는 대제로 추대된 후 바다를 향해 열려 있고 '유럽으로 난 창'의 역할을 담당할 제 2의 모스크바를 구상했다. 그가 후보지로 올린 곳은 핀란드어로 '습지'란 뜻을 가지고 있는 네바였다. 이곳은 네바강 하구의 삼각주, 습지대로서 발트해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대제로서 그의 힘은 새로운 수도 건설에 장애를 모두 걷어치울 정도로 막강했다. 모두가 불가하다는 도시 건설을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갔다. 유럽풍의 자유로운 도시, 낡은 러시아를 뿌리째 갈아엎은 도시, 절대군주의 위엄을 보일 수 있는 아름다운 궁전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가 탄생한 것이다. 건설 10년 세월에 걸쳐 무수한 사상자와 화재, 사건·사고 피해를 내고 마침내 완성됐다. 이 아름다운 물의 도시는 '북쪽의 베네치아'라 불리우며 2017년 러시아가 공산주의 국가가 되기 전까지 수도의 역할을 수행했다. 상트는 '성(聖)', 페테르는 '사도 베드로', 부르크는 독일어로 '성벽 도시'를 말한다. '성 베드로의 마을'이라는 뜻이다.

 


 

예카테리나 대제는 러시아의 마지막 여왕이다. 덴마크의 궁정화가 에릭센이 그린 예카테리나 2세의 초상화(p.121)를 살펴보자. 상당히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는 구도인데도 사실적인 필치 덕분에 여제의 키가 작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러시아 화가가 그린 예카테리나의 초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훗날 프랑스혁명을 피해 온 유럽을 전전하던 비제 르브룅(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로 잘 알려진 인기 여성 화가)은 페테르부르크에서 초빙해 예카테리나를 알현하게 되는데, 그때 예카테리나 2세의 첫인상을 이렇게 솔직하게 기록했다. "여제의 키가 너무 작아서 놀랐다." 예카테리나가 가진 거대 권력에 비해 그 소유자의 몸집이 너무 작아서 의외였던 것. 당시 고귀한 미녀라면 키가 어느 정도 이상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자는 드라마 〈예카테리나 대제〉를 본 적이 있는데 배우(마리나 알렉산드로바)가 정말 예뻐서 예카테리나 대제가 얼굴도 미녀였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 초상화를 보고 그의 외모를 본 모습을 사람의 표현을 보니 환상이 깨졌다. 독자는 사실 합스부르크 엘리자베트 황후(『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표지 인물)를 오버랩하고 있었다.

 

예카테리나 대제는 로마노프 왕가가 배출한 여왕으로서 러시아를 세계의 패권국으로 올려놓았다. 드라마 〈예카테리나〉에서 마리나 알렉산드로바. <사진출처 : 드라마 제작사 스틸컷>

 

예카테리나 재위는 1763년부터 1796년까지 34년에 달한다. 장기집권이다. 튀르키예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영토는 확장됐고(소련시대와 거의 비슷하다), 유럽 선진국에도 존재감을 드러내게 되어 이 위대한 여제는 혁혁한 영광과 넘치는 보물에 둘러싸였다. 그러다 재위 후반이 되자, 러시아처럼 거대한 나라를 통솔하려면 강권적 군주제가 가장 적합하다고 대놓고 단언하기에 이른다. 계몽이니 자유니 하는 것들이 나라를 약하게 만든다는 그녀의 신념은 두 나라의 운명을 속속들이 살펴본 경험에 근거했을 것이다. 우선 이웃나라 폴란드가 있다. 이 비옥한 나라의 귀족들은 강력한 왕의 출현을 막기 위해 자기들끼리 권력 다툼을 하다 다른 나라에 병합되고 말았다. 또 다른 한 나라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 사후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지며 절대왕권은커녕 공화정으로 가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 재위기간 러시아 황제로서의 시각으로 사건들을 직접 보고 겪으며 위기감을 느꼈을 것으로 충분히 추정된다. 이 시대 왕족이 일체감을 느끼는 상대는 자국의 평민보다 오히려 타국의 왕족 쪽이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폭동의 한가운데, 죽음의 문턱에 선 여성과 소년. 왼쪽에는 호위병의 시체, 멀리 뒤쪽으로는 창과 검을 맞대며 싸우는 남자들, 코앞에 다가온 침입자……. 두 사람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여성의 의복이 고귀한 신분임을 알려준다. 흰색 바탕에 검은 점무늬가 있는 최고급 북방족제비의 겨울털 모피로 만든 가운, 왕관과 장식 띠는 반짝이는 황금빛. 그녀의 이름은 나탈리야 나리시키나. 선대 차르인 고(故)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의 후처다. 아들 표트르를 필사적으로 감싸며(하지만 이 10세 소년은 의연하게 공포에 맞서고 있다), 폭도를 쏘아보면서 벽에 걸린 이콘(성화 상)의 성모마리아와 어린 예수를 가리킨다. 그 눈은 계속해서 난동을 부린다면 신벌이 내릴 것이라고 질책하는 듯하다.(p.48)

- 「제2장 샤를 폰 슈토이벤, 〈표트르 대제의 소년 시절 일화〉」 중에서

 

저자 : 나카노 교코(なかの きょうこ, 中野 京子)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에서 독일 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와세다대학교에서 독일 문학과 서양 문화사를 강의하고 있으며 독문학자이자 작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무서운 그림》 시리즈, 《나카노 교코와 읽는 명화의 수수께끼》, 《명화와 함께 읽는 예수 그리스도 이야기》, 《다리를 둘러싼 이야기》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하고,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등을 옮겼다. 월간 〈분게이슌주〉에 ‘나카노 교코의 명화가 말하는 서양사’를 연재했다.

국내에 출간된 저서로는 《무서운 그림》 시리즈, 《명화의 거짓말》 시리즈, 《나카노 교코의 서양기담》, 《욕망의 명화》, 《운명의 그림》, 《처음 가는 루브르》, 《내 생애 마지막 그림》, 《오페라처럼 살다》,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미술관 옆 카페에서 읽는 인상주의》, 《마리 앙투아네트 운명의 24시간》, 《세계의 다리를 읽다》,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 《무서운 그림으로 인간을 읽다》, 《나는 꽃과 나비를 그린다》 등이 있다.

 

역자 : 이유라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일본학과 의류학을 전공하고 일본 리츠메이칸대학교 문학부에서 공부했다. 단편소설로 등단한 뒤 집단지성번역플랫폼 플리토(Flitto)의 B2B팀에서 근무했으며,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바른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스스로 빛나지 않는 달처럼, 원작의 빛을 가장 잘 전달하는 번역가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옮긴 책으로 《나에게 읽어주는 책》, 《매일매일 좋은 날》, 《계절에 따라 산다》, 《기독교로 읽는 세계사》, 《모두를 위한 세계사 인물사전》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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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의 계절
연소민 지음 / 모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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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공방의 계절』은 잔잔한 전개가 독자의 마음에 쏘옥 드는 소설이다. 마치 저자 연소민이 자신의 일상을 친구에게 설명하듯 대화하듯 소설을 끌어간다. 에세이처럼, 자서전처럼 회고하듯이.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소요'를 사랑한다. 사물이든 관계든 천천히 시간을 들인 적이 있었나. 하루 동안 피어난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도 본래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들에 경탄하면서 산책을 했나? 내가 나에게 질문하게 만드는 이런 '소요들'을 어떻게 아끼지 않을 수 있을까. '소요들'에는 세 가지의 소요가 있다. 모두 한자어라서 약간의 거리낌을 없애면 첫 번째 소요(所要)는 '필요로 하거나 요구되는 바'를 말한다. 두 번째 소요(逍遙)는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이란 뜻이다. 세 번째가 이 소설 표제어에 들어가 있는 '공방'에서 하는 일이 '소요(塑窯)'로서 '흙을 빚어 가마에서 구워낸다'는 의미이다. 한자를 굳이 표기한 저자의 의도는 뭘까? 아마 흔히 일상에서 쓰이지 않는 단어여서 독자들이 기억을 더 오래 남게 되기를 희망하는 저자의 작은 소망이었을까? 아무튼 깊은 뜻은 알 수 없지만 도예 공방'소요'라는 실체를 강조하기 위해 썼을 것 같다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실제 이 소설의 배경은 일산 밤가시마을이다. 마을의 한 골목에 카페처럼 보이는 공방이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흙을 구워 도자기를 만드는 곳, 도예 공방 ‘소요(塑窯)’다. 도시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이 공간에서 소소하지만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배경 설명과 그곳을 소설 배경으로 쓴 것에 대한 '허락'도 감사하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주인공 정민은 그해 여름, 비명을 지르며 집을 뛰쳐나온다. 주변에 친구도 없고 직장도 때려치운 서른 살의 여자, 비정상적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생활로 스스로를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 가둔 여자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어서 세상 속으로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인생에서 길을 잃은 그녀가 찾아간 곳은 카페인 줄 알고 들어선 도예 공방이다. 흙을 다듬고 구워 그릇을 만드는 이곳에서 그녀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냉기로 가득한 그녀의 마음이 한여름의 더위보다 더 높은 가마의 온도로 뜨겁게 달궈진다. 공방 주인 조희와 회원들을 만나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흙을 매만지는 사이 계절이 몇 번 바뀌자 그녀의 뜨거움도 서서히 식어간다. 차가움도 뜨거움도 아닌 적당한 온도로. 그녀의 삶에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흉터가 아물며 한 뼘 성장하고, 사랑이 찾아온다.

이 처럼 이 소설은 내면의 상처를 딛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민은 우울증과 난독증으로 방송 작가 일을 그만두고 집에 틀어박혀 두문불출하던 무색무취의 인간이다. 집에 식기라고는 플라스틱 그릇밖에 없고 먹는 즐거움도 모른다. 그런 그녀가 오직 자신만을 위한 도자기를 구우며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방법’을 배워 나간다. 그곳이 소요 공방이다. 이후 그녀는 물레 위의 도자기가 중심을 잡듯이, 일상의 중심을 잡아가기 시작한다. 나아가 그녀는 ‘혼자만의 세상, 홀로 숨어 들어간 동굴’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인들 그리고 고양이와 관계를 맺는 법도 배우게 된다. 1,250도라는 높은 온도를 견뎌낸 도자기, 완성된 ‘나만의 그릇’에 어떤 음식을 담을지 고민하는 즐거움, 무엇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따뜻한 대화가 그녀의 탈출을 돕는다.

 


 

그리고 아무 예고 없이 정민의 일상에 훅 들어왔으나 서로가 서로의 완벽한 보호자가 되어 정민에게 따듯한 변화를 일으켜준 고양이 호야까지. 정민은 이들을 만나 ‘정성을 들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고, 가족과 친구와의 불화를 이겨내며, 방송 작가 시절에 ‘글’로 인해 받았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도자기는 사람의 마음과도 같다. 손으로 다듬으면 다듬을수록, 정성을 들이면 들일수록, 반듯해지고 소중해진다. 사람의 마음도 꼭 그러하다. 고단한 삶에 지친 일상이 회복되는 건, 조그만 정성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식과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이런 과정을 차분하고 평온한 느낌으로 조금씩 조금씩 서술해 나간다.

소설의 저자 연소민은 2022년 한국소설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신인으로 떠오른 작가다. 자신의 도예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밝힌다. 실제로 일산에 거주하며, 소설의 배경인 소요 공방도 실제로 존재한다. 흙은 틀려도 되고 실수해도 괜찮았다. 다시 할 수 있고 고칠 수도 있으니까. 작가는 소설을 쓰지 않을 때면 도자기를 굽는다고 한다.

주인공 정민 외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민과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다. 저마다 마음속에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공방 선생님 조희는 사랑하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기식은 선천성 백내장이라는 가족 병력 때문에 언제 시력을 잃을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산다. 술과 음식을 좋아하는 장기 취준생 지혜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인생의 길을 찾느라 고심한다. 대학 입시를 앞둔 준은 부모가 바라는 도예과와 자신이 원하는 동양화과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다. 정민 자신을 닮은 초등학생 예리는 가족을 돌보지 않는 못된 아빠 때문에 남몰래 눈물을 삼킨다.

 

 

그들 모두에게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상처가 내면에 앙금처럼 가라앉아 있다. 그런 그들이 공방에서 함께 도자기를 구우며 조금씩 마음의 물꼬를 트고 서로의 깊은 속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삶의 균열은 서서히 메워지고, 정서적 공감이 꽃송이처럼 피어난다. 이 소설은 누구나 마음속에 꼭 하나는 가시처럼 박혀 있는 상처(이 소설의 배경은 밤‘가시’마을이다), 그런 상처를 가진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 상처를 보듬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준다. 읽다 보면 조용한 공감과 따뜻한 위로가 찾아오는 소설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진 틈새는 누구에게나 있다. 흙은 망치면 뭉갰다 다시 할 수 있다. 도자기를 굽는 동안은 실패해도 상관없다. 다시 시도하면 되니까. 사람과의 틈새도 그렇게 메우면 된다. 작가 연소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문제를 명징하게 들여다볼 줄 안다. 이 소설의 곳곳에서 인간관계의 핵심을 건드리는 섬세하고 명쾌한 문장이 빛을 발한다.

“소요 공방의 회원들은 서로에게 지나치게 묵직한 관계는 아닌 것 같았다. 반대로 영양가 없이 부피만 큰 관계도 아닌 것 같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통인 관계, 딱히 깊이를 재지 않아도 되는 관계, 그것으로 족해 보였다. ‘개인사는 마음의 거리가 1미터 이내인 친한 사람에게만’과 같은 관계의 조건 따위는 없었다. 정민은 오히려 이 아리송한 관계가 더 마음에 들었다.”(p.44~45)

 


 

게다가 희로애락의 감정을 담백하게 묘사하는 솜씨는 이 소설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주인공 정민과 어릴 적 친구 주란과의 갈등은 특히 돋보인다. 정민의 아빠는 운전‘기사’이고 주란의 아빠는 택배‘기사’라는 공통점으로 급격히 친해진 둘은 그 공통점이 그들을 불행 속으로 빠뜨릴 줄은 꿈에도 모른다. 의처증이 심한 정민의 아빠가 택시를 몰아 친구 주란 아빠의 택배 차를 고의로 들이받아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대목은 충격적이다. 오랜 세월 정민과 주란이 겪은 내면의 고통에 대한 묘사는 예사롭지 않은 감각과 통찰력 있는 시선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돌파구를 찾고 싶은 사람들, 갖은 스트레스로 무기력을 겪고 있는 직장인들, 인간관계에 시달리며 ‘세상과 단절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 그들에게 잠시 들러 숨통을 띄워주는 공간이 있다. 소요 공방이 그곳이다. 이 소설이 그곳이다.

 

“도자기를 굽는 건 마음을 굽는 것과 같아요. 뭉툭하고 못생긴 흙을 손으로 다듬고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볼수록 예뻐지고 소중해지죠. 꺼내 보기도 싫은 못난 마음도 계속 시선을 주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제대로 보이잖아요. 미움만 있는 줄 알았던 마음 안에 애정과 연민…… 다양한 감정이 꾸깃꾸깃 숨어 있어요. 그러면 그 못난 마음도 소중해지는 순간이 와요.”(p.212)

 

"부드러운 흙처럼, 서로의 허술한 손길을 기꺼이 포용해주기를. 두려워 말고,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대하는 법을 배워가기를. 언젠가 각자의 ‘우리’를 온전히 담아낼 움푹한 모양새의 그릇을 발견하기를. 도자기처럼 천천히, 하지만 뜨겁게 삶을 구워낼 당신께 이 소설을 보낸다."(p.303) -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 시대 사람들의 아픔을 오롯이 품으며 위로와 힐링을 주고 싶다. 씁쓸한 젊음에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소설이 되고 싶다. 독자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주인공 정민에게 소리 없이 스며들게 될 것이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지만 편안한 울림을 주는 그녀의 삶에 공감할 것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자신의 고단한 삶에 인생의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온기가 가득한 도자기 공방 소요에서처럼.

 

정민은 오랫동안 꽉 쥐고 있던 주먹에서 힘이 스르륵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세상이 자신에게 매정하다고, 가끔은 폭력적이기까지 하다고 분통을 터트렸지만 결국 그녀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장 심한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감정에 자해하는 것만큼 매정한 것이 있을까. 자신의 마음에 스스로 칼질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것이 있을까. 마음을 끄집어내어 구석구석에 말라붙은 악취 나는 땀을 말끔히 씻어낸 것 같았다. 그러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삶이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p.281)

 

저자 : 연소민(유연)

 

소설가이자 방송 작가이다. 2022년 「게으른 킨코」로 한국소설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유자」로 소설미학신인상을 받았다. 『이달의 장르소설6』(고즈넉이엔티)에 「너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발표했다. 2019년부터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SBS, MBC, YTN 등에서 프리랜서 방송 작가로 일했고, 지금은 EBS에서 활동 중이다. 소설을 쓰지 않을 때는 도자기를 굽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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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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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사이비 종교에 의한 피해 호소는 많다. 예전에는 주로 민간신앙에서 발호했으나 이제는 세계적 종교의 탈을 쓰고 있다는 것이 예전과 크게 다른 점이다. 그들은 성경이나 교리보다는 재산 증식과 여신도 성폭력 등의 혐의로 대부분 처벌 받는다. 과거에는 살인까지 저지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엔 살인까지 저지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얼마 전에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교주가 성폭행 사건으로 재판에 회부됐고, 조력자 등의 변호인단이 집단 사임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조력자들은 교주를 보좌하는 교회 2인자 등 교주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현재 재판에 계류 중이라 언론에서 잠잠해졌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또 한 차례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 수도 있는 사건이다.

이 책 『따르는 사람들』은 우리말로 번역했지만 원제는 『A Deadly Influence』다. 21세기에 접어들어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인 존재로 부상한 두 부류의 추종(following)을 본격적으로 파헤친 소설이다. ‘사이비 교주 추종자’와 ‘SNS 인플루언서 팔로어’라는, 언뜻 보기에 매우 다른 두 집단을 저자가 탁월하게 엮어냈다. 이 소설은 밀리언셀러 작가 마이크 오머가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쓴 장편 스릴러다. 이 작품은 2021년 미국 현지에서 출간도 되기 전에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아마존〉 베스트셀러 랭크 작가였던 마이크 오머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져주는 새로운 대표작이 되었다.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저자 마이크 오머는 화제의 전작 〈조이 벤틀리〉 시리즈 『살인자의 사랑법』과 『살인자의 동영상』에서 보여준 탁월한 구성력을 선보였다. 또 매력 넘치는 인물(캐릭터)의 창조는 『따르는 사람들』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고 문학평론가들은 입을 모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최고의 서스펜스!”(〈커커스 리뷰〉), 이 책은 또 하나의 놀라운 명품 스릴러로서 매력적인 인질 협상가 ‘애비 멀린’ 의 이야기를 화려하게 열고 있다. 이 소설에서 SNS 인플루언서와 팔로어, 사이비 교주와 추종자들 사이에 놓인 어둠의 미로에 발을 들이는 주인공 애비 멀린은 뉴욕 경찰청 최고의 인질 협상가이면서, 두 아이와 티격태격하며 평범한 일상을 꾸려가는 싱글맘이기도 하다. 또한 30여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이비 종교 집단 대학살에서 생존한 아이라는 과거를 숨기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애비 멀린은 미래에 어디선가 반복될지 모를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각종 사이비 종교 집단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집착한다. 빌딩 50층에서 투신하려는 사람 앞에서, 거미와 뱀을 키우는 여덟 살짜리 아들 앞에서, 복잡한 경쟁 구도에 놓인 경찰 동료들 앞에서, 인질 협상가의 화법을 배워버린 10대 딸 앞에서, 무장한 광신도들을 거느린 사이비 교주 앞에서, 자식의 생일을 두고 고집을 부리는 전남편 앞에서, 사랑으로써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해준 양어머니 앞에서, 인질의 목에 칼을 들이댄 살인자 앞에서 각각 펼쳐지는 애비의 복잡한 내면 심리와 치밀한 화법은 소설 특유의 생생한 리얼리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 경찰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알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위험한 경찰들이다. 뉴욕은 세계 최대 번화가와 마천루, 슬럼가가 공존하는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대도시이다. 가장 부유한 도시 중의 하나이기에 사건도 많아 바쁜 것은 그들의 일상이다. 그들이 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이유는 미국이 개인 총기 휴대가 법적으로 허용돼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절도 사건이라도 사건 현장에 뛰어드는 경찰들은 매일 목숨을 저당잡히고 일하는 셈이다. 뉴욕 경찰은 또 흑인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시도 때도 없이 현장으로 출동해야 한다. 뉴욕 경찰이 안고 있는 숙명이다. 바쁘고 위험하기에 사건을 해결하면 그 공로로 대중매체에까지 알려진다는 이점도 있다. 진급에 이보다 좋은 요인이 있겠는가?

이 소설의 주인공 애비 멀린이 뉴욕 경찰 최고의 인질 협상가이다. 오늘도 새벽에 빌딩 50층에서 뛰어내리려던 사람을 가까스로 삶으로 돌아오게끔 만들고 집에 돌아와 인질범보다 더 협상하기 만만찮은 두 아이, 그리고 이혼한 전남편과 티격태격하면서 시작했다. 집에서는 그도 어느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가정주부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휴식도 잠깐 날이 저물 무렵 애비는 도움을 청하는 한 여자의 전화를 받는다. 전화의 내용은 자신의 어린 아들 네이선이 몸값 500만 달러를 요구하는 괴한에게 납치되었고 애비가 도와주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경황없던 하루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낯선 목소리에 담긴 간절함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애비는 곧장 그녀를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이 어린 시절 빠져나왔던 사이비 종교 집단의 또 다른 생존자 이든이 그 목소리의 주인임을 알게 된다.

 

 

30년이 더 지난 지금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과거의 끔찍한 기억과 강박이 되살아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애비는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좀처럼 지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이든. 그녀가 그 긴 세월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고 가족들은 어떤 상황일지 애비는 의문을 갖는다. 신원 조사를 지시했던 경관이 애비에게 조사 결과를 보고한다.

 

“전 가족을 좀 파헤쳐봤습니다.” 윌이 말했다. “개브리엘 플레처는 잘나가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입니다. 그러니까, 그럭저럭 잘나가는 편이죠. 패리스 힐튼 급은 아니지만 팔로어가 꽤 됩니다.”

“‘꽤’가 몇 명이죠?” 애비가 물었다.

“모든 플랫폼을 통틀어 7만 명 정도인데, 주로 인스타그램이에요. 그리고 최근에는 자기 가족에 관한 포스팅을 했어요. 네이선에 관한 포스팅이 많아요. 그리고 정보가 아주 많죠.”(p.125)

 

네이선을 납치한 범인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인 이든의 딸이자 네이선의 누나 개브리엘에게 집착을 보인다는 것이 밝혀진다. 애비는 개브리엘의 인스타그램에서 이든의 남편과 한 남자가 찍힌 사진을 발견하고, 그 남자가 지역의 사이비 교주임을 알아본다. 일곱 살 때 몸소 겪은 사이비 종교 집단 대학살의 비극이 또다시 반복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평소 각종 사이비 집단들에 대한 정보를 열정적으로 수집하던 애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건 종교집단이 아니야.” 이든이 방어조로 말했다. “그냥 공동체야. 난 집이라고 부를 곳을 찾고 있었어. 내가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곳을. 어릴 때 사랑받았던 것처럼."

"그리고 오티스가 널 찾아냈지. 널 자기 공동체로 전도했지."

"그건 사실 데이비드였어. 내 전남편. 그 사람이 날 만나서 오티스에게 소개했지. 그리고 그 사람들은 너무 행복해 보였어. 정말 목적의식으로 가득했어. 그 사람들은 날 전도하지 않았어. 거기서 주말을 같이 보내자고 초대했지.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그래서 거기 가봤더니 사람들이 너무 착했어. 그리고 날 좋아해줬고, 날 정말 좋아했어. 내가 있을 곳을 드디어 찾은 것 같았어.”(p.162)

 


 

그러나 사건은 해결되기는커녕 그 속으로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한층 복잡해진다. 그때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끔찍한 살인 현장에서 네이선의 흔적이 발견된다. 무장한 사이비 종교 집단과 인스타그램이 뒤엉킨 어둠의 미로에서 한 발 한 발 나아갈수록 애비는, 이제껏 묻어두며 살았던 과거의 그림자가 자기 앞에 드리워짐을 감지한다.

소설에서 추종자들을 끌어들이는 구체적인 과정에서부터 집단을 유지하는 방식과 바깥 사회로부터 방어하는 논리, 성 착취와 노동 착취, 신체 학대가 공공연히 자행되는 조건과 환경, 간신히 집단을 벗어난 이들의 오래되고 끈질긴 트라우마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사이비 종교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

이 소설 『따르는 사람들』은 맹종의 문제가 현대 사회의 SNS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소설은 실감 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결코 선악의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그것들이 오늘날 사람들 안에 깊숙이 파고들게 된 정황을 다층적·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과 반전들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하게 해줄 따름이다. 다분히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손에서 책을 못 놓게 하는 최고의 몰입도와 속도감, 세련된 유머와 위트로 훌륭한 균형감을 갖춘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게 만드는 한편 웃음과 감동의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는, 묵직한 무게감을 지닌 보기 드문 스릴러 소설로 평가받는 이유이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애비가 조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이지만 다음 부분은 독자에게도 성찰을 독려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없이 남발한 '좋아요'와 공감의 표시들. 이 맹종이 우리 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말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뇌를 완전히 재배치한다는 거였다. 포스트에 달린 '좋아요'와 댓글들은 계정주의 도파민을 폭발시키고 계정주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건 이해할만했다. 페이스북 포스트에 '좋아요'가 눌리는 건 누구나 좋아했다. 하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휴대전화를 개인적 도파민 시뮬레이터로 바꿔놓았다. 뇌 스캔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 사람들의 뇌는 자신을 재배치해, '좋아요'나 리트윗이나 웃는 이모티콘을 갈수록 더 욕망하게 만들었다.(p.402)

 


 

오랜 세월에 걸쳐 사이비 집단 생존자 및 그들 가족 수십 명과 이야기를 나눠온 애비는 이미 그 두려운 진실을 알고 있었다. 사이비 집단은 누구라도 전도할 수 있었다. 부자, 가난뱅이, 배운 사람, 못 배운 사람, 종교인, 무신론자,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사랑 넘치고 극진히 아껴주는 가족이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었다. 의심이 많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었다.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해도 안전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흔히 가진, ‘나는 절대 그럴 일 없어’라는 오해야말로 사이비에게 가장 귀한 자산이었다. 왜냐하면 사이비의 전도에 대한 백신은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었다. 조심하는 것. 그리고 당신이 이미 그런 데 면역이 있다고 자신한다면 사이비 종교집단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이는 당신이 위험하다는 뜻이다.(p.336)

 

저자 : 마이크 오머(Mike Omer)

 

영어로 글을 쓰는 이스라엘 작가. 마이크 오머(본명 미하엘 오머)는 범죄·스릴러·공포·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쓰는 작가이며,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되고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밀리언셀러 저자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 베스트셀러, 아마존 베스트셀러 랭크 작가이면서 라이브리브 독자 선정 탐정소설상, 러시아 탐정소설상, 토머스&머서 은까마귀상 등을 수상했다. 1979년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때 이미 다수의 책을 출간한 바 있고 사회풍자 웹사이트 플랫폼 론칭, 컴퓨터 게임 플롯 작가, 로딩게임스 CEO 등 삶의 편력을 두루 거쳤다. 35세 때 서스펜스 스릴러 ‘글렌모어 파크’ 시리즈를 펴내며 미국 아마존의 문학 임프린트인 토머스&머서 소속 작가가 되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에 등장했던 젊은 FBI 프로파일러 조이 벤틀리의 이야기를 다룬 2018년 작 《살인자의 사랑법》은 아마존 ‘퍼스트 리드 셀렉션’에 선정된 데 이어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후 마이크 오머는 독자들의 열렬한 요청으로 후속작 《살인자의 동영상》을 출간하면서, ‘조이 벤틀리’ 시리즈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 스릴러소설 독자들의 머릿속에 단단히 각인시켰다. 《따르는 사람들》은 ‘조이 벤틀리’ 시리즈에 등장했던 인질 협상가 애비 멀린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미국 현지에서 출간도 되기 전에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는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며 마이크 오머의 또 다른 대표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특유의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생생한 캐릭터가 빛나는 또 하나의 명품 스릴러인 ‘애비 멀린’ 시리즈는 후속작 《손상된 의도(Damaged Intentions)》 《불타는 망상(A Burning Obsession)》에서 이 매력적인 인질 협상가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풀어가고 있다.

 

역자 : 김지선

 

서강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품위 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 『대담하고 역동적인 바이킹』, 『기사도와 테러리즘』,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북유럽 문화사』와 『살인자의 사랑법』, 『애프터 쉬즈 곤』, 『출구는 없다』, 『폴른: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등 다양한 서스펜스 소설과 더불어 『엠마』, 『오만과 편견』 등의 고전소설을 한국어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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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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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결과는 행동에서 만들어지고 행동은 생각에서 시작된다. 살면서 마음 치유와 성장, 부를 원한다면 마음 비우기, 마음 여행을 통해 마음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좋은 생각을 실천하고 습관을 들여 멘탈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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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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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삶에 변화를 원한다면, 기존의 생활습관을 던지고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당신의 본성을 바꾸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본성대로 살아가되,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방식, 상황에 반응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인식을 전환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새롭게 정비하여 스스로 삶을 일궈나가야 합니다. 그것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이 책 『멘탈을 관리해야 인생이 달라진다』의 「성장하고 원하는 대로 이루려면?」이란 제목의 〈프롤로그〉에 있는 저자 루나의 말이다. 혹시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 독자라면 이 삶의 변화를 꾀하는 방식에 매우 익숙할 것이다. 사실 이 방식은 이미 수없이 권유되어 온 자기계발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본적 골자다.

이 책도 이 기본 골자에서 응용된 방식으로 쓰고 있다. 자기 변화를 꾀하려 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은 특히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기본적인 골자만 전달해주고 끝나는 책이 아니고 구체적 응용, 단련 방법 등도 함께 제시하고 실천하고 함께 체크하는 방식이 쓰여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몸의 건강을 위해 근력운동은 꾸준히 하면서도 왜 내면의 근육을 단련하는 데에는 소홀할까에 저자 루나는 착안했던 것 같다. 이 책은 내면 근육을 단단하게 할 때 감사와 사랑, 풍요로운 마음이 점점 커져 얼마든지 일상에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고, 부를 끌어당길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을 살아가는 힘과 힘든 상황을 감당하는 힘의 바탕도 바로 ‘내면의 근육’에 있다는 것이다. 이 내면 근육을 주기적으로 단단하게 단련할 때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으면서 부드러움에 기반한 강철멘탈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1842~1910)는 “금세기 위대한 발견은 물리학이나 과학이 아니라 사람이 생각을 바꿀 때 그 사람 인생 전체가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한 일”이라고 말했다. 윌리암 제임스는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으며 빌헬름 분트와 함께 근대 심리학의 창시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1878년 시작하여 12년간의 저술로 완성한 《심리학 원리 The Principles of Psychology》(1890)는 의식의 유동적인 성질에 주목하여 J.로크 이래로 의식을 정적(靜的)·요소적인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을 개혁하였다. 의식은 단편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슬'이나 '기차'로 표현될 수도 없으며 의식은 끊임없이 흐르는 강의 흐름과 같다고 보았다. 스승으로서 교육학자 존 듀이,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 등을 지도했으며, 미국을 방문한 지그문트 프로이트, 카를 융을 만나기도 하였다.

2차 세계 대전 중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일화도 자주 인용된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가스실로 끌려가고 한번 가스실로 간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절망적인 수용소 안에서 한 사람은 유리조각을 발견했고 매일 유리조각으로 피를 조금씩 내어 자신의 볼에 칠했다. 얼굴에 혈색이 도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였다. 결국 이 생존자는 매일 실천했던 작은 행동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사실은 "생각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인생을 만든다"는 정신과 치료의 한 방법으로 제시된 말이라고 한다. 어느 분의 치료법인지 독자는 아직 모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이 치료법에 기초하고 있다. 지금까지 잘못된 인생을 살았거나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심리상담학, 자기계발서 저자 등이 이 방법을 권유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멘탈이 모든 것을 결정하며, 모든 것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시작되기에, 이 책은 ‘나’라는 존재를 바르게 아는 것과 나를 방해하는 적의 실체를 알아차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인생 도약을 위한 이러한 시작은 ‘마음의 집’ 들여다보기와 알아차리기이다. 현재의 ‘마음의 집’은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가. 혹시 그 집이 당신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집을 이루는 자신의 내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 집은 누가 만들고 무엇으로 지어져 있는가. 그 집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마음의 집에서는 무슨 이유로 나와 에고가 끊임없이 다투는가. 그 집을 바꾸거나 고쳐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것들, 즉 자신의 내면을 자각하는 깨어남이 일어나면 깨달음과 알아차림이 일어나고, 궁극에는 균형 잡힌 마음 상태를 유지하게 되어 행복감과 함께 원하는 것을 이룰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의 집'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 탐색의 과정은 내면 근육을 단련하기 위한 내면 여행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여행은 자기 이해로 시작하여 내면 청소를 거쳐 의식 성장을 이루어냄으로써 안락함, 편안함, 만족감, 따뜻함, 풍요로운 삶을 자신에게 뜨겁게 선물하는, 그리하여 새로 지은 자신만의 마음의 집에 정착하는 여정이다. 이 여행의 과정에는 마음 치유와 함께 마음의 집을 새로 짓고 고치거나 꾸며 쓰기 위한 다양한 멘탈 관리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생각은 누가 하며 그 생각들은 진짜일까? 도대체 왜 화날까. 마음은 왜 힘들어할까. 상처는 왜 생기는 걸까. 사람들은 왜 자기 뜻대로 되어야만 한다고 믿는 걸까. 우울감은 왜 생길까. 왜 자꾸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하는 걸까, 터무니없는 믿음이나 걱정은 왜 생기는 걸까. 이 모든 것들은 내면의 마음의 집에서 일어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마음의 집에서 일어나는 고통의 원인인 마음과 에고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해방되는 원리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스스로 내면을 탐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생각이 진실이 아님을 이해하고 내려놓는 과정, 감정을 다루고 해소하는 과정, 생각, 에너지, 내면 아이 등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과정 등으로 세분화하며,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사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또한,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여러 차원에서 풍요를 관리하는 원리와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삶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가 제시된 과정을 실천 반복함으로써 에고로부터 깨어나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며 평화롭고 행복하길, 그리고 영적,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관계적, 물질적 차원에서 풍요롭길 기대할 수 있다. 이 책의 내면 여행 과정을 통해 마음과 몸, 정신과 물질, 자신과 세상의 조화를 이루고, 새로운 인생 여정으로 나아가며 성장하길 기대할 수도 있다. 저자는 책의 기술 도중에 잠시 멈추어 자문할 의미 있는 질문 테라피를 제시한다. 질문 테라피를 통해 독자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독자들은 차분한 마음으로 읽고 마음속에 새겨넣으면 될 일이다. 물론 실천 결과를 말이다.

이 책은 결국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의식 성장의 길을 안내한다. 부를 쫓지 않고도 부를 따라오게 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에고’를 알아차리고 마음을 치유하며 삶을 가꿀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 책으로 멘탈 관리를 위한 셀프 훈련을 할 수 있다. 셀프 훈련이 가능하도록 책의 기술도 따라간 셈이다. 의식을 성장시켜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할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책에 따르면 우리 안에는 터무니없는 믿음이나 생각이 있다. 그것들이 정보를 왜곡시키거나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어버린다. 우리는 어떤 ‘상(相)’을 정해놓고 그것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옳다는 생각, 그래서 그 생각대로 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것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많은 고통이 해소될 수 있다. 멘탈을 관리하면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내면의 근육을 단련하여 멘탈이 강해질 수 있다. 그리고 삶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관리해나갈 때, 인생 전체가 진정으로 풍요로울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마음의 집」, 2장 「마음아, 왜 힘들어?」, 3장 「정화야~ 내면 청소를 부탁해!」, 4장 「진짜 나로 살아가기」, 5장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로 리셋하기」, 6장 「다차원 풍요를 누려봐!」, 7장 「거울 세상」 등이다.

1~3장은 삶을 어렵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삶에서 당신은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평소 우리의 생각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생각들을 내려놓는 과정, 부정적인 감정이나 에너지를 비워내는 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통해 ‘에고’를 알아차리고, 생각을 비우고, 감정과 에너지를 정화하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4~7장은 가장 나다운 삶의 태도로 풍요롭게 사는 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영적, 정신적, 신체적, 감정적, 정서적, 물질적, 관계적, 직업적, 환경적 영역들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관리하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원하는 바를 초연하게 의도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세상에 내맡기는 ‘시크릿’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이 책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알아가는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독자는 믿는다. 자신과 현실을 마주할 용기를 얻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제까지 자세한 실천 방법과 세부적인 문제점, 혹은 포기하려는 독자들이 단단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은 저자는 여기까지 함께 온 독자들에게 시처럼 다정하고 아름다운 말로 독자들을 위로한다. 「다시 용기 내어 도전하라!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이란 제목의 〈에필로그〉를 통해서다.

다시 용기 내어 도전하라!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이것은 저에게 하는 말이자, 독자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든, 어떤 일을 겪었든,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사랑하고 믿으세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사랑하는 것이 진짜 사랑입니다. 타인과 세상에 대한 사랑은 그다음 일입니다.

자신을 믿고, 세상을 믿으세요.

자신을 사랑하세요. 한 번도 미워하지 않은 것처럼···.

'있는 그대로' 마음껏 사랑해보세요.(p.313)

 

저자 : 루나

 

수학 교사로 20여 년간 근무했다. 이때 학교를 수행의 장으로 삼아 저자도 학생들도 성장하였다. 10대 때부터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세상은 어떤 곳인가?’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 철학, 종교 공부를 병행하고, 마음공부, 수행, 시크릿, 트랜서핑 등에 대한 원리를 체화하며 인식의 틀을 확장해왔다. 깨어남, 깨달음, 알아차림, 의식 성장, 치유, 정화, 풍요, 시크릿 등에 대해 자각한 바 있다. 현재는 자기 이해와 나다움, 내면 치유, 의식 성장, 멘탈 관리, 스트레스 관리, 풍요로운 삶에 대한 연구와 공헌을 목적으로 치유성장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휴먼디자인 공인차트분석가로도 활동하며, 사람들이 자기 본성을 이해하고 자신으로 살아가도록 돕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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