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월드 Blue World 1~4 세트
호시노 유키노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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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 분화구처럼 솟아있는 블루홀.

블루홀을 통과하면 태고의 지구로 시공간을 초월한 이동을 할 수 있다. 일종의 '타임 터널' . 

시공간의 통로 [블루홀]이 발견된 뒤, 세계 열강들은 블루홀 너머에 있는 '과거의 지구' 에 대한 지배권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들어간다. 마치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을 집어삼키던 모습처럼 블루홀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선다. 

 
 한편, 영국 스코틀랜드의 '네스 호'. 

'UMA'(미확인 동물)의 대표적 동물인 '네스호의 괴물' 이 등장하는 바로 그 네스 호수. 

미국의 프리 저널리스트인 '해리 스틸' 은 최근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는 거대한 공룡의 사체들에 대한 취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각국 정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은폐되고 있기에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었으나, 해리 스틸은 그 공룡 사체들이 '구멍' 즉, 블루홀에서부터 나온 것들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해리 스틸은 영국 정부가 네스 호에서 비밀스러운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료인 마지, 피터와 함께 소형 잠수정으로 네스 호의 밑바닥까지 들어간다. 호수 밑바닥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구멍을 발견하게 되고, 일행을 태운 소형 잠수정은 강력한 해류에 휩쓸려 구멍을 통과하게 된다.

 그 구멍이 바로 세계 각지에 출현한 [블루홀]들 중 하나.

해리 일행은 블루홀을 통과해 쥐라기 시대의 지구로 이동하게 되고, 원시 생명체의 습격을 받아 피터가 죽고, 해리와 마지도 큰 곤경에 빠진다. 그 순간 그들을 구해준 영국 해군. 

 이미 그 세상에는 영국과 미국이 합동으로 과학 기지를 건설해 둔 상태였다. 해리와 마지는 기밀유지를 위해 연구소의 그록 대위, 진 하트 중위, 카멜롯 교수 등과 함께 하게 된다. 

그 안에서도 미국측과 영국측의 대립은 확연하고, 민간인 과학자들과 군인들의 의견대립도 발생하게 된다. 

그러던 도중 불의의 사고로 건설기지가 완파되고, 현실 지구와 모든 통신 시설도 파괴된 채 쥐라기의 지구에 고립되고 만다. 

문명의 이기는 각자 개인 소지품만이 유일한 상황. 

과연 그들은 쥐라기 세계에서 현실로 무사히 생환할 수 있을까?


만화계의 아서 C. 클라크라고 불리우는 호시노 유키노부의 [블루홀] 연작의 두번째 작품이자 완결작인 [블루 월드]는 이렇게 시작된다.

전작 [블루홀] 이 현실 세계와 과거 세계를 이어주는 '타임 터널' 의 근거와 역할에 대해 설명하는데 비중을 두었다면, 이번 [블루 월드]는 세계 열강들의 이권다툼과 미지의 세계에 떨어진 인간 군상들의 치열한 생존경쟁과 그 안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찰과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야말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공룡, 그리고 그보다 더 광활한 밀림, 역시 끔찍할정도로 거대한 각종 곤충들과 역시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할 수 없기에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식량들. 그리고, 거대할 뿐 아니라 포악하고 공격적이며 사냥에 능한 포식자 공룡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도 포악해질 수 밖에 없다.

그 안에서 드러나는 사람들간의 갈등과, 그와함께 드러나는 깊숙한 밑바닥의 본성들. 

그 뿐 아니라 과거의 세계와 현재의 세계가 영향을 주고 받으며 톱니처럼 맞물려가는 자연의 섭리를 거장의 손길로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체계적이고 설득력있는 설정과 치밀한 구성, 현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수작.

'하드SF'를 보기 힘든 요즘, 정통 SF를 만화로 만나볼 수 있는 최선의 선택~! 



극화체의 그림도 작품과 아주 잘 어울린다.

자연의 거대한 위용을 잘 표현해내는 거장의 손길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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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물고기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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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닐곱 살 무렵에 나는 유괴당했다" 

라는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되는 한 소녀의 이야기.

한 남자의 손에 잡혀 자루속에 던져지던 기억이 아마도 그녀의 첫 기억일지도 모르겠다.

랄라 아스마라는 사람에게 판매되어서, '밤' 이라는 뜻의 '라일라' 라는 이름을 얻게된 아프리카 태생의 소녀. 선량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던 랄라 아스마 덕에, 유괴되어 팔려간 소녀 치고는 올바른 교육을 받게 된다. 물론, 사랑이나 애정과는 거리가 있었을테고, 랄라 아스마의 아들과 며느리때문에 고난을 겪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녀가 겪을 여정들에 비하면 그 시절은 '평탄했다' 고 할 수 있을터.

 라일라는 랄라 아스마로부터 받았던 그 시절의 교육들을 바탕으로 아프리카를 떠나 중동지역을 거쳐 프랑스로, 미국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삶을 시작하게 되고, 역경과 고난들을 지혜롭게 헤쳐나가게 된다.

 

 인간은 왜,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인간이 사유를 시작한 이래 가장 의미있는 질문인 동시에, 무의미한 질문.

인간으로서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질문인 동시에, 인간이기에 영원히 고민해야 할 화두.

라일라는 왜, 무엇을 위해 그토록 떠돌았을까? 왜 그토록 아무런 기억도 남아있지 않은 자신의 근원지  - 고향을 찾아 헤매야만 했을까?

그녀의 삶은 텅 비어버린 삶일까, 가득 찬 삶일까?

마치 고속철도의 창밖으로 사라지는 풍경들처럼, 그녀의 삶은 정신없이 지나간다.

 

 랄라 아스마, 조라, 아벨, 자밀라 아줌마, 후리야, 게오르크 쇤, 들라예 부인, 마리 엘렌, 프리메제아 부인, 노노, 하킴, 엘 하즈 할아버지, 시몬과 베아트리스, 엘 세뇨르...

 그녀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 그녀의 인생에 크고작은 영향을 미치고, 그녀에게 길을 내어주고, 길을 가로막고, 길을 안내하고, 길을 만들어준 수많은 사람들. 그녀를 갖고싶어했던 사람들과, 그녀에게서 위안을 찾고싶었던 사람들과,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

 인생과 인생, 수많은 인생들이 얽히고 또 얽히고 설키고 엉킨다.

 

그들은 왜, 무엇을 위해 그리 했던가?

라일라를 유괴했던 그. 그는 왜 그리 했던가? 무엇을 위해. 그렇게라도 살아야 했던가.

 

수많은 질문들을 만나고, 수많은 목적들을 만나고, 수많은 무의미와, 유의미를 거치고 거쳐, 그녀는 음악을 만난다.

음악이 그녀의 삶 속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의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들은 있다. 그녀의 음악을 통해 치유받고 회복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었고, 그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혼신을 다해 연주했을 터다.

 그것은,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을까, 무언가를 가득 채우는 느낌이었을까? 

 

라일라의 삶 전체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

'표류' '항해' '파란만장' '역경' '미로' 등이 떠오른다. 

그녀의 삶은 부유물처럼 둥둥 떠다니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정말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비참할정도로 가난할때에도 지역에 설치되있는 무료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며 공부했고, 쓰레기 하치장을 뒤지며 살았을때도 쓰레기로 버려진 책들을 쌓아놓고 읽었다.

그녀의 삶은 표류처럼 시작되지만, 결국은 목적지를 찾아내, 항해로 바뀐다.

수많은 역경들이 있고, 수많은 막다른 골목을 만나지만, 역경 속에는 언제나 헤쳐나갈 구멍이 있고, 막다른 골목 역시 벗어날 방법이 있다. 삶이란 언제나 그러하다.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오고, 좋은일엔 나쁜일이 따른다.

하늘위로 높이 치솟은 파도는 반드시 땅 속 깊숙히 꺼지기 마련이다.

 

'르 클레지오의 소설 중 잘 읽히는 편에 속한다' 는 평처럼, 정말 순식간에 읽어내린 작품이다.

라일라의 삶의 여정은 쉼없이 파도가 몰아치고, 바람이 몰아치고, 수영 뒤에 싸이클, 그리고 마라톤까지 완주해야하는 철인 삼종경기처럼 숨가쁘게 진행된다. 그 안에서도 르 클레지오 특유의 서정적이고 현학적인 문장들이 대단히 감미롭고 아름답다.

 이 작품은 라일라라는 한 흑인소녀의 인생 그 자체가, 거대 서구문명에 잠식되어가는 소수민족의 전통문명에 대한 메타포로 보는 해석도 있지만, 그런 거대담론에 파묻지 않아도 충분히 깊이있고 무거우며 어렵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엄청나게 무겁거나, 음울하거나, 어둡지 않다.

색채로 따지면, 온화한 노란색, 그리고 깊이있는 와인색. 이 두가지가 번갈아 펼쳐지는 느낌이랄까.

'밤' 이라는 뜻을 담고있는 '라일라' 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지만, 라일라는 햇살처럼 반짝이는 소녀이다. 그녀를 갖고싶어했던 남자들,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이 충분히 이해될 정도이다.

 

 라일라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언제나 당당했고, 올곧았다.

그녀는 일단 - 지금 당장 어디로 가야할 지 몰랐지만, 그렇다고 울먹이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거나 갈팡질팡 헤매이지 않았다.

현실을 직시하고, 눈 앞, 발 앞. 일단 앞에 놓인 그것을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는 '밝음' 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엄청난 낙관주의자이거나, 낙천적인 성향은 아니었다. 첫 기억이 - 시커먼 손에 붙들려 자루 안에 던져지는 것인 소녀가 낙관주의적이거나 낙천적인 성격으로 성장했을리는 만무하니까.

그런 것과는 차별되는 '밝음' 을 지니고 있었다.

 어떠한 절망과 고통과 위기속에서도, 깊은 어둠속으로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무저갱의 구멍 속에 떨어져도, 꿋꿋하게 사다리를 찾아 한칸 한칸 올라올 것만 같은 밝음.

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만큼 아주 밝고, 아주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

아마, 그녀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 그녀는 그냥 평범하게 내 옆을 지나쳐가는 흑인 소녀였을터.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반짝거리며 또박또박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시커먼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물고기처럼 말이다.

 

 

 

"더이상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이제 나는 마침내 내 여행의 끝에 다다랐음을 안다.

어느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이곳이다."

 

"나는 내가 태어난 땅을 만진다. 내 어머니의 손을 만진다."

 

"이제 나는 자유로우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름을 떨친 나의 조상 빌랄처럼, 노예였다가 예언자 마호메트가 속박에서 풀어주고 세상으로 내보낸 그 사람처럼,

드디어 나는 또 하나의 빌랄 족이 되어 부족의 시대에서 사랑의 시대로 들어선다."

 

p. 27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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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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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작가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책을 보아야 할까??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보아야 한다.

글이고, 그림이고, 음악이고, 많이 보고, 듣고, 느낀것들이 작가 개인의 경험과 철학이 맞물려 상상할 수 없는 산고를 거치고 나면 새로운 작품을 낳아낸다.

 

 한국의 떠오르는 젊은 작가인 김경욱은 자신의 풍부한 독서량을 바탕으로, 아예 태내에 품고있는 '독서' 그 자체를 소재로 한 작품을 낳았다. [위험한 독서] 부터 [황홀한 사춘기] 까지 총 8편의 단편들이 모여있고, 모든 단편들은 창작, 글, 문장, 단어, 읽기, 이해하기 등과 같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독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차용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위험한 독서] 라는 첫 작품은 단편집의 시작답게 그 의도를 확연히 드러낸다. 

첫 단편인 '위험한 독서' 의 화자는 책치료사이다. 치료를 원하는 상대방- 환자에게 환경과 사건, 심리에 맞는 책을 소개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트라우마를 치료해 나간다. 일종의 심리 치료자인 셈이다. 상담을 통해 적절한 처방을 내리고, 그 처방전은 바로 '책' 인 것이다.  [책] 을 이용한 [심리 치료]. '책치료사' 라는 소재는 그 아이디어 자체가 참신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의 설득력도 상당하다. 미술치료, 음악치료도 있는 마당에, 문학치료가 없을리는 없지 않은가? 

 실제로 독서는 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체 게바라는 물론 마오쩌둥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독서는 수많은 위인들의 첫 길잡이였다. 하지만, 독서가 한 인간에게 언제나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니다. 히틀러 역시 상당한 다독가였다고 알려져있다. 지식이란  '힘' 과 같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활용되는 법. 한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책' 이다. 책이란 일종의 '간접경험' 이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이 한 사람의 사고를 바꾸기도 하지만, 간접 경험 또한 그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걸 이용해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을 치료해주는 것이다.  

그 방식은, 환자 - 피상담자의 인생을 한권의 책에 오롯하게 대입시키는 방식이다. 환자-피상담자는 치료사의 추천으로 책을 접하고, 그 책 안에서 자신과 꼭 닮은 등장인물을 만나게 된다. 자신과 같은 일을 겪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등장인물. 그를 통해 환자-피상담자는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사건과 문제점들을 미리 알아챌 수 있고, 그것을 해결하고 이겨내는 과정들을 미리 알아낼 수 있다. 환자 자신과 같은 상처나 과거를 지닌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책을 읽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책의 '해석' 과 '적용' 은 오롯하게 독서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책 치료사는 '안내' 만 해줄 뿐인 것이다.

  

 예로부터 '한권의 책' 은 '한 사람의 인생' 처럼 여겨져오기도 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발터 뫼르스' 등의 작가들은 책에 생명을 부여하기도 했고, '알폰소 슈바이거트르' 역시 '책' 이 갖고있는 무한한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도 했다.

 김경욱 작가 또한 그들처럼 '책' 그 자체에 대한 하나의 담론을 펼쳐낸 것이다.  

  


작가의 창작의 고통을 대변하는 듯한 [천년여왕] 은 극중 화자가 밝혔다시피 일본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맥도날드 사수작전] 은 과장과 익살스러운 표현들 속에 자본주의의 허상과 언론의 기만이 절묘하게 숨겨져있고, [공중관람차] , [고독을 빌려드립니다] ,[달팽이를 삼킨 사나이] 는 현 세대의 결혼, 연애, 육아 등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위트와 날카로운 풍자를 가득 담고 리얼과 판타지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간다. 이 작품을 통해, 훗날 나오게 될 김경욱 작가의 장편인 [동화처럼] 이라는 사실주의적인 연애소설의 태동을 예감할 수 있다. 

 단편집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황홀한 사춘기] 는 한국 사회의 교육현실을 아주 냉정하게 짚어내고 있다.

군대식 기숙입시학원이라는 공간과, 권위주의로 점철되어있는 환경들은 한국의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요소요소에 스며있는 절묘한 상상력들이 사실주의적인 문장들과 어우러져 상당한 시너지를 일으킨다. 리얼리즘을 오히려 극대화 시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유쾌하면서도 씁쓸하고, 허무맹랑하면서도 설득력있다.

 

언제나 이런 멋진 단편들을 만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단편이야말로 작가의 역량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간편하고도 효과적인 창구이다.

김경욱이라는 작가의 단편들은 지나치게 꼬여있지도 않고, 독자들을 현혹시키는 번득이는 반전들이 도사리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들 속에서 주제가 정확하고도 집중적으로 드러난다.

 

쉽고 효과적이다.

그의 작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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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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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십자군 전쟁인 정말 순수한 신앙심때문에 벌어진 전쟁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사실, 그렇다. 국가간의 전쟁이라는 것도 엄청나게 복잡한 시대상이 맞물려 가능한데, 거대한 연합끼리의 충돌이 한두가지 요인으로 일어났을리는 만무하다. 제 1차 세계대전의 발생 원인이 단순히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왕위 계승자였던 프란츠 왕태자가 암살당한 것 때문만이 아니듯, 십자군 전쟁 또한 단순히 비잔틴 제국이 성지인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카노사의 굴욕' 에서 촉발된 황제와 교황간의 본격적인 권력투쟁, 그리고 로마 멸망 이후 분열된 유럽, 쇠락하는 국운을 일으키기 위한 비잔틴 제국 황제의 야욕, 아직 완벽히 자리잡지 못한 왕권체제, 지중해 연안 도시국가들의 상업주의가 뒤섞였고, 그 투쟁의 중요한 무기로 '신앙심' 이 활용된 것이다. 


★1권에서는...

 1권은 1차 십자군 원정의 배경과 활약상이 그려지고 있다. 

 유럽 각지에서 군대를 이끌고 참전한 보에몬드, 레몽, 보두앵과 탄크레디등 경험많은 노장들과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골고루 포진된 십자군 1차 원정대의 수뇌부는 연합체라면 필히 겪게되는 갈등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봉합했다. 그리고, 그들이 이끄는 십자군 병사들은 투철한 신앙심으로 똘똘 뭉쳐있었고, 성지 예루살렘을 해방시킨다는 목표의식에 활활 불타고 있었다.

 이러한 십자군 원정대를 맞이한 이슬람 국가들. 그들은 영토를 침범한 십자군 세력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갖고있지 못했다. 

자신들을 침략한 적들의 정체가 한 국가가 아닌 여러 국가의 연합체, 게다가 종교 연합체라는 사실을 침략 당한지 한참 뒤에야 알아챘을 정도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갑으로 둘러싼 십자군과 맞선 중근동의 병사들은 아마도 탱크앞에 선 보병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압도적인 무장의 차이로 십자군 철기병들은 사막의 이슬람 군대를 짓밟았고, 능숙하게 성채들을 공략해 나갔다.  

게다가 당시 이슬람 국가들은 첨예한 힘의 균형속에서 서로를 견제하기에 바빴다. 유럽 연합군인 십자군을 체계적으로 막아낼 일원화된 명령체계가 갖춰지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시아파, 수니파 등 교파갈등, 아랍과 투르크 및 여러 갈래의 민족갈등이 팽배했다.

  이러한 이점들을 바탕으로 십자군은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지역들을 차근차근 공략해 나갔고, 불과 3년만에 십자군 원정의 기치로 내걸었던 '예루살렘 해방' 을 달성해낸다. 십자군은 해방시킨 예루살렘을 수호하기 위해 지금의 시리아와 팔레스티나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안정을 꾀하였다. 바야흐로 '십자군 국가' 가 성립된 것이다. 유럽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순례 루트를 만들고 순례자들을 보호했으며, 지중해 연안의 도시국과들과 교역을 하며, 항만요새는 물론 거점마다 성채를 건설했다. 

 십자군의 역할이 '공세' 에서 '수세' 로 변화한 것이다.

 

★2권의 이야기!!

 2권은 십자군의 역할변화와 함께 1차 원정의 주역들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되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예루살렘과 그 일대를 정복하고 안정적인 방어라인을 구축한 십자군 국가는 사실 일종의 '식민지' 에 가깝다. 비록 점령은 했지만 그렇다고 도시와 지방에 사는 인구 전체를 물갈이 할 수는 없다. 지방의 영주와 종교가 바뀌었을 뿐,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평범한 시민들은 기독교를 믿는 중동지역 민족들이었던 것이다. 이슬람 국가들과의 국지전으로 인해 십자군들은 꾸준히 줄어들었지만, 자체적으로 그 빈 자리를 메꿀 수 없는 것이다. 십자군 국가에서 손실된 병력을 보충하려면 유럽에서 다시 원정대가 합류해야 했다. 

 십자군 국가 수뇌부의 세대교체는 자연스럽지 못했다. 

경험많은 노장들이 재능있는 젊은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충분히 교육을 시킬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만들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자기 자식들에게 전수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고 유럽으로부터의 2차 원정대가 오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초대 예루살렘의 왕이었던 고드프루아에 이어 친동생인 보두앵1세, 그리고 에데사 지방을 다스리다가  보두앵 1세에 이어 예루살렘왕이 된 보두앵 2세에 이르는 동안 1차 십자군 원정의 주역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절대적으로 인재가 부족한 상황. 인재는 물론 병력마저도 줄기만 하고 보충이 안되는 열악한 정세속에서도 십자군 국가는 명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위에도 언급했던 이슬람 국가들의 첨예한 힘의 균형 때문이었다. 특히 중근동의 바그다드와 이집트의 카이로 사이가 나빴던 것이 다행이었다. 이슬람 국가들은 십자군 국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바다에 인접한 도시들을 공략해 고립시켜야 했으나, 이집트로부터의 해상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그리고 템플 기사단과 성 요한 기사단과 같은 종교 기사단의 출현 역시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십자군 국가가 존속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슬람 정세의 변화

 이러한 정세 속에서, 이슬람은 일대 변혁을 맞이하게 된다. 

분열된 이슬람 국가들을 통합하기 시작한 정복자의 출현이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광대한 영토를 통합한 누레딘은 바그다드의 아바스 왕조의 칼리프로부터 술탄으로 임명받은 인물이었다. 그리고, 이집트의 파티마 왕조까지 손에 넣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눈앞에 두게 된다. 누레딘이 이집트를 병합한다면,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인 교파갈등 - 지금까지도 첨예하게 대립하고있는 수니파와 시아파- 을 해소할 수 있을터였다. 이런 누레딘의 야망은 깜짝 등장한 한 젊은이가 가로채버리는데, 그가 바로 살라딘이다.

 누레딘의 충실한 부하 장수였던 시르쿠의 조카였던 살라딘은 카이로를 받아오라는 누레딘의 명령을 수행하고, 한발 더 나아가 이집트의 칼리프로부터 재상으로 임명 받기에 이른다. 이슬람 권력의 양대 산맥인 바그다드와 카이로 중 하나, 카이로의 권력을 손에 넣은 살라딘은 바그다드의 실세인 누레딘과 대치하게 된다.

 당시 유럽도 대단히 복잡했다. 2차 십자군 원정의 대실패 이후 왕권과 교권의 정면 충돌인 '토마스 베켓 사건' 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십자군 국가들을 돌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지독한 인재난에 시달리던 십자군 국가의 수뇌부의 계속된 실정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지역의 지진과 관대한 권력자였던 누레딘, 그리고 1차 원정대가 구축해놓은 치밀한 방어진과 템플 기사단, 성 요한 기사단의 활약과 그들이 세운 견고한 성채 덕에 생명줄을 유지하게 된다.


★영웅들의 등장

 그리고, 드디어 난세의 영웅, 문둥이왕 보두앵 4세가 등장하게 된다. 

누레딘이 시리아 지방에 일어난 큰 지진을 수습하는 사이 살라딘은 십자군 국가들을 공격하게 되는데, 보두앵 4세는 치명적인 불치병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나섰다. 신체적인 약점은 물론, 지독한 병력부족에도 보두앵4세가 이끄는 십자군은 강대한 살라딘에 맞서 비교적 선방해낸다. 특히, 1만 3천명의 살라딘 군세에 자신의 휘하 기병 500명과 템플 기사단 기병 80명, 580명으로 격퇴한 '몽기사르 전투' 는 기념비적인 전투였다. 

 하지만, 2년 뒤 살라딘의 일격에 생포 위기까지 몰렸던 보두앵 4세. 그 전투에서 오른팔이었던 휘하 장수를 잃고, 템플 기사단의 단장까지 포로로 잡히는 등 큰 타격을 입게 되지만, 살라딘 측의 전략 변화로 양 측은 다행히 소강상태를 맞게 된다.


 2권은 1권에 비해 훨씬 더 재미있다.

우선, 1차 원정은 십자군 원정대 측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았고, 시기적으로도 유리한 점이 많았기에 예루살렘 탈환이라는 목표 자체가 큰 장애물 없이 이루어졌다. 중무장한 십자군 기병대는 연전연승했고, 이슬람 국가들은 우왕좌왕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1차 원정대의 유산 - 십자군 국가는 차지하는 것 보다 지키는 것이 훨씬 더 힘들었다. 십자군 국가는 사실상 지중해와 이슬람 국가들 가운데 끼어있는 작은 섬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재부족과 병력부족 속에서, 장기, 누레딘, 살라딘과 같은 뛰어난 적들을 상대해야 했다.

 계속된 십자군 국가의 실정속에서도 여러 주변 상황으로 인해 간신히 간신히 고비를 넘겨나가는 모습들이 정말 재미있다. 

보두앵 4세나 누레딘, 살라딘같은 뛰어난 영웅들의 이야기도 대단한 흥밋거리지만, 템플 기사단과 성 요한 기사단, 그리고 '크락 데 슈발리에' 같은 그들이 세운 난공불락의 성채들, 그리고, 2권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살라딘의 [지하드] 까지, 볼거리들로 넘쳐난다. 


 3권은 훨씬 더 재미있을 것이다.

살라딘의 대 반격과 더불어 유럽에서도 진짜 영웅들이 맞붙기  때문이다. 


언제나, 역사는 그 어떤 창작물보다 재미있다.

그 사실을 명확히, 느껴볼 수 있는 역사의 향연!!

자, 즐겨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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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미술관 - 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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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란다스의 개' 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거다. 충직한 개 파트라슈와 연로하신 할아버지를 대신해 우유 수레를 끄는 소년 네로. 그리고  네로의 소꼽친구 아로아가 나오는 감동적인 동화.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방송되기도 했다. 동화속에서도, 애니메이션 속에서도 네로는 성당에 걸려있는 루벤스의 그림을 보며 파트라슈와 함께 행복하게 죽어간다. 나는 '죽음' 에 대한 자각을 상당히 일찍 한 편이었다. 국민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죽음을 자각했었고, 이 세상에서의 소멸이라는 것이 주는 공포를 경험했더랬다. (그 뒤엔 영원이라는 것의 공포도 경험했다.) 그래서, 그림을 보며 행복하게 죽어가는 네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죽음은 무서운거고, 슬픈거잖아. 고작, 그림 한 점 보면서, 죽는데 행복하다니, 그게 말이 되?? 이런 마음이었다.


 네로는 무척 가난한 집의 소년이었다. 남들은 학교 다니며 공부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꿀때, 엄마 아빠도 없이 연로하신 할아버지 밑에서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하며 일을 해야했다. 그것도 우유 수레를 끌고 우유를 배달하는 고된 일 말이다. 옛날에는 우유를 보관하는 기술도 없었다. 소에게서 바로 짠 젖을 간단한 가공(한번 끓이는 정도?)을 거쳐 곧바로 배달을 해야 했을터다. 아다시피 우유는 잘 상한다. 그리고 암소들은 새벽녘에 젖이 찬다. 네로는 어른들이 들기도 힘든 우유통(철이나 사기, 나무따위로 만들었겠지) 을 채운 수레를 -파트라슈의 도움이 있었지만- 끌고 다니며 배달을 해야 했을터다. (아마도, 각 집으로 배달을 지역 총판 정도로) 그 때 무슨 아스팔트가 있었을까. 길은 죄다 울퉁불퉁. 수레도 나무로 이어짠 수레. 쇼바-완충장치- 같은게 있었을리도 없고. 게다가 배달부는 현대사회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박봉에 고된 직종이다. 그런 고된 직업을 네로는 어린 나이에 소화해야 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편찮으시다. 하룻동안 버는 푼돈은 그 날 하루 먹을 거 살 돈과, 할아버지의 약값으로 다 사라진다. 하루라도 우유가 안 나오는 날은 그냥 다 굶어야 되는 것이다.  

 그런 네로는 언제나 성당에 걸려있는 루벤스의 그림을 갈망했다. 돈을 내고 볼 수 있었던 거대한 성당화.   

애니메이션판에는 우연히 후원자를 만나 그림을 배우러 다니게 되는데,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안 후원자의 집 자제의 질투에 후원이 끊기데 되어버리고, 그를 가르치던 선생님들은 아쉬워하는 내용도 나오지만, 어쨌든 네로는 순수하게 '예술' 그 자체 을 갈망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얼마나 갈망했으면, 죽어가면서도 그 그림을 보러 오고, 결국 보는 순간 정말 행복하게 생을 놓을 수 있게 된다.


 아마, 느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하루의 피로, 생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아름다운 그림들, 음악들, 무용들, 문학들, 영화들. 

예술의 힘 말이다.  


예술은 그렇게 한 사람의 생에 힘을 넣어준다.

그리고, 인류 전체에게도 큰 역할을 해준다.


이주헌 작가의 전작 [지식의 미술관] 이 미술 입문서였다면, [역사의 미술관] 은 인문적인 가치로서의 '미술' 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지식의 미술관] 에서도 인문적 지식이 풍부했지만, 이번 [역사의 미술관] 은 보다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해설이 곁들여 있다. 제목이 [역사의 미술관] 이잖은가?! [지식의 미술관] 에서 작품들이 담고있는 메타포(은유적인 상징물들)와 그림을 그린 작가들의 시대적 사상들을 위주로 풀어줬다고 한다면, [역사의 미술관] 은 피사체, 즉, 그림의 모델이 된 인물과 사건들의 역사적인 사실: 그리고 그것들을 '예술' 로 기록한 의미에 대해 풀어주고 있다. '기록화' 로서의 미술의 역할을 풀어준다고 하면 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진과 인쇄기술이 발달하기 전엔 미술이 그 역할을 했다. 현실을 예술적으로 담아내려는 노력은 지금도 여전하다. '사진' 이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오며 최근에는 기록화가 거의 사라지긴 했지만, 카메라가 발달하기 전에는 그림이 유일했을터다. 심지어 대중들을 선동하는 역할도 했다. 그림은 사진보다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가 쉽다. 가까운 예로, 북한에는 지금도 여전히 주체미술이 존재하고, 또 계속 발전하고 있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도 대중들을 선동하거나 제어하는 기술은 필요했다! 포스터는 지금도 여전히 그려지고, 많은 광고용 - 즉,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야 하는 - 이미지들은 모두 '예술적으로' 표현된다.

 우리가 큰 감동을 받으면 이런 말을 하잖은가?

 "우와, 예술이다..."

 바로 이 책에 그런 내용들이 충분히 담겨있다. 나폴레옹, 클레오파트라, 루이 14세와 스탈린, 히틀러까지! 

 어떻게 이들은 자신의 업적들을 예술적으로 기록할 수 있었을까?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기에? 무슨 일을 했기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주헌 작가도 거듭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예술은 공부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직관' 에 따라 '감상' 하는 것이 '좋다'.(옳다 가 아니다. 예술 감상은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 은 바로 그런 '직관력' 을 기르기 위함이다. 즉, '통찰력' 을 키우기 위함인 것이다. 플란다스 지방의 가난한 우유 배달 소년이었던 네로가 그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었을리는 만무하다. 그때만 해도 예술은 지배계급만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감과 붓, 종이도 비쌌지만, 그것으로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에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했으니까. 

 그런데,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네로는 이삼일치 밥을 굶어야 그림을 볼 수 있었다.

누구나, 너무나 쉽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주헌 작가는 '그림을 보는 일이야말로 나 자신을 살아있게 하는 방법' 이라고 하셨다. 

그 말을 잘 생각해 보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그림은 감상자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아름답다' 는 거대한 파동. 우리는 삶 속에서 쉬이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무뎌지기 때문이다.

뇌는 지속적인 자극에 약하다. 일정한 강도의 자극은 쉬이 익숙해지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껴지는 감동들에 무뎌지게 한다. 기껏, 우리가 느끼는 자극이란 성욕, 식욕, 물욕 정도일터. 순수한 아름다움에 감동하기란 쉽지 않을터다.

 결국 예술을 즐기는 삶이란, 우리의 뇌에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 생동감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줄터다.


 미술.

어렵지 않 아 요~

일단, [지식의 미술관] 과 [역사의 미술관].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자.

참고로,

데이트 할때 진짜 좋다. -.-)b 


하아....

난 언제 써먹지??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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