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 스페인 고산 마을에서 일궈낸 자급자족 행복 일기
김산들 지음 / 시공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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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었다.

낭만적인 여행지, 정열적이고 쾌활한 사람들, 신선한 해산물.

멋진 조각 건물과 그림같은 풍광.


그래서 이 책의 제목만 처음 봤을 때는 

"스페인의 숲에서 가족들과 함께 산다니. 멋져!"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자 김산들은 인도와 네팔 여행을 계기로 세계 일주를 다니다

자전거 세계일주 중이던 스페인 남자 '산똘'을 만나 결혼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형성되게 만드는 신뢰에 대해 배웠다는 작가는

책머리의 에피소드 안에 남편의 말을 옮겨 전하는데 매우 인상적이다.


"사람이 만나고, 결국 인연을 다해 헤어질 때 서로 상처 주는 일이 가득하잖아?

그때 남은 상처가 너무 깊어 시간이 흘러도 회복되지 않을 때가 있어.

진정 소중한 관계라면 헤어지거나 멀리하게 되더라도 

상대방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떠나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

p.6-7 


사람과의 관계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구와의 관계까지 이 생각을 넓힌 걸까?

2004년 봄에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기 위해, 결혼한 지 1년 쯤 되던 때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 정착해 

200년도 더 된 돌집을 600만원을 주고 살기로 결정하며 

본격적인 산골마을 자급자족 생활이야기가 시작된다.


평소 돈이 생기면 말레이시아의 섬에 들어가 살자, 

네팔 산 자락에 집을 짓자, 태국에서 암벽등반이나 하며 살자던 저자도

막상 무너진 지붕에, 창문 하나 밖에 없는 허물어진 돌 집 한 채를 앞에 두고

망연자실하고 현실적인 문제로 (학교, 집 수리비, 친구, 농사, 먹는 것, 아이 등등)

고민하다가 결국 결정하게 된 것은 남편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고 한다.


가성비와 스피드가 지배적이고, 실수와 실패가 거의 용납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꽤나 낯선 스페인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책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서로에 대한 신뢰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집을 고치는 과정에서

한국 사람과는 다른 스페인 사람의 느긋함과 (대책없어 보이는) 긍정주의는

처음에는 대책없어 보이고 믿어지지 않기도 했다.


"좀 척박해 보이지만 적응하면 괜찮을 거야. 

 진짜 아름다움은 숨겨진 경우가 많아. 

 우리가 그걸 보지 못할 뿐이야." 

라는 남편의 말은 부동산 시세에 울고 웃는 우리나라같으면 

순진한 소리 하지 말라며 등짝 스매싱을 당하기 딱 좋은 말이고


"미래만 보지 말고, 지금 할 일을 먼저 생각하자.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새 답답했던 문제가 술술 풀릴 수도 있거든."

이란 말에선 '미래를 본다는 사람이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냐'는 

타박어린 질책이 BGM으로 자연스레 깔리는 것이 

조금 슬퍼졌다.


고산에서 살며 세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이나

(첫 아이 때는 전화 설치도 안되어 있고, 촛불 아래서 젖을 물리는;;;)

부식토 화장실이나 가마에 불을 지피며 도자기를 구워내는 생활.

꿈에 그리던 텃밭을 만들고 가꾸며 처음 배우는 농사를 전쟁같이 치뤄내다

산골 생활 10년을 넘어서며 비로소 상추 한 포기, 토마토 한 알의 의미를 깨닫는

저자의 일상은 막연한 시골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현실감을 ^^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진 사람에게는 

소소히 쌓여가는 일상이 주는 만족감을 깨닫게 해준다. 

(더불어 전기, 인터넷,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는 수도에 대한 고마움도.... ㅎㅎ)


책을 읽으며 줄 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특별함은 소소한 일상 속에 담겨 있다. 

하나같이 맞는 말이고 새로울 것이 없지만 

과연 아는 대로 살고 있는가? 를 되돌아보게 한다.


인생을 좀 더 여유롭고 (그래서) 풍요롭게 사는 방법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깊이 깊이 느끼게 된 것이 이 책이 준 최고의 힐링이다.


ps : 스페인에서 공부하고 살아보거나, 스페인에 흥미과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스페인 문화를 소개하는 책 속 코너들은 한국에서도 스페인 생활법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좋은 팁으로 꽉 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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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4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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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영국 잉글랜드에서 출생한 저자 제임스 헤리엇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공군으로 복무한 것을 제외하면 

평생을 요크셔 푸른 초원의 순박한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 

그리고 50세가 된 1966년에 그곳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다수의 책으로 펴냈다.


이번에 읽은 책은 헤리엇의 이야기 4로 <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다.

수의사로 동물들 뿐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많은데

이야기마다 드러나는 따스한 시선과 영국 사람의 위트가 재밌다.



유럽을 휩쓸었던 1차, 2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에서 (군대에도 있었고)

과학과 관습이 혼재했던 시대에 살았던 저자의 이야기에 존재하는 온기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총칼 없는 전쟁을 치열하게 치르고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로 업데이트되는 신기술에 피곤함을 느끼는 요즘

시공간의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위안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날 나는 마음을 어지럽히는 오전 시간을 보냈다.

가는 곳마다 변화의 세계로 돌아온 것을 상기하게 되었지만, 

나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한 늙은 농부는 내가 그의 암소한테 주사를 놓자,

"지금은 뭐든지 다 주사로 해결하는군"하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흠칫 놀라서 손에 쥐고 있던 주사기를 내려다보고,

확실히 요즘에는 주사를 놓는 게 내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p.29.


살아가는 와중에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에 관련된 이야기나

생사를 오고가는 동물을 치료하면서 겪는 '일터'에 관한 이야기도

마냥 목가적이지도 않고 낭만적이지도 않게 진솔하게 쓰여있어

더욱 몰입이 된다. 


암소의 난산 과정에서 갑자기 깨달음의 물결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낀

수의사 헤리엇.

제왕절개 수술을 하다 생명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이 아니라, 

이 힘든 일을 애당초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까 하고 바라며

애초에 암소를 도축장에 보내겠다는 주인의 제안을 따랐다면

죽을 고생을 하지 않고 평화롭게 왕진이나 다녔을 것을, 하고 생각하다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깨달았다는 

저자의 고백과

그 당황스러운 과정에서 실습생을 탓하려고 했고 호통을 쳤던 것을

바로 사과하고 그의 도움에 감사를 표하는 모습은

지극히도 인간적이고 또 비현실적(?)이어서 

이런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장 작은 동물부터 가장 큰 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환자를

최선을 다해 치료하지만, 그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하는

의료인으로서, 

잘 알고 지내는 이웃의 자식같거나 전재산인 가축과 동물들을 치료하는

부담감을 늘 느끼고 있는 직업인으로서

그의 솔직한 좌충우돌과 불안과 안심을 넘나드는 일상들은 

영국 BBC에서 TV시리즈로도 제작되어 2,000만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사람들과 동물들이 최선을 다해

서로에게 책임감있는 사랑과 헌신을 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하는 웃음과 치유, 감동이 있는 책

<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의 이야기 시리즈들을 더 찾아 읽어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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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백 - 갑질로 어긋난 삶의 궤도를 바로잡다
박창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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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또 검색어에 오른 사람이 있다.

호기심에 클릭하고, 기사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소위 '땅콩회항'이라는 전무후무한 일에 얽혀 삶의 궤도가 완전히 흔들렸던

박창진 사무장은 이 기사를 어떤 마음으로 읽었을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항로를 벗어나게 되는 순간.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침묵을 깨고 양심의 목소리를 낸 사람은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가? 

 

그가 땅콩회항부터 직원연대까지의 기록을 책으로 펴냈다.


훤칠한 외모와 능력으로 인정받던 VIP 담당 승무원이자

회사 홍보 모델이기도 했던 사람.

사무장으로 진급하고 객실 전체를 책임지는 팀장이 되어 승승장구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황당한 갑질로 원치 않게 사회의 주목을 받고, 

믿었던 회사와 동료로부터 모함에 휘말리게 되며 

열심히 성실하게 노력하면 행복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깨지고

몸 바쳐 일했던 조직에서 버림받고 모욕을 당하고 건강까지 상하는 과정은

읽을 수록 씁쓸하고 처참할 뿐 아니라 무섭기까지 하다.

그 시작이 특이했을 뿐이지, (고작 땅콩 때문이라니....) 

사실 누구에게나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비리에 저항한 동료를 부담스러워하며 피했다는 솔직한 자기 고백과 

노동자이자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촘촘한 기록을 통해 

남들처럼 언제든지 갈아 끼울 수 있는 부속품에 불과했다는 아픈 깨달음이

그저 넋두리나 원망으로 끝(날 뻔 했지만)나지 않고

사람이 먼저인 상식적인 회사,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고

행동하며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치색이 짙은 사람도 아니었던 박창진님이

오로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시작하게 되는 과정은

스스로가 감당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지켜낼 수 없다는 

어찌보면 냉정한 진리를 확인하는 길이다.


조직의 보스에게 갑질을 당할 때, 사회의 '갑'들에게 행패를 당할 때

망망대해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난 몸이 상어떼에게 뜯기듯 너덜너덜해지는 비참함과 외로움을

버티고 견뎌내고 있는 것을 책으로 읽는 것은 괴로웠다.


하지만 세상의 견고함과 무심함에도 포기하지 않고

유혹의 순간에 현혹된 실수, 방관자였던 모습을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무엇보다 적극적인 '자발적 복종'으로 회사와 동화되어 살았던 

'을'의 삶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대한항공직원연대 노조를 시작한 저자의

'나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을의 비행'에 희망의 태동을 보았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나의 존엄을 위한 투쟁이 누군가의 마음에 불씨를 일으켜 

작은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비록 견고한 세상은 쉽사리 바뀌지 않겠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의 외침이 계속해서 울려 퍼지다 보면

분명 다른 사람들의 가슴속에도 저마다의 존엄이 깨어날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그 하나하나의 존엄이 깨어날 때마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이 올 가능성이 커진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나는 내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것이다.

나 자신의 존엄을 사랑하는 게 가장 강한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중략)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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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장민주 지음, 박영란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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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같은 제목이다.

마음 속에서 입 밖으로 불쑥 튀어나올까 의식하며 꾹꾹 눌러담았던 말.


"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다른 사람을 위로할 때 우리가 고심끝에 (혹은 의례적으로) 건네는 말에

오히려 더 휘청대는 마음을 저렇게 간단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저자의 이름은 친숙한데 소개를 읽으면 새삼 '아, 그랬어?' 하고 놀란다.

사람의 감정도 이런 것일 거란 생각이 든다.

우울증, 무력감이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나의 일로 닥치면 새삼 놀라게 된다.

마치, 저자의 이름을 읽고 한국인이라고 미리 생각한 것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게된 것 처럼.



저자는 예민한 성격과 허약한 체질을 타고 났다고 스스로 말한다.

이런 디폴트값에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아빠와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 좀 즐겁게 살아봐"라고 긍정주의를 강요하는 엄마

(라고 하지만 사실 누구나 하고 있는 말이다. 스스로에게조차도)

를 더하면 자신을 온전히 이해받기란 극도로 어려운 일이 된다.


결국 열등감, 따돌림으로 인한 외로움, 스트레스가 겹치고 겹쳐

우울증이 악화되었고 이대로 살고 싶지 않다는 불안감에 자살까지 시도한 저자.


그녀가 살기 위해, 

자신의 병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할 필요로 시작한 심리학 공부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며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 증상, 완화시키는 과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책에 풀어놓았다.  


먼저 우울증 자가 진단으로 자기의 우울감을 체크해보자.

증상이 심할 경우 전문가와 상담해보라는 작가의 말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우울감/우울증을 파악하는 첫 단계이다.

성장하여 삶의 각 단계마다 과업을 부여받으며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는 

당연한 인생의 경험을 여러 차례 겪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이미 경험한 사람들은 그래서 자기 사례를 들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의 시기를 빠르고 수월하게 넘기길 바랄 수 있다.  

하지만 각자가 겪는 아픔의 질량과 크기는 각자만이 아는 것이다.


남들과 다르게 통증에 매우 예민한 사람이 있듯

좌절과 상처가 심하게 느껴져 정상적으로 사고하기 어려운 때를 만나기도 한다.

이럴 때 실질적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위로나 격려의 말이

오히려 우울감을 증폭시킨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 패턴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공부한 심리학을 통해

나를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면밀히 살펴보기를 깨달은 저자는

'인식개선' '사회적 지지' '정서적 연결'과 '자기 인식'이라는

감정훈련에 관한 네 가지 요소를 독자에게 소개하고 스스로도 활용하고 있다.


슬럼프와 어려움, 아픔과 고통은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심리학도 원인을 찾아 해결(원인의 제거)하려는 방식에서

고통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나보다.


좋아질 거라는 믿음이나 긍정주의가 때론 압박이 될 수 있다.

격려나 지극히 당연한 격언같은 말들에 죄책감과 부채감이 들 수 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나쁜 의도였던 것이 아닌 것처럼

그렇게 느끼는 나도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저자의 경험과 반복된 깨달음, 저자의 일기장이나 주변의 편지글을 통해

서서히 스미듯 마음 속에 받아들이게 된다.


ps: 고양이를 기르며 사랑과 감정의 교류가 꼭 등가교환되지 않음을

스스로 깨달으며 소원했던 부모와의 관계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

저자의 변화는 '관점'과 '시야'의 전환이 미치는 결과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했다.  역시 답은 고양이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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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5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장사는 돈관리다 - '구멍'은 막고,'돈맥'은 뚫는 알짜 장사회계
후루야 사토시 지음, 김소영 옮김, 다나카 야스히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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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저거 안되면 장사나 하지" 가 얼마나 얄팍한 생각인지는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따져본 적이 없다면 이 책 <장사는 돈 관리다>를 꼭 읽어보길 권한다.

장사가 되든 안되든,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있다.
덩치가 큰 것부터 얘기하자면 월세, 재료비, 인건비, 전기세, 홍보비...
기껏해서 큰 맘 먹고 앱이나 SNS를 통해 홍보하고, 각종 이벤트를 해도
광고비를 넘는 수익을 지속적으로 내기 어렵다면 근원적인 해결책을 생각해 볼 때다.

비용은 아끼면서 이익을 내는 '돈 관리법'이 중요한 이유이다.


버는 것 같은데 남는 게 없다.
열심히 하는데 정작 내 인건비를 빼면 이익이 안 난다. 는 사장님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답을 해보시면 좋겠다.

1. 도대체 몇 개를 팔아야 남는 장사인지 계산한 적 있나요?
2. 카드 수수료, 배달 수수료, 재료비 정확히 알고 있나요?
3. 알바 한 명 고용하면 얼마나 더 팔아야 할까요?
4. 가격 할인, 광고 이벤트, 언제까지 해야 '흑자'가 날까요?
5. 갑작스러운 경비 지출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나요?

장사를 해 본 적이 없는데다, '회계'는 고사하고 '숫자'라면 자신감이 뚝 떨어지는 내가
"과연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하며 선뜻 책을 펼치기 두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결론은? '한계이익'이라는 개념을 얻었다.

저자 후루야 사토시도 회계에 익숙하지 못했던 사람이다. 
일본에서 꽃집을 경영하며 '매출중심'에서 적자를, '한계이익'을 중시해서 흑자를 본 경험을 충분히 살려
차근차근 책을 읽다보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으로 자영업자나 일반 직장인에게
'한계이익 중심의 경영방식'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장사를 하지 않아도, 자영업자가 아니어도, 책을 읽어보길 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속한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지 알아야 회사와 업무에서 큰 그림을 볼 수 있기 때문.
흐름을 알아야 뒤쳐지거나 역행하지 않고, 회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개념을 심어주는 책
<장사는 돈 관리다>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돈은 '저절로' 모이지 않는다
2장. '얼마'를 벌어야 돈이 남는가
3장. '한계이익'에 빠지다
4장. '이익'을 시뮬레이션하다
5장. 숫자만 채웠을 뿐인데 '돈의 흐름'이 잡히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2장과 5장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설명보다 질문과 답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의 전개 방식도 
어려운 경제, 회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2장과 5장에서는 간단한 이미지와 수식으로 보다 어려운 용어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잡게 해준다.

영업이익(본업의 이익)=한계이익-고정비
한계이익=매출액-변동비

라는 수식에 꽃집 경영으로 실질적인 숫자를 직접 대입해서 '마법의 안경'을 씌워준다.

결산서에서 반드시 봐야할 2가지 처럼
지금까지 배웠던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도록, 몇 번이고 반복학습을 해주는 
회계의 00 학습지 같은 느낌도 얻었다.
이렇게 구체적인 예를 들어, 쉽게, 독자의 눈높이에서 중요한 개념을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라니. ㅎㅎ

숫자가 귀찮고 새로운 걸 접할 시간이 없는 독자들도
그냥 책을 읽기만 하면 머리 속에 새겨지는 개념 '한계이익'

그리고 '이해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큰 차이를 언급하며
머리로 이해하는 한계이익을 현장에서 계산하며 써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5장에서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예측자금 조달표를 작성하고 활용하는 법, 광고를 내기 전에 비용대비 효과를 계산하는 법,
'사람을 고용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3가지', 이익의 시각화 같이 
조금 귀찮더라고 일단 실천하게 되면 확실히 경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진다는
저자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확신에 찬 호소(!)를 읽다보면
숫자와 회계에 가려진 '순이익을 내는 경영의 기본'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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