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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 ㅣ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 지음, 김난주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전 노르웨이의 숲이 예쁜 포장지를 (크리스마스와 잘 어울리는 빨갛고 초록색으로) 두르고
다시 서점의 윗자리를 차지했다.
하루키의 소설을 매우매우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집착적으로까지 보이는 그의 묘사, 특히 음식과 맥주에 대한 묘사때문에
종종 밤에 손을 뻗기 꺼려할 때도 있었다.
이번에 이벤트로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이 펴낸 이 책을 영접하게 되었다.
세상 사람들 생각은 다들 비슷비슷한가보다 ^^
깔끔한 표지! 플레이트 위에 함께 할 요리들을 품고있기에 적당한 느낌이다.
진짜 좋아하는 달걀 (요즘 30개 한 판에 만원이 넘는 고급진 음식;;)을 이용해서 쉽게 만들 수 있어 보이는
오믈렛에 대한 그의 평가이다.
80엔짜리를 800엔으로 만드는 것이 프로의 솜씨.
누구의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인연과 인생. ^^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오믈렛도 해본 사람은 알텐데.
뒤집기 과정에서 속에 넣은 재료들을 우르르 프라이팬에 쏟아낼 때의 난감함이란.
오믈렛에서 스크램블드 에그가 되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맛내기 포인트! 요리마다 붙어있는 이 포인트도 꽤나 쏠쏠하다.
다른 서평단분들도 책을 읽고 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요리를 해 드셨다는 글을 꽤나 올리셨는데
나역시, 일요일 아침을 꽤 멋지게 성공한 오믈렛으로 먹었다 ^^
요리를 좋아하고, 하루키의 책을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소 장황하게 들릴지언정 진지한 어투로 끝까지 설명해본 적이 있는 경험이 있다면
혹은 그런 얘기를 들을 때도 귀찮거나 지루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무려, 모임을 만들어 책까지 냈다는 것에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 (내가 뭘 했다고;;;)
나도 소소한 글들을 모아서 내 나름의 독후책(?)같은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tip : 바게트를 사랑하는 나에게 눈이 동그래지는 팁이 책에 실려있어 공유코자 한다.
<딱딱해진 바게트를 맛있게 먹는 법>
``` 분무기로 가볍게 물을 뿌린 후 호일에 싸서 오븐에 데우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분무기가 없을 때는 그냥 살짝 물을 뿌려주면 된다.
작품 속에서 '나'는 처음 방문한 그녀의 집 부엌에서 이 묘기를 보여주는데,
그렇게까지 하면 어째 좀 보는 사람이 기가 죽을 것 같다.
- 매우 동감한다. 남의 집에서 할 만한 것은 아니다.
오븐이 없다면 전자렌지용 그릇안에 바케트를 넣고 살짝만 돌려줘도 굿.
물을 너무 많이 뿌리면 바게트 죽이 될 터이니 조심!!
애초에 바게트를 남기지 않고 먹어버리면 그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