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3 - 일본 개항 본격 한중일 세계사 3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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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보다 1000원 오른 <본격 한중일 세계사> 3권이 나왔습니다.

이 사연(?)을 얘기하는 작가의 말 부터 빵빵 터집니다.


2권에 비해 약 100페이지 넘게 분량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어쩐지 두툼한 것이 살짝 부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재기발랄한 작가의 말과, 웹툰을 보는 것 같은 위트있는 그림들이

19세기 동양 근대사에서 일본의 개국과 근대화를 촘촘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부터 초발랄!

19세기 동양 근대사는 

곧 우리나라 (대한제국)의 흥망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역사의 잔재가 여전히 우리의 일상에 (일본의 계속된 망언 etc)

불편함과 '발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오히려 흐름을 끊지 않고 자세히 보아야 할 것입니다.

글자로 읽으면 지루하거나, 이해가 잘 되지 않거나, 지나치게 복잡한 내용

유쾌한 만화로 직관적으로 인지가 됩니다.


+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만화를 읽어보면 암기까지 되는

기특한 역할도 할 수 있는 고마운 책입니다. ^^


이 만화를 본다면 '애로호'를 절대로 까먹지 않겠지요. 하하하하.




도대체'왜구'에 불과했던 일본이 어떻게 '절대반지'를 손에 넣고

여전히 파워국에서 빠지지 않고 있는지 (요즘 좀 간당간당합니다... 후후후)

책을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 

우리나라의 그 시절이 생각나며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떨까? 하는

부질없는 상상을 하며 아쉬워지는 역사적인 포인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두꺼운 (본문만 456페이지! 주요사건 및 인물을 정리한 것까지 460p) 

을 끝까지 독파하게 만드는 두 번째 요인입니다.


재미있는 내용 전개로 쭉쭉- 진도를 빼며 한 번 통독하고,

두번째로 읽을 때는 우리나라 보다 먼저 서구 세력에게 개국당한 일본이 

도대체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가져온 결과가 무엇인지를


(물론 그들도 개국파와 양이파의 여론으로 나뉘어 엄청난 갈등을 빚었고

막번 체제의 균열과 쇼군 후계 구도를 둘러싼 파벌 갈등에

다 필요없고 왕정으로 복고하자는 운동까지 더해져 

말 그대로 혼란의 카오스를 겪었다는 점은 오늘의 '위치'를 더 돋보이게 하죠)


지금 중국과 한국과는 다른 입지를 구축하게 되었는지를 따져보면

(작가의 의지와 독자의 지지가 만난다면 당연히!) 다음에 이어질

시리즈의 맥락을 연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말투는 재밌고 가볍고 (아, 인터넷 용어들에 딱히 큰 거부감이 없다면 ^^)

내용은 묵직하고 여운 남는 재미있는 역사와 정치 이야기.

<본격 한중일 세계사 3> 강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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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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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걷다보면 어느새 '토닥토닥'해주는 길이 있다면

그리고, 그 길이 나의 생활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면

그래서 언제든, 마음이 내키면 가벼운 마음과 몸으로 훌쩍 떠날 수 있다면


그럴 생각만 해도 뭉쳐있던 어깨의 긴장이 조금 풀리는 사람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 나왔다. 

<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번역가 아내와 기자 남편이니 사실 9 to 5에 얽매여 있는 직종은 아니다.

부럽기도 하지만, 그럴 수 있었던 작가들의 노고로 

전국에서 가장 걷기 좋은 아름다운 산책길을 62곳이나 알게 되니 좋다.


추천하는 곳이 몇 군데 되지 않는다면 곧 사람들이 북적여

호젓한 산책을 즐기지 못할 지 모른다는 우려는 잠시 넣어두시라.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지는 논외다.

늙은 나무의 냄새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오솔길.

잣나무 껍질이 눈처럼 내리는 숲길.

동네 강아지랑 인사할 수 있는 시골의 골목길.

시간을 잘 맞추어 가면 홀로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성곽길.

가슴이 탁 트이고,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간다면 감동까지 얻는 바닷가 길.


책의 어느 페이지를 펴도, 당장 떠나고 싶은 길들이 소개된다.

좋은 여행지로 가기 위한 준비는 거창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간촐할 수록 더 좋다.

비용, 계획, 일정에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간결하게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커피가 담긴 보온병, 플란넬 (혹은 편의점) 돗자리, 책을 들고


타박타박 가볍게(1부), 사색하며 깊게(2부),

구석구석 천천히(3부), 느릿느릿 오래(4부)를 걸으면 좋겠다. ^^



특히 미리 다녀온 사람으로서 주는 꿀팁 12가지는

꼭 숲길이 아니더라도, 여행을 계획할 때 완벽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볶는 스타일의 사람들(aka 나;)이 염두에 둬야할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일상이 여행이 되게 만드는 마법같은 순간의 사진.

사진으로 찍었지만 곰곰히 뜯어보면 특별할 것 없는 동네 길이다.

아무렇지도 않고 어쩌면 지겨울 정도로 매일 왔다갔다 했을 길.


그러나, 이 길을 걸을 때의 마음과, 함께 걷는 사람 혹은 음악이

그 길을 걷는 '순간'을 여행으로 탈바꿈 시켜주지 않을까? 


이 사진을 본 순간,

매일 지나치는 출근길과 퇴근길, 장보러 나가는 길, 카페에 가는 길을

머리속에 떠올려 보게 되었다.


어쩌면 여행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그래서 내 마음이 시끄러울 때 토닥여줄 수 있는 공간이 있음을

책을 보며 다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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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이야기 -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피엘 드 생끄르 외 지음, 민희식 옮김 / 문학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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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00년간이나 까다로운 프랑스인들에게 사랑받은 우화집이 있다.

피엘 드 생끄르 외 많은 작가들이 쓴 <여우 이야기>


프랑스 지성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우화집이라고 소개될 정도로

인간사회의 모든 것을 동물에 빗대어 유머보다는 위트있게 풍자하고

그 동물들의 관계성과 이야기로 인생의 지혜를 설파하고 있다.


인간의 어리석음, 탐욕, 허세를 따끔하게 꼬집으며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차갑고 냉정하게 경고하는 프랑스의 '에스프리(esprit)'.


그래서인지, 아동들의 필독서로서만 사랑받은 것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오랜 세월, 와인처럼 두고두고 묵혀서 읽히고 있나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생각하는 꾀많고, 남을 잘 홀리는 '여우' 와

음흉하고, 사나우며, 끈질기게 호시탐탐 적을 노리는 '늑대' 의 이미지가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인식되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등장하는 여우에겐 이름이 있다. 

고대 게르만어로 '충고'와 '강한'의 합성어에서 생긴 '르나르'

'유력한 충고자', '지혜로운 자'라는 의미의 여우가

'이장그랭'이란 이름의 늑대와 만나며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여우를 조카라고도 부르는 어수룩한 면이 있는,

용맹하고 잘난 나리인 늑대 '이장그랭'과 

늑대의 완력에 결코 뒤지지 않는 교활함을 가진 여우 '르나르'가 

(각각 이름이 있는) 수탉, 개, 사람 등의 캐릭터와 꾀와 힘을 겨루는 모습이

때로는 재미나게, 때로는 안쓰럽게 나와 스토리를 예상하며 읽는 묘미가 있다.


우화집답게, "남 일이려니"하고 읽다가

어느새 내 모습을 거기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800년 인기 비결이다.


그리고, 이 우화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어린 아이가 그린 것 같은 수채 일러스트.

이 일러스트만으로도 책을 손에서 놓기 아쉽다.

엽서로 만들어 쓰고 싶을 정도로, 선이 없는 편안한 그림체에

자유분방하지만 함께 어울려 예쁜 색의 밸런스를 맞춘 컬러감이 멋지다!!



1. 여우와 늑대의 전쟁-오늘은 무엇을 먹지?

2. 필요는 늙은이라도 움직이게 한다.

3. 모든 것을 원하는 자 모든 것을 잃는다.


의 3 챕터를 읽는 동안, 다른 동물들의 비난을 들으면서도

그들의 얘기에 빠지지 않고 자기 일을 자기 내키는 대로 한 여우가

결국은 그들 앞에 멋지게 고개를 들고 씨익- 웃는 모습이 

유쾌하고도 위트있게 머리 속에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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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사람
웬디 미첼.아나 와튼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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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마냥 반갑진 않습니다. 

무병장수한다면야 모를까. 

쇠잔해지고 노화되는 몸에 질병이 온다면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에게 짐이 되고야 만다면

(물론 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라고 위안해보아도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니까요.)

그것만은 결코 사양입니다.


문제는, 몸이나 정신, 마음에 오는 질병을 예방하고자

식사도 조절하고 운동도 하고 마음도 착하게 먹는 등 노력을 해도

결코 막을 수 없는 질환이 너무너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내가 알던 사람>의 저자 웬디 미첼이 그런 경우입니다.

58살에 조기 알츠하이머, 즉 치매 판정을 받은 사람.

싱글맘으로 두 명의 딸을, 독립적이고도 훌륭하게 키워낸 사람.

NHS(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 의료지원팀장으로 

20년 간 그 분야의 '도사'로 불리우며 워커홀릭에 가깝게 일한 사람.


의료분야에서 일한 사람임에도 본인이 '치매' 진단을 받고 나서야

세상과 나라, 정부와 시스템, 심지어는 의료인들 조차도

'치매'에 얼마나 익숙하지 않은지 (혹은 포기와 절망적인지) 깨닫는 과정을

차근차근 적어놓으며 '소외감'을 피력하는 부분은

일반인인 우리에게도 거리감을 상쇄시킵니다.



일단 병에 걸리면 그 사람의 지위고하,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느끼는 '환자'가 되니까요.

작가가 쓴 책에는 중간중간 '편지글'이 나옵니다.


바로 웬디 본인이 언젠가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될 자기에게 쓰는 편지에요.

그 편지를 읽다보면 괜시리 눈물도 나요.

환자 이전의 삶이 모조리 지워지는데, 경과는 사람마다 다르고 

치료약은 요원하고....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했던 기억조차 잃을까봐

사랑하는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게 될까봐

그리고 우리가 모두 익숙한 '치매환자'하면 떠오르는

병든 노인(주로 여성)이 안개가 가득찬 눈을 초점없이 뜨고

병상의 침대에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모습이 자신의 마지막이 될까봐

두려워 하며, 생의 매 순간을 '나'로 살려는 노력에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남의 불행이나 아픔을 계기로,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을 되돌아본다는 것이

썩 달갑지는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노화'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거의 공평하게 주어진 운명이니

남의 일 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되진 않아요.



영화 [스틸 앨리스]의 큰 에피소드를 제공한 

치매 초기, 중기, 말기의 환자들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기회'가 또 언제 어디서 다가올 지 몰라, 

모든 도전과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 모습들은 

그야말로 '희망'과 '용기'를 줍니다. 

혹은 치매 환자가 지인이나 가족 중에 있는 분들에게는

새로운 시각과 더불어 힐링도 되는 에세이 <내가 알던 그 사람>


추워지는 계절, 사람과 삶,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기에 딱 좋은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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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건너다
홍승연 지음 / 달그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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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이 주는 위로가 있어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갑자기 찡-해져서 

눈물이 난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는데.

역시 그런 동화책을 만났습니다.


<슬픔을 건너다>

빨간색 표지가 인상적이죠?

표지의 느낌도 정말 부드럽고 좋아요.

빤질빤질한 재질이 아니어서, 표지만 몇번씩 쓸어보는데도 기분이 좋네요.


저 아래, 유리병에 동동 매달린 아이가 주인공이에요.

까맣게 나올 때도 있고, 하얗게 나올 때도 있어요.

표정을 짐작하기 어려운 얼굴입니다.

그러니, 언제고 읽을 때마다의 내 얼굴이 곧 그 표정이 될 거에요.


그런 날이 있어.


당연했던 일상이

간절한 희망으로 변해 버리는

그런 날.

.

.

.

나를 둘러싼 세상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지는,

그런 날.




누구에게나 있는 '그런 날.'

그런데 오늘 내가 '그런 날'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외롭지 않았다면.

누군가는 오늘이 '그런 날'일 수도 있었겠다. 하는

짠한 마음이 들었어요.


나의 외로움, 괴로움, 속상함에 파묻혀 있다보면

다른 사람 몫까지 챙기기란 불가능하지만

내가 그렇지 않을 때는 주위를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글밥은 많지 않아요.

동화책이니까요.

어려운 말도 없어요.

그래서 더 몇 번씩 읽게 됩니다.


청소년 이상 성인들이 읽으면 좋을 힐링동화책이에요.



온통 흑백의 뾰족뽀족한 공간 속에 있었던 캐릭터가

점차 색을 찾고, 부드러운 선 안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그 캐릭터만큼 독자도 회복과 치유가 이뤄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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