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고영 지음, 허안나 그림 / 카시오페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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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직관적인 제목이라니!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 책에 시선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요즘 작가들은 다들 제목학원을 다니는건가?

지금보다 좀 어렸을/젊었을 때는 저런 말이 그냥 우스개 소리인 줄 알았다ㅏ.

다크서클은 남의 일이고, 

회식으로 신나게 술 마시고 달려도 죽을 것 같지 않았던 시절.

직장 선임들의 책상에 "저걸 다 먹으면 배부르겠다" 싶을 정도로

총 천연색의 영양제가 열과 오를 맞춰서 있는 걸 보고, 남의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하루하루가 다를 줄이야.

"운동해~ 잘 챙겨 먹고. 몸에 나쁜 거 먹지 말고" 하는 애정어린 잔소리를  

"네~" 하고 들었을 뿐 귀담아 듣지 않았던 그 시절이 후회된다.

20대에 만든 근육으로 40대 이후를 버티는 거라는 얘기를 듣고도 

땀 흘리는 거 싫고, 직장에서 돌아오면 영화 틀어놓고 야식 먹거나 

컴퓨터 앞에서 노는 것이 매일의 소확행이였던 

(사실 지금도 그 행복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때.

주말이면 실컷 늦잠을 자고, 

침대에서 손을 뻗으면 모든 것을 잡을 수 있도록 세팅하고

하루 종일 뒹굴뒹굴거렸던 때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내려올 산에 왜 올라가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멀리까지 -짐이 될 것 같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걸 

왜 좋아하는지,

한번 사는 인생인데, 먹고 싶은 거 좀 먹으며 살지 

뭐 그리 몸매를 가꾸겠다고 애쓰는지를....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과는 상종하지 않고 지냈었다.


학창시절부터 땡볕아래 운동장을 뛰는 일은 벌 받을 때 말고는 없었기에 

추호도 무인도에 저런 것들을 가져갈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원래부터 운동을 좋아하는 스포츠맨들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람이 한번 확- 꺾여서 엄청난 병원비를 내고 누워 있어 보거나

지금까지 잘 움직이고 기능하던 신체의 각 조직과 기관들이 삐그덕 거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슬프게 드러낼 때 (주로, 뭐가 잘 안되어 고통을 주는 방법으로...)

그제서야 뭐라도 좀 해봐야지- 싶다가도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였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 고영은 어떻게 운동러로 거듭났는지를 알고 싶었고

멋진 몸매가 아닌, 생존하기 위한 체력을 키우는 팁을 얻고 싶어 책을 읽었다. 


목차만 읽어봐도 공감 100배.

다 어디서 들어본 말이다. 내가 직접이든, 친구를 통해서든. 

그래서 낄낄 거리며 읽게 된다. ㅎ

운동을 하면서 내 몸의 허접함을 절감할 때, 

더욱 엄격하게 열정을 불태우며 '극복' 하는 것 대신에 

길게 지속하는 운동을 위해 '타협'을 해야할 때도 있다고 권하는 작가님. (사랑합니다)

내가 왜 이 돈을 내고 이  벌을 받으며 먹는 것도 감시 받나-_- 

서러운 생각이 드는 PT시간을

다른 사람의 성과나 

몸에 안 좋은 음식들을 하나하나 사진까지 찍어가며 기록하는 집착보다는

자신의 목적에 맞는 -특히 근육 늘리기과 건강 지키기라면- 운동법을 선택해서

포기할 수 없는 먹는 것 대신 운동량을 조금 더 늘리는 방법으로 돌파하는 모습에

공감갔다.

 

나 혼자만 지진이 난 듯, 플랭크 몇 초에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내 몸에 어딘가에도 근육이 있구나-를 실감하게 만드는 뻐근한 근육통 때문에 

운동하러 갔다 병 얻는 거 아냐? 하며 

슬쩍 그만 두고 싶은 초보자의 마음을 확- 낚아채는 글도

'이미 해 본 사람'의 경험과 연륜(!)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잘 표현해낼 순 없을 것이다.


연예인들이나 시간 많은 사람들만 관리받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운동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작가도 나와 다를 것 없는 바쁜 직장인의 삶 속에서 

꾸준히 그리고 성실히 운동을 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노력했고, 


PT, 헬스, 요가, 스트레칭, 홈트 (드러누워 파닥거리기 ㅎㅎㅎ) 를 루틴으로 돌리면서

자기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운동을 하면서 술과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끊고, 

다치지 않고 오래 운동하려고 공부까지 하는

작가의 모습이 살짝- ㅎㅎ 괴리감도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운동 좋아하는 사람은 변태라는 말에 공감 100000%!)

이제 동양인들에게 진정 감사한 음력 설이 다가오고 있으니

한번 더 결심해도 좋을 것 같다.


같은 돈. 병원비로 쓸 것인가, PT(혹은 다른 운동) 비로 쓸 것인가?

나날이 빠져가는 근육과 그것을 감춰주려 불어가는 지방을

'멋'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그냥 두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작가님처럼 무려 '마동석'을 꿈꾸는 게 아니라면

이 책에 나온 것을 다 따라하려는 욕심은 내려두고, 

유병장수를 막기 위해 뭐라도 지금 바로 시작해보자! 

간단한 스트레칭과 계단 오르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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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20-01-23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이런 제목에 손이 어찌 안 갈 수 있을까요?
제목학원에 다니신게 분명합니다^^ 공감 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