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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평점 :
홈쇼핑이 취미에요-
그렇다. 얼추 7년차가 넘어가는 듯.
뭐든 일 년만 견뎌도 견적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 정도까지 해서 생긴 노하우(? 중에 하나가
그 중에 하나가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리뷰를 꼭 찾아 보는 것이다.
근데, 똑 참고만 하면 좋으련만 남의 얘기를 자꾸 섭렵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타인의 평가를 같이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이런 인간잣대 같으니.
‘마음의 소리‘ 라는 웹툰의 인기가 식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나만 자책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 하고 싶지만,
원조 뇌색남 러셀씨는 그런 위안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이 수필집은 1872년생이 58살이 되던 1930년에 집필한 글이다.
19세기에 기본 인격을 형성한 사람이 20세기를 넘어서면서 서술한 것.
여러 분야에 걸쳐 행복을 찾는 방법에 대해 직설적이고 논리정연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역사에 연관된 부분들을 제외하면 현대를 예언했나 싶을 정도로 거의 백년에 가까운 시간적인 갭이 무색한 느낌이라,
처음 책을 접했을 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하며(마치 너무 좋아하는 음식의 첫 입을 먹고 동공이 확 열리는 듯한)스물스물 올라오는 희열을 감추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철학사 읽으면서 좀 식음
행복을 정복하기 위한 전체 주제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번째는 ‘왜 나에겐 행복이 없는가‘(불행한 사람들의 조건)
두번째는 ‘그렇다면 그 행복 어디서 찾아오나‘(행복한 사람들의 조건)
사실 첫 큰 챕터를 읽다보면 뒷부분은 되풀이 되겠다 싶다.
자기 안에 갖혀 벗어날 수 있는 쳇바퀴를 스스로 돌고 있는 현대인,
발전적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 권태로움에 쌓여있는 사람,
미국의 근본없는 자본민주주의가 불러일으킨 무한경쟁의 돈독 오른 희생자들,
(현대 심리학자가 밝혔 듯 인간의 걱정중에 유용한 것은 4%)걱정많은 인간,
본인부터 불행하게 만드는 질투,
원죄까지도 아닌데 잠재의식 속에 들어있는 죄의식들,
모두가 나만 미워한다고 (중간중간 너무 직설적이고 비아냥 거리는 투가 들어있어 툭툭 터지는데 이건 제목보자마자 피식-)
점점 진취적이고 발전하는 젊은 사람에게 맞추지 못하는 환경 (사실 많이 달라진 것 같지만 정말 그러한가. 예전 귀족들이했던 공부보다 지금 모두가 받고 있는 교육이 우월한가. 교도소 군대 학교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충 불행의 요소들이다.
가끔 너무 찔려서 후루룩 봤다가 더 찔려서 다시 앞으로 돌아 간 것들도 있다.
그럼 행복으로 가는 길은.
자신안에만 이기적으로 함몰되어있지 않고,
지아 밖에서 열정을 발굴하고,
진실한 사랑을 맘껏 누리고(육체적 정신적 일체)
아이들에게 올바른 사랑을 듬뿍 주어 삐뚤어지지 않은 인간들을 양산하고,
삶의 생기를 불어넣을 일을 규칙적으로 하며,
이렇듯
삶을 사랑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선한 바탕과 자아 속에서 의식과 무의식은 조화를 이루고
세상은 긍정적으로 다가오며
우리는 물 흐르듯 순리대로 우주의 질서 속에서
행복하게 살게 될 것이다.
라는 것.
논리학의 대가 답게 전체적인 구성이 매우 깔끔하다.
가진 책의 번역이 매끄럽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철학자 치고 원본이 난해하진 않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두 번째 읽을 때까지만 해도
이 책 자체가 요점이라
정리를 정리하는 기분이 들어 내용을 옮기기 보담 구절구절 마음에 다가오는 것들을 체크했는데,
오랫만에 다시 읽을 기회를 빌어 우격다짐으로 나열해 보았다.
보기엔 좀 뻑뻑해도 내 붕어같은 기억력을 생각하면 나중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