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이 기다리십니다

역시 그 여자는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썩을 놈의 할망구는 그 넘치는 돈을 물려줄 자식도 없었다

분명 그 땅을 팔기로 한 건 그의 아들이었다

장례식 이후로 뻔질나게 오는 것 치고는 오래간만이군

그쪽 집안이랑 내가 인연이 있어 잘 알지

탐욕의 마귀. 네 아버지와 널 지칭하는 말이지

네가 탐욕내서 가지지 못한 것이 있었나

자네를 살까 해서

남자가 그리우면 제 아버지를 노리셔야죠

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서야

자네가 그렇게 한다고 하면 내 모든 것을 주지

누군지 알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다고 해야 말을 하지. 함부로 말할 사항이 아니야

이 할멈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넌 욕심 많고 안하무인인 놈이지만 신의는 있어

약속은 지키는 녀석이지

여자한테 별 관심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야

너희 집안 피에는 욕심만 가득 차 있거든

넌 그 땅을 원해. 이유도 간단하지. 무덤 만들려고 그런다고?

그 땅이 가지고 싶다면 넌 내가 하는 제안을 받아들이면 된다

그의 눈이 싸늘해졌다

이 늙은 할망구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좋아하던 돈을 다 준다는 것은 또 무슨 소리일까

차라리 데리고 오는 건 어떻습니까

내 상황을 들으면 오히려 엎어 버리려 하겠지

아버지가 다른 아이를 낳은 건가...

그녀도 자신의 모친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자신을 왜 낳았는지를...

이렇게 무시받고 미운받을 바에야 안 태어나는 게 좋았다고

왜 날 낳아서 이런 모진 인생을 준 거냐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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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따먹고 도망친 걸로도 모자라 창놈 취급하고 화대도 놓고 갔다지?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당장은 다행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원나잇 한 남자가 우연히 친오빠의 상사인 게 흔한 경우는 아니지

그러니까 누가 동정을 신원 불명의 남자랑 떼랴?

제가 원래 만나려고 했던 남자는 그쪽이 아니었잖아요

그 쪽 오빠가 말 안 했나? 나 성격 더럽다고

내가 좀 집요한 구석이 있어서...

그녀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가 슬쩍 다시 눈을 떴다

나 아무래도 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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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봤는데 난 결혼이 하고 싶은 것 같아

비혼주의라는 자기 말에 오히려 더 조급해졌어

자기는 바뀔 생각 없어 보여, 미안... 헤어지자

아무리 여자가 없어도 그건 최악이지

이번에도 백일을 넘기지 못한 건 확실했다

그거야 제대로 된 여자를 못 만나서겠지

하지만 나중에 생각이 바뀌는 사람도 많잖아요

연애는 끼리끼리야

이 큰 회사에서 그의 연애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래서 자꾸만 술을 마시게 된다

어차피 고백하지 않기로 작정한 마음인데 혼자 받은 상서가 뭐 대수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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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긴 하네요

어쩐지 상대가 그라면 말 한마디도 예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뭐든 확실하게 준비하는 성격은 회사에서만 발휘되는 게 아닌 모양이다

중요하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한 건 언제 들을 수 있죠?

아무리 봐도 이 곳은 데이트에 어울리는 장소였다

오늘도 그에게 당하고 말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권력 휘둘러서 사심 채우실 건가요?

도대체 나의 뭐가 그렇게 보인 거지?

중요한 이야기를 이런 데서 한다고요?

지금 그 말은 나랑 데이트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난 진짜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 너랑 같이 나온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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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 앞에서 나는 또 울겠지만
한시내 / 동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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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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