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도 문제라면 문제였다

차라리 그게 전부라면 차분히 설명하면 된다

그 사이에 오해가 있었다면 대화로 바로잡으면 된다

그런데 그녀는 시종일관 두려움에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자신이 나쁜 사림이 된 것만 같았다

모든 게 야속했다

어째서 월요일은 이토록 빨리 다가오는 것일까

출근이 즐거웠던 적은 없었지만 이렇게까지 곤욕처럼 느껴진 적도 없었다

어쩌자고 그런 말실수를 했을까

내내 기억 못하는 척 그렇게 시치미를 떼 놓고..

어떻게 말을 그런 식으로 할 수 있는 거지

원망 가득한 목소리가 입에서 나왔다

그날 일 때문에 태도를 바꾼 게 맞다고?

속궁합이 이별의 사유가 될 수도 있다니...

...나쁜 자식

정말이지 출근하고 싶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피하고 싶다

피할 수 없으면 이젠 움직여야 했다

더는 늦장을 부릴 수도 없는 시간이었다

걸을 땐 눈 좀 뜨지 그러냐

아침부터 왜 이렇게 넋을 놓고 있어?

멍했던 정신이 어느 정도 맑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숨 쉬는 것도 불편해 보이고 왜 그러는데?

오늘 운전대 잡았다간 크게 사고 칠 것 같아

나도 다음에 너 피곤할 때 출퇴근 시켜줄게

너 진짜 무슨 일 있냐?

달갑지 않은 위화감이 밀려왔다

곤란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대답을 망설이던 것과 똑같았다

그게 진짜면 정말 곤란한데....

회사에서는 너랑 최대한 부딪히고 싶지 않다니까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오늘만큼은 그녀의 뜻대로 해주고 싶지 않았다

생각만 해도 속에서 천불이 나왔다

하여튼 중고딩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너 오늘따라 왜 이렇게 반항적이냐

시럽 왕창 넣어서 정신이 아찔해질 만큼 달달한 바닐라 라테

그에게서 메신저가 왔다

오늘만큼은 그의 메신저가 달갑지 않았다

그의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것만으로도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내가 또 거기 가면 네 입장이 곤란해질 것 같은데?

진짜 형제가 쌍으로 날 곤란하게 만들기로 작정을 한 거야?

차마 대놓고 할 수 없는 불평을 속으로 힘껏 내질렀다

다행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누구 있을까 봐 엄청 신경 쓰이나 보네?

이렇게까지 놀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 정신 차려

여기에는 지금 너랑 나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설 보다, 겨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도 걱정 좀 하죠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허리를 세우고 있는 것조차 버거웠다

더 먹고 싶은 건 없어?

나 잘 먹여서 어디 내다 팔 거에요?

온통 불만이 가득한 투인데 그는 그마저 즐겁다는 듯 옅게 웃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

아까 나한테 물었지?

갑자기 왜 이러는 거냐고 말이야

너무 순식간에 달라진 태도였다

너랑 같이 있고 싶어

안 보면 생각나고 같이 있으면 즐거워

넌 나랑 있는 게 대단히 불편한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난 아니거든

자꾸만 네가 궁금해지는 중이야

반쯤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막상 이유를 듣고 나자 감당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세 번만 더 나랑 밥 먹자

가능하다면 오늘처럼 이렇게 단둘이 사적으로

빠르게 숨을 고르며 한계를 향해 내달렸다

이마 위에 맺힌 땀이 후드득 떨어졌다

동생의 친구도 싫었고, 부하직원도 싫었다

언제가 되었든 후회만 남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제 감정만 앞세우며 그녀를 몰아붙이자니 그녀는 자신을 불편해하고 있었다

마주하고 있던 시선을 피하고 애꿋은 아랫입술을 혹사시켰다

식사조차도 너무 과한 욕심이었나

내 태도가 바뀐 이유에 대해 묻는 거라면 아니라곤 못 하겠다

그날이 계기였던 건 사실이니까

오빠 성격에 나랑 파트너 하자는 건 아닐 테고...

오빠 책임감 강하다는 거 알아요

오빠가 그랬잖아요. 한 번 정돈 실수할 수 있는 거라고

그 말까지 했다간 겨우 버티고 있는 그녀가 무너질 것만 같았다

당최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