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튼 거지 근성은 못 버린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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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날 싫어하는 게 아니면 뭐겠어

그 생각을 하다 마신 술이 꽤 되었다

이제 회사 근처인 집까지는 걸어다닐 작정이었다

너.. 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

싫어하는 여자를 상대로 이 정도면 높은 수준의 친절이었다

살갑게 이런 걸 주고받을 사이가 아니니 어색했다

평소보다 좀 많이 마시긴 했지만 이런 취급까지 당해야 한단 말인가

너.. 언제까지 미련 떨래?

착각이 아니었다

너랑 나랑 훈계 주고 받을 사이도 아니고

내가 지금 꽤 오지랖인 것도 아는데, 웃음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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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라면 내가 못 먹을 줄 알고?

보란 듯이 잔뜩 먹어줄 거야

네 지갑을 탈탈 털어줄 거라고

지나친 포만감이 밀려왔다

겹겹이 쌓여 있는 접시를 보는 게 구역질이 날 만큼 거부감이 들었다

어쩐지 자괴감이 몰려왔다

엄청 잘 먹은 얼굴이네?

배가 터져 죽을 것 같은데요

그녀는 느끼고 있는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토해냈다

체면을 차릴 여유도 없었다

차라리 이렇게 주접을 떠는 것이 그를 깔끔하게 떨치는 방법일 듯도 싶었다

여성성이라곤 실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여전히 그의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졌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자세를 고쳐 앉고 물어보았다.

날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에요?

귀여워 죽겠다는 듯이 보고 있잖아요, 날.

지난번엔 속궁합이 잘 맞아서 맛있는 걸 사준다더니 오늘은 내가 귀여워 보인다고?

속궁합을 맞춰 본 여자가 한 명뿐이라 다른 여자한테도 그럴지는 모르겠네

지금 그걸 믿으라고 하는 소리에요?

보통의 남자가 그렇듯 그도 이 정도 주접을 보이면 단박에 나가떨어질 터였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니 그녀는 묘하게 희열이 느껴졌다

설마.. 지금 동정이란 말이 하고 싶은 거에요?

뭐 하나 모자란 거 없이 다 가진 남자가 동정이라고요?

내가 남들보다 대부분 많이 가졌는데 딱 하나 많이 못 가져 본 게 있더라

시간.. 그건 돈으로도 살 수가 없더라고

어쩌면 그녀는 저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사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자신이 그의 첫 여자였다니...

우쭐한 마음보다 그를 향한 안쓰러움이 먼저 밀려왔다

그날부터 내 마음이 달라진 건 맞아

네가 더 이상 동생의 친구나 부하 직원으로 보이지 않거든

넌 몰라도 난 그날 술김에 저지른 실수가 아니었거든

너인 줄도 알고도 안았어

입을 가리고 있던 그녀의 손이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녀의 심장도 저 아래로 매섭게 추락하는 것만 같았다

그날 네가 정말 눈 돌아갈 정도로 미치게 예뻤거든

그 모습을 보며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어버린 기분이었다

그런데 오늘 또 회식이라고...

어디에 정신이 팔려 있는 건지 완전히 넋을 놓고 있었다

어제 밤새도록 한잠도 자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불안감은 더욱 배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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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빼앗은 결혼
서지인 / 도서출판 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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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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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쓰레기

적당히 잘들 살아라

아빠와 엄마의 아주 소중한 사람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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