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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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부터 죽을래?

그녀에게 털어놓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이 오빠... 진탕 마셨나 보네

이겨서 돌아온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누가 취객 아니랄까봐

이젠 취하면 혼잣말하는 주사도 생겼나 보다

위기는 곧 기회인 법

여기가 바로! 우리 집입니다

주머니가 무게를 따라서 묵직하게 느껴졌다

남자의 머리는 처음 마주친 순간보다 조금 더 흐트러져 있었다

두 사람이 붙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

그쪽이 이 대리 동생?

근데 너 얼굴에 그거 뭐야?

너... 잘 보일 사람 있냐?

그쪽 오빠, 거실 바닥에 토하는데?

그녀의 등 뒤로 식은땀이 한 줄기 흘러내렸다

회사를 그렇게 다녀도 돼?

죄송합니다... 저희 오빠가 과음하면 개가 되서요

이 정도 차림이면 완벽해

그래도 시간을 보니 오늘은 나름 오래 버텼다

내 이름 알면서 왜 모르는 척해?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결국은 정체를 들키고 말았다

이 사실을 친오빠가 알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대기업 대리님께서 햇병아리 취준생한테 그 정도는 써

어쩐지...아까부터 과하게 친절하다 했다

... 네 말대로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술자리에서 업무 이야기를 해?

그는 대학 때부터 일 잘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쉽게 느꼈다

나한테 득이 되면 착한 사람이고 해가 되면 나쁜 사람이야

직장 동료한테 마음 써 봐야 소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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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힐 정도의 사랑을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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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쪽부터 빨리면서 생각해 봐

이상하게 감각이 예민해져 갔다

방 안에 습한 소리가 들렸다

이걸 못 삼켜서 되겠어

듣기 좋은 목소리는 점차 애원으로 변해갔다

어둡게 가라앉아 반쯤 풀린 눈이 색정적이었다

너 가는 거 더 보게

본업이 운동 선수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다치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

몸에 힘, 풀라고 했다

난생처음 느껴 보는 통증에 정신이 없었다

내 허리에 다리 감아

직접 확인해 볼래?

만져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허리를 잘게 흔드니 뱃가죽이 움직이는 게 눈에 들어왔다

순간 두려움이 엄습했다

모르는 사람이랑 첫 경험 한다고 어플 하는 게 아니었다

나름대로 조절하는 건데... 잘 안 돼

지금은 주체를 못 하니까 차라리 빨리 끝내는 게 낫겠어

이쪽은 아니라고 했고.. 여긴?

서로를 안고 있던 몸에 힘이 풀렸다

절정의 파도에 휩쓸려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그대로 정욕에 눈이 멀어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거 너무 이상해

그녀가 상상했던 첫 경험은 이것보다 훨씬 정상적이고 부드러운 교합이었다

그의 목소리가 거칠게 갈라졌다

질문이라기보다는 생각이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았다

해가 다 뜬 아침에 그녀는 눈을 떴다

어쩐지...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싶었어

이제 어떻게 하지?

한 번 뿌린다고 모르겠지?

정말 완전히 다른 사람...

그럼 어젯밤은 어떻게 된 거지?

더듬어 보면 부자연스러운 일투성이었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어차피 원나잇일 뿐

여름의 끝자락에 꾼 하룻밤 꿈 정도로 생각하면 될 일이었다

오빠... 그 이상한 팀장 이름이 뭐라고?

상대는 싸움인 줄도 모를 텐데

살면서 친오빠의 직장 상사를 만날 일이 언제 있겠는가

네가 내 회사 일에 웬일로 적극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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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그렇게 어렵나

시들해지면 그만 두면 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만나면 된다

그렇게 잊고 살았던 그녀를 보게 된 건 의외의 장소에서였다

짝사랑이 어지간히 만족스러운가

그래 봤자 짝사랑인데

이렇게나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고, 또 알았을 뿐이다

그냥 무시하면 될걸

이십 대 때는 잘만 넘어가던 신경증이 왜 지금에 와서야 돋아났는지 알 수 없었다

이건 어쩌자는 건지...

안아서 눕히는 건 오버인 것 같다

여기서 재울 수도 없고

한 시간만 재우고 그녀를 깨워야 했다

놀라운 일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무방비해도 되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멀쩡했다

왜 침실에서 안 자고 여기서 잘까

오늘의 그는 평소와는 전혀 달랐다

말투는 까칠했지만 행동만큼은 여태껏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내가 불쌍해서 잘해 주고 싶었던 걸까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우습고 뭔가 서러웠다

그의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여자가 되는 것보단 지금처럼 어색한 회사 동료로 남는 편이 나았다

나는 어쩌다.. 아직도 너인 걸까

그는 원래부터 먼 사람이었다

멀리서 지켜만 보다 보니 벌써 이만큼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체념하는 법

너를 마음에서 놔 버리는 법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 그녀는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았다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꿈인가 했는데... 난 안 취했어

느리고 부드러운 건 아주 잠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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