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잊고 살았던 그녀를 보게 된 건 의외의 장소에서였다
이렇게나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고, 또 알았을 뿐이다
이십 대 때는 잘만 넘어가던 신경증이 왜 지금에 와서야 돋아났는지 알 수 없었다
이렇게 무방비해도 되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멀쩡했다
말투는 까칠했지만 행동만큼은 여태껏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그의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여자가 되는 것보단 지금처럼 어색한 회사 동료로 남는 편이 나았다
멀리서 지켜만 보다 보니 벌써 이만큼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 그녀는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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