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그렇게 어렵나

시들해지면 그만 두면 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만나면 된다

그렇게 잊고 살았던 그녀를 보게 된 건 의외의 장소에서였다

짝사랑이 어지간히 만족스러운가

그래 봤자 짝사랑인데

이렇게나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고, 또 알았을 뿐이다

그냥 무시하면 될걸

이십 대 때는 잘만 넘어가던 신경증이 왜 지금에 와서야 돋아났는지 알 수 없었다

이건 어쩌자는 건지...

안아서 눕히는 건 오버인 것 같다

여기서 재울 수도 없고

한 시간만 재우고 그녀를 깨워야 했다

놀라운 일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무방비해도 되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멀쩡했다

왜 침실에서 안 자고 여기서 잘까

오늘의 그는 평소와는 전혀 달랐다

말투는 까칠했지만 행동만큼은 여태껏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내가 불쌍해서 잘해 주고 싶었던 걸까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우습고 뭔가 서러웠다

그의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여자가 되는 것보단 지금처럼 어색한 회사 동료로 남는 편이 나았다

나는 어쩌다.. 아직도 너인 걸까

그는 원래부터 먼 사람이었다

멀리서 지켜만 보다 보니 벌써 이만큼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체념하는 법

너를 마음에서 놔 버리는 법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 그녀는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았다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꿈인가 했는데... 난 안 취했어

느리고 부드러운 건 아주 잠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