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쪽부터 빨리면서 생각해 봐

이상하게 감각이 예민해져 갔다

방 안에 습한 소리가 들렸다

이걸 못 삼켜서 되겠어

듣기 좋은 목소리는 점차 애원으로 변해갔다

어둡게 가라앉아 반쯤 풀린 눈이 색정적이었다

너 가는 거 더 보게

본업이 운동 선수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다치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

몸에 힘, 풀라고 했다

난생처음 느껴 보는 통증에 정신이 없었다

내 허리에 다리 감아

직접 확인해 볼래?

만져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허리를 잘게 흔드니 뱃가죽이 움직이는 게 눈에 들어왔다

순간 두려움이 엄습했다

모르는 사람이랑 첫 경험 한다고 어플 하는 게 아니었다

나름대로 조절하는 건데... 잘 안 돼

지금은 주체를 못 하니까 차라리 빨리 끝내는 게 낫겠어

이쪽은 아니라고 했고.. 여긴?

서로를 안고 있던 몸에 힘이 풀렸다

절정의 파도에 휩쓸려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그대로 정욕에 눈이 멀어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거 너무 이상해

그녀가 상상했던 첫 경험은 이것보다 훨씬 정상적이고 부드러운 교합이었다

그의 목소리가 거칠게 갈라졌다

질문이라기보다는 생각이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았다

해가 다 뜬 아침에 그녀는 눈을 떴다

어쩐지...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싶었어

이제 어떻게 하지?

한 번 뿌린다고 모르겠지?

정말 완전히 다른 사람...

그럼 어젯밤은 어떻게 된 거지?

더듬어 보면 부자연스러운 일투성이었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어차피 원나잇일 뿐

여름의 끝자락에 꾼 하룻밤 꿈 정도로 생각하면 될 일이었다

오빠... 그 이상한 팀장 이름이 뭐라고?

상대는 싸움인 줄도 모를 텐데

살면서 친오빠의 직장 상사를 만날 일이 언제 있겠는가

네가 내 회사 일에 웬일로 적극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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