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동대문을 열어라 / 김경화,안지혜 /파란자전거>

어제 읽었던 <어울리는 곳간, 서울>이 내겐 좋았으나 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것 같진 않아서 오늘은 서울에 대한 또 다른 책 <동동동대문을 열어라>를 읽어봤다.

첫인상은 아이들이 훨씬 좋아하게 생겼다. 삽화들이 훨씬 많고 색채감 있으며 매 장마다 삽화와 본문, 또는 사진과 본문이 잘 조화되어 있어 읽기 편하겠다는 인상을 준다. 또 굳이 교과서와 연계시킨다면 이 책에 관련내용이 더 많을 것 같다. 우리학년은 서울투어를 현장학습으로 잡고 있는데, 우리의 행선지가 여기에 다 나오는 것 같다. 1장은 성문들, 2장은 궁궐들, 3장은 종묘와 사직단, 4장은 선사유적지와 한옥마을, 5장은 오래된 성과 고분들을 다루고 있으니까 말이다.

'지하철로 떠나는 구석구석 서울 역사,문화 체험'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절친인 두 작가가 직접 지하철을 타고 서울 구석구석을 누비며 새롭게 서울을 보고 느끼고 공부한 것을 담은 책이다. 늘 발닿는 곳이 서울인 나지만 왠지 서울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지하철을 타면 설렐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그러나 막상 책 속으로 들어가면 그리 속도가 나진 않는다. 아이들이 한번에 쭉 통독하기에는 좀 지루할 수 있겠다. 내용이 공부스러우니 당연하게도.^^
현장학습을 앞두고 사전조사용으로 읽는다거나, 모둠별로 발표수업을 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한다거나, 뭐든 목적을 갖고 읽으면 훨씬 관심있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아이들이 좀 크다면 "이 책을 참고해서 모둠별 서울투어 코스를 짜라"한다면 정말 짱이겠다. 이 책을 120% 활용할 수 있을듯^^ 근데 현실적으로는 좀 어렵..... 아니다, 한번 시도해 볼 수 있으려나???

학급 읽기 도서로 이 책도 괜찮지만 아직도 낙착을 보지 못함.... 또 책을 주문했고, 내일 올 거다. 교실 한면을 채운 저 학급문고는 이 지난한 과정들의 산물이었던 것. 이렇게 봄방학의 하루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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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큰 그림도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고, 변변한 교육서적 한권도 못읽고, 20여년을 해도 3월은 끔찍하기만 한데, 이러고 시간만 죽이고 있자니 쫌 한심한거 같기도 하고 그러하다. 나름 교재연구라 우기고는 있다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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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육과정 41학기 사회 중 한 단원이 지역의 역사에 대한 단원이다. 역사라고 해서 통사는 아니고 문화유산과 인물 중심이다. 지역이라면 우리 학교는 서울.... 그래서 서울에 대한 책을 찾아 읽는다. 먼저 선택한 책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동서남북 우리 땅 시리즈중 한 권인 어울리는 곳간, 서울이다. 이 시리즈는 동화작가 황선미 님이 쓰셔서 그 필력과 가독성은 보장될 것 같다. 이 책도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었다.

 

이야기가 흘러가며 서울 곳곳의 과거와 현재가 소개된다. 주인공 미래네 집은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명인당이다. 명인당은 한복장인인 어머니의 작품이 전시되는 공간이기도 하고 서울을 관광하는 이들에게 방을 내어주는 숙박시설로도 사용된다. 북촌의 많은 집들이 이렇게 서울의 문화를 품고 있다. 1부의 내용은 이같이 서울 중심가의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2부에서는 미래가 친구를 데리고 텃밭에 가면서 도심속의 자연을 소개한다. 서울의 산과 강, 도심 농사와 양봉 등을 보여준다. 사실 서울은 자연에 가까운 곳이다. 우리 집만 해도 15분이면 산 입구에 도착하고, 어느 학교든 교가에 각종 산 이름이 들어가니...^^;;; 도심 농사는 기분 좋은 이야기였다. 나는 못하지만,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3부에서 서울의 역사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이 나온다. 한양도성과 궁궐들, 도읍지로서의 역사, 서울의 발전 등에 대한 내용이 간략히 소개된다. 언젠가 스쳐가며 딜쿠샤라는 말을 듣고 뭔가 했는데 여기에서 그 내용을 알 수 있었다.

 

4부에서는 한옥마을 축제를 통해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볼 수 있다. 서울의 시장들 이야기도 살짝 나온다. 광장시장에서 먹었던 빈대떡의 기억이 떠오르는...^^ 이런 축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전통의 계승 이런거에도 솔직히 별 관심이 없는데, 축제를 한 번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책의 뒤에는 큼직한 서울 그림지도가 붙어있다. 가보면 좋을 곳들이 한눈에 보이는 그림지도. , 바쁘긴 하고 방콕이 삶의 낙인 나는, 이곳들을 언제 가본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학급문고나 도서실에 구입해 놓는 것은 당연히 하겠는데, 함께 읽는 책으로 적당할지가 지금의 고민이다. 동화의 형식을 가졌다고는 하나 내용상 비문학적 요소가 많고, 그 내용이 아이들의 관심사는 그다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이 썩 재미있게 읽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런 사정이 이 책이 가치를 낮추는 것은 전혀 아니다. 나의 목적에 맞춤한 책은 아닌 듯하지만, 서울에 대한 매우 새롭고 매력적인 책이다. 기획을 참 잘한 것 같고, 작가의 취재와 공부도 상당했을 것 같다.

또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이끌어간 점은 동화작가의 장점이 발휘된 부분일 것이다. 명인당의 가족들, 숙박한 외국인들(그중엔 미국인 샐리 아줌마와 그의 딸이며 미래의 친구인 제인, 할아버지의 전우이자 6.25 참전병사의 손자 조셉 등도 나온다), 그 외 미래의 친구들과 친척들 그리고 북촌의 다양한 장인들.... 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독서시간 활용 이런 필요와 속셈(?)을 다 떠나서 내가 읽기로는 참 좋은 책이었다. 첫장에 자세히 소개된 북촌과 서촌에 대한 내용은 서울 기행부터 해야겠는걸.’ 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진짜로 난 서울 토박이면서도 서울의 곳곳을 거의 모른다. 이 책을 보니 따뜻하고 날 좋은 봄에 당장 북촌부터 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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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공장, 테마파크 되다! 길벗어린이 지식 그림책 4
마랴 바슬레르.아네마리 판덴브링크 지음, 차르코 판데르폴 그림, 임숙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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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면지를 넘기면서부터 아이들의 입이 귀에 걸리겠다 예상한다. 수십 가지의 똥 모양을 표현해 놓았기 때문이다. (혼자 보기보단 둘 이상 같이 봐야 키득키득 제맛이 나겠다.)

전체 내용은 인체 중 소화기관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것이다. 인체 전체를 다룬 책들도 있지만 그림책 중엔 이렇게 인체의 특정 기관을 다룬 책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특히 비유와 상상이 기발한 책이라 하겠다. 소화기관을 커다란 공장에 빗대었다. 이름하여 똥 공장. 하긴 말이 된다. 최종 부산물은 똥이니까 말이다.

똥 공장에 비상이 걸렸다.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똥공장의 연구자 변기통 교수님이 고민하는 것을 본 아들딸 응가와 쉬야는 공장에 찾아간다. 상황은 공장의 언어로는 가동불가? 일반적인 언어로는 변비 되시겠다.

응가와 쉬야는 소화의 경로를 따라 공장을 돌아보며 이것저것을 살펴보고 의문을 해결하기도 하고 새로운 의문을 품게도 된다. 그 질문들에는 차례로 번호가 붙어있고 책의 제일 뒷장에 모아서 설명이 되어있다.

어른인 나는 차분한 설명과 가독성 있는 본문의 배치, 그림은 설명을 돕는 정도, 이런 지식책을 선호하지만 대단히 큰 판형에 가득찬 그림, 사이사이에 배치된 설명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아이들이 더 좋아할 만한 책이다.

응가와 쉬야는 입과 식도를 지나 위, 작은창자, 큰창자, 곧창자의 구조와 하는 일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똥공장을 구할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테마파크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위에서는 수영체험, 소장에선 서바이벌, 대장에선 롤러코스터 이런 식이다. 직장과 항문에서 미끄럼틀을 쭈욱 타고 내려오면 똥 레스토랑과 정보센터로도 연결된다. 정보센터에서는 똥에 관련된 여러가지 체험교실이 열리고 있다. 똥 클리닉, 장을 위한 체조교실 등.... 마지막으로 화장실 겸 기념비에는 리얼한 똥의 형상과 함께 '떠내려간 모든 똥을 위한 기념비'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큰 책의 도처에 정보가 많아서, 보고 또 봐도 한가지씩은 새로운 걸 알게 될 것 같다. 끼고 놀다보면 소화기관과 똥에 대해서는 웬만한 어른을 능가하는 척척박사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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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윈딕시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32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송재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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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들은 다 외로운 사람들이다. 나름대로 슬픈 과거들을 가지고 있다. 책의 제목인 윈딕시까지도...(윈딕시는 개 이름이다.)


오팔은 목사님인 아빠를 따라 작은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친구가 없어 외로운데 거기다 오팔은 엄마도 없다. 3살때 엄마가 집을 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의 분위기는 우울하지 않다. 외로운 느낌이 묻어 나오기는 하지만.. 그 외로움은 뭐라고 할까... 따뜻한 봄날 오후 한적한 시골길을 걸을 때의 느낌이라고 할까.

교회 일에 바쁜 아빠 대신 오팔은 수퍼마켓에 왔다가 버려진 개 윈딕시를 만나게 된다. 친구가 없던 오팔에게 유머러스하고 푸근한 윈딕시는 첫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윈딕시와 더불어 새로운 만남을 통해 하나 둘 친구를 사귀게 된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도서관 사서 할머니, 동네 아이들에게 마녀라고 놀림받는 글로리아 할머니, 감옥에 갔다온 경력이 있는 오티스 아저씨, 늘 찡그리고 남들을 무시하지만 동생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만다...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오팔은 전혀 연배가 맞지 않는 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정을 쌓아간다. 깊은 슬픔을 가진 오팔이지만 그 슬픔을 과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는다. 그다지 격렬하지 않은 슬픔을 그냥 무심한 듯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 안쓰럽고 꼭 안아주고 싶고,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하다.


어느 날 도서관 사서 할머니의 증조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다가 할아버지가 만드셨다는 사탕을 먹게 되었는데 그 사탕은 달콤한 맛 외에 또 한가지의 맛이 있었다. 할머니는 그것을 '슬픔'의 맛이라고 했다. 사탕을 먹은 친구들은 모두 다 다른 맛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떠나는 것 같은 맛이 난다"는 글로리아 할머니. 
"이 사탕을 먹으니까 네 엄마 생각이 난다"는 아빠. 
"감옥에 있을 때의 느낌이 든다"는 오티스 아저씨. 
이 책을 읽을수록 책의 느낌이 그 사탕 맛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프면서도 달콤한 맛, 살짝 눈물이 흐르면서도 미소가 지어지는 맛, 외로움을 위로받는 맛.


이 외로운 친구들은 글로리아 할머니 집의 소박한 파티에서 한 자리에 모인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천둥번개에 병적인 공포를 가진 윈딕시가 사라지는 바람에 파티는 엉망이 되지만 비속으로 윈딕시를 찾으러 나간 오팔과 아빠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집에 남아있던 사람들도 서로 따뜻한 친구들이 되어 있었다.

파티에 초대된 아빠는 여기에서도 목사님의 본분을 다해 모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긴 어렵지만, 멋진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우리를 사랑하시듯이 저희도 온 마음을 다해 서로 사랑할 임무를 내려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인생에 아픔이 왜 찾아오는지는 모른다.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그 상실감은 누구나 감당하기 고통스럽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아픔을 겪고 나야 위로할 힘을 얻게 된다는 것, 슬픔은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된다는 것.

상실과 슬픔이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난 이걸 바라고 싶다. 그것으로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기를, 내가 슬플 때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기를, 나와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슬픔이 오묘한 '리트무스 로젠지' 사탕 맛과 같기를, 슬프면서도 달콤한….


(2007년에 다른 곳에 썼던 것을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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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복제가 되나요? 창비아동문고 291
이병승 지음, 윤태규 그림 / 창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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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두껍지 않은 동화집에 8편이나 되는 단편이 담겼다. 각 편의 길이가 짧다는 뜻이 되겠다. 표제작인 첫편을 읽고는 엥? 이정도의 주제를 이렇게 짧게?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어지는 작품들의 느낌이 다 색다르고 주제도 내용도 다양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짧다는 느낌이 사라졌다. 묵직한 주제의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 역시 여느 책들에 비하면 짧은데, 작가는 여기에서 창작에 따른 본인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동화의 계몽성과 작가의 주제 의식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가?"
"아동문학은 현실을 어디까지 반영해야 하는가?"

그동안 읽었던 작가의 작품이 그리 많지 않지만(검은 후드티 소년, 난 너무 잘났어 정도) 그런 고민들로 세상에 내놓았던 작품들이구나 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그중에서 특히 이 책이 더욱 그런 것 같다.

- 필요에 의해 인간복제가 성행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가? (마음도 복제가 되나요?)

- 오래된 자전거를 방치한 채, 새 자전거를 사달라고 조르는 동우. 둘이 함께한 하루의 모험 뒤 새것을 포기하는 동우. 내 곁에 잊혀진 소중한 것은 또 무엇이 있을까? (달려라 나의 고물 자전거)

- 할아버지와 소년의 우정. 그 속에서 배움의 의미를 비로소 찾아내는 소년 (우주 전파사 할아버지)

- 전형적 여성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엄마, 아빠와의 첫 결혼엔 실패한 엄마, 그런 엄마를 사랑하는 아저씨를 보는 아들의 마음 (레슬링 아줌마와 스파이더맨 아저씨)

- 좋은 집에서 없는 거 없이 살다 사업이 망해 좁은 반지하로 이사온 은찬이. 숨이 막힐 것 같이 좁던 반지하가 점점 넓어보이는 체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내가 작아지면 돼)

- 그림에 열망이 있지만 부모에게 버려지고 할머니에게 얹혀진 주제라 꿈도 꿀 수 없는 태호. 이 꿈이 가능하게 해 주는 두 어른의 역할 (제자입니다!)

- 고양이 벽화로 유명해져 동네는 발전하지만 그 혜택은 커녕 동네에서 밀려나야 되는 원주민들의 아픔-젠트리피케이션의 사례 (여긴 내 자리야)

- 서예시간의 조용함을 즐기는 아이, 부모님의 갈비집 한구석이 공부방이며 침실인 아이의 이야기 (5교시 서예 시간)

'제자입니다!'의 두 어른(담임 선생님과 화가)같은 어른이 못되어줘서 나를 거쳐간 모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이름난 곳에 가서 구경하긴 좋아하지만 그 이면에 갈수록 외곽으로 밀려나는 못가진 사람들의 애환이 있다는 생각은 거의 해보지 못했다. 이와 같이 작가의 화두인 주제의식은 세상 구석구석을 향한 독자의 감각을 일깨운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작아지면 돼>에서 부유에서 빈곤으로 전락한 아이가 긍정적으로 적응법을 찾아가는 모습이 참 건강해서 보기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 <5교시 서예시간>에서는 주제와는 상관없이 이 대목이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주변은 점점 더 조용해진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다.
아, 조용하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거다."
".....시끄럽다. 정말 시끄럽다. 정신이 쏙 빠지게 시끄럽다. 시끄러운 건 불행한 거다."

왜 맥락없이 이 대목에 꽂히지..... 음냐~ㅋ 다시 작가의 말로 돌아가서, 나는 주제의식이 선명한 작품보다는 그냥 동화의 맛이 느껴지는 재밌는 작품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런 작품도 좋다. 계몽적이기보다는 따뜻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평소 지나치는 것들을 살피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작가의 마지막 말, "그런 시도가 성공적이었는지 아닌지는 독자 여러분이 판단해 주실 테고 저는 그저 꾸준히 써나가는 수밖에 없겠지요."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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