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작성 중 설문조사 데이터가 필요해서 수집하고 있어요.

3분만 시간내어 참여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http://cuhkbaf.qualtrics.com/jfe/form/SV_erMuTk2rxnwh7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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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문에 참여해 주세요!
    from 라로의 서랍 2020-05-08 13:20 
    제가 넘 좋아하는 레일라 님이 논문 준비로 설문조사를 합니다.설문 조사 논문은 자료가 충분해야 하는데 그 자료는 바로 많이 참여해야 연구 결과가 더 정확해질 수 있습니다.제가 설문에 참여했는데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재밌어요. ^^;;아래의 링크를 누르시면 자동으로 연결이 됩니다.아니면 먼댓글로 레일라 님의 서재 글을 연결했으니 거기에 가셔서 참여하셔도 됩니다. ^^http://cuhkbaf.qualtrics.com/jfe/form/SV_erMuTk2
 
 
라로 2020-05-0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일라 님, 제 서재에 이 링크 걸어서 알릴게요. 괜찮아요??
대답 기다릴 시간이 없으니까 그냥 합니다.
미워해도 어쩔 수 없어요. ㅠㅠ

2020-05-09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홍콩
마가파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누나에겐 결혼 후 5년 동안 총 다섯번 한밤중에 친정으로 달려온 씁쓸한 기록이 있다. 고부 사이가 좋지 않은데 남편이 늘 어머니 편을 드는 바람에 부부 싸움이 잦았다. 누나는 2대1로 싸우다가 도저히 못 견디면 친정으로 달려왔고 그때마다 매형이 데리러 올 때까지 사나흘씩 친정에서 지냈다. 나도 그럴 때마다 누나에게 이혼을 권했다. 그냥 헤어져. 마작을 쳐도 둘이 짜고 치면 무슨 수를 써도 못 이겨. 빨리 포기하고 손 털고 나와. 평생을 잃고 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줄 알아. 이번 판은 졌지만 좀 쉬다가 다른 테이블로 옮기면 지금까지 잃은 걸 만회할 수도 있어. 허관걸 노래에도 이런 가사가 있잖아? ‘인생은 도박판, 잃을지 얻을지는 아무도 몰라.‘제일 실패한 노름꾼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노름꾼이야. 패배를 인정해야 최후의 승자가 될 기회가 있지. - P14

"자유롭다고 꼭 즐거운 건 아니야. 중요한 그 자유를 가지고 뭘 하느냐지." - P15

인생이란 게 그래. 첫 발을 내딛기 전엔 두 번째 걸음을 어디로 내딛게 될지 몰라. 두 번째 걸음을 내딛고 나면 또 자기도 모르게 세 번째 걸음을 내딛게 되고. 우린 다 길을 잃고 헤매고 있어. 중요한 건 그 순간 내가 행복한가, 그거야. - P16

먹고사는 건 세상이 태평할 때도 중요하지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더 중요한 법이다. 혼자 먹는 것보다는 여럿이 함께 먹을 때 그래도 이 세상에 내 자리 하나는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 P84

중국이든 서양인이든 남자라면 모두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포부가 있다는 걸 록박초이도 알고 있었다. - P101

어렵게 동생을 만났으니 록박초이도 광저에 정착하기로 했다. 어차피 고향에는 가봤자 의미가 없고 홍콩에는 갈 수가 없었다. 사람은 강호를 떠다니며 산다고 했다. 강江도 호湖도 모두 물이고 물결이다. 물결이 데려다주는 대로 흘러가면 그만이다. - P163

마음 속에 귀신이 있으면, 세상 어딜 가든 귀신이 있는 법이다. - P301

몇 주 동안 강제로 문을 닫았던 도박관가 유곽이 다시 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저쟁 때 받았던 고통을 전쟁 후에 보상받으려는 듯 돈이 없으면 외상으로라도 노름을 하고 매춘을 했다. 너는 내게 빚을 지고, 나는 그에게 빚을 진다. 이건 낙관적인 기대를 품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의 모든 고통이 머지않아 지나갈 것이며 너도, 나도, 또 그도 그날이 올 때까지 살아남을 거라는 믿음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 P391

떠날 수 없었던 사람들 또는 아직 떠나지 않은 사람들은 사고팔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사고팔았다. 그날그날이 한평생이고, 내일의 윤회는 내일의 인과응보일 뿐 오늘은 그것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는 듯했다. - P397

뻐드렁놈이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남초이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한겨울 들불에 그을린 논바닥처럼 새까만 얼굴 위에 우뚝 솟은 콧대가 논 가운데 서 있는 고목처럼 스산하고 처량했다. 뻐드렁놈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입을 꾹 다물고는 놀란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록남초이가 옆얼굴을 뻐드렁놈에게 향한 채 한참동안 침묵했다. 속눈썹이 속절없이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흐느낄 힘도 없이 슬퍼하는 까마귀 같았다. 오랜 침묵 끝에 록남초이가 몸을 일으켜 벽 귀퉁이로 다가갔다. 벽 귀퉁이에 갑자기 문이 생겨 도망치기라도 할 것처럼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보이지 않는 얼굴을 쓰다듬듯 조심스럽게 벽을 만졌다.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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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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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작가의 전작에서 어쩔수 없는 나이든 남성 작가의 한계(젊고 잘난 여자들이 이유없이 평범한 남자를 좋아함)를 느끼고 실망을 하였지만, 그래도 잔잔한 필력 자체는 좋게 느꼈기에 혹시나 하고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건 전작보다 더하구만. 느꼈다는 이야기. 사람은 모든 걸 가질 수 없고, 재능과 지력에 한계가 있는 보통사람(보통작가)들을 보면, 젊어서는 밝고 새롭지만 기술이나 테크닉에서 서툴수밖에 없고 나이가 들면 기교는 원숙해지지만 어쩔수 없는 꼰대력이 묻어나니 이거 저거 다 되는 작가가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생각했다. 그렇다면 독자의 입장에서 나는 어떤 작가를 선택해야 할까? 이 책을 읽고나서 그런 고민을 했다.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초반부터 한숨이 나왔다. 고급 북유럽 가구를 컬렉팅 하는 안목있는 편집자 주인공. 자기가 고상하다는 걸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만도 보기 민망한데 자기 아내는 구두나 가방, 코트만 신경쓰는 속물이라는 식으로 돌려까는 걸 보니 그냥 참. 그랬다. 그냥 물질주의자 둘이 잘 만났는데 왜 투닥거리는지? 아내의 명품 펌프스 홍창이 까질까봐 별로 사고 싶지도 않았던 차를 사야했단 사연을 이야기하는데 거꾸로 주인공이 비싼 덴마크제 가구를 사는 바람에 부부는 원래 살 수 있었던 자산가치가 좋은 집을 포기하고 앞으로 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했다. 내가 보기엔 남편(주인공)이 더 노답인데...? 


여튼 허영에 찌든 금융업계 종사자 아내 때문에 집에 가방 놔둘데는 있고 책 놓아둘 곳은 없다며 초식남적인 투정을 하던 주인공은 초식남 주제에 감히 바람을 핀다. 그것도 출판사에서 일하며 만난 열세살이나 어린 여자와. 무려 5년이나, 부인을 속이고 어린 아가씨 불륜녀에게도 이렇다 저렇다 답을 주지 않고 희망고문 시키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물론 모든 과정은 '서정적'으로 그려지는데 요즘 한국 여성 독자들은 그런거에 속지 않기 때문에 아이구 아재요 할배요 작가의 정신세계와 판타지가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보이는 소설이 너무 한심하기만 했다. 결국 40대 중반이 되어, 견디지 못한 불륜녀는 작별을 고하고 그동안 불륜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참고있던 부인도 이혼을 요구하며 주인공은 48의 이혼남이 된다. 


"너 (독신생활) 우아한거 아니야? 하지만 50은 넘지 마. 50 넘으면 불쌍해지거든." 


살던 집은 아내가 가지기로 하고 새 집을 찾아나선 주인공은 세련된 안목의 소유자답게 이런저런 까다로운 조건의 집을 구하고 그 집을 매개로 삼아 소설이 굴러간다. 그리고 조용히 일하고 퇴근하는 그에게 동료들이 저런 소리를 한다. 애는 다 컸고, 마누라 없고, 혼자 홀가분하게 사는 삶 우아한거 아니냐고. 다만 나이 늙어서 홀애비 냄새나기 시작하면 노답이니까 그 전에는 여자 찾으라고. 


주인공은 새동네에서 새로운 삶에 적응해나가는데, 그러던 차에 우연히 옛불륜녀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다들 예상할 수 있다시피, 주인공은 뭐 별다르게 한 것도 없는데, 오히려 조심조심했는데, 상대 여자가 먼저 좋아한다며 은근슬쩍 다가온다. 열세살 어린 직업 번듯한 여자가 도대체 왜 때문에 48남 곧 손주 볼 할배를 좋아하는데요? 상식적인 여성독자라면 이해할 수 없는 흐름으로의 서정적 전개. 그리고 긴 이야기 줄이자면, 불륜녀는 치매에 걸린 70대 아버지를 간병하기 힘들어 주인공에게 도움을 받다가 결국 우리 셋이 같이 살아요 ㅠㅠ 결론으로 마무리 된다는 것. 셋이 가족으로서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는 암시와 함께 주인공은 '우아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며 책을 마무리한다.


한국여자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사는지에 대한 담론이 넘쳐나는 요즈음인데 이 책을 보고나니 고구마 백개먹은 답답함과 함께, 13살 많은 이혼남도 치매노인 모시는 처지에는 감지덕지 받아들여야 한다는 폭력적인 시선이 로맨틱하게 그려지는 일본사회에 비하면 한국사회는 그래도 일본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도 앞으로 십년, 초고령화가 진행되면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가 나도는 그런 흉흉한 곳이 되려나? 여튼 늙은 애비도 돌봐야 하고 늙은 불륜남도 돌봐야 하는 일본 여성들의 삶을 보니 한녀보다 더한 일녀의 삶이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더라는. 


책 뒷표지에는 '청춘의 격정이 지나간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 그 궁극의 차분함과 아름다움에 대하여'라고 써 있는데 젊어서 마누라 속이고 불륜이나 하는 건 청춘의 격정이 아니라 비겁함이고 나이들고 가족이 없어지니 옛 불륜녀와 그녀의 치매아버지랑 같이 살고자 하는건 궁극의 차분함과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냥 살기위한 생존전략 그 이상 이하도 아니랍니다. 작가의 전작에도 남겼듯이 그의 글실력은 참 아까운데 두 권 읽어보니 알겠다. 글이 아까우면 어쩔거냐 쓸 수 있는게 이것이라면... 그냥 이런 글만 계속 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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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4-10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가의 전작 읽고 엄청 까는 글 썼던 기억이 나네요. 불륜도 그렇고 전작하고 별 다를 바 없는 책인 것 같아요. 글을 잘써도 남자 작가의 한계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LAYLA 2020-04-13 17:1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락방님~! 리뷰는 그냥 줄줄 썼는데 그 불륜녀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또 화가 나네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중반은 13살 많은 유부남 직장동료 세컨드로 살고 겨우 정리했다 싶었는데 부친이 치매에 걸려서 요양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직장 다니며 케어하기 너무 힘드니 이혼남 되어 돌아온 48세 예전 불륜남이랑 다시 합치는...ㅠㅠ 이건 거의 여성들을 가스라이팅 하는 수준이 아닌가 싶네요.

LAYLA 2020-04-13 17:16   좋아요 0 | URL
남자가 우아하니 어쩌니 혼자 감성놀이 할 때 여자인생은 구질구질 현실 그 자체네요..ㅜㅜ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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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당시는 그저 인생의 입구에서 얼쩡거린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는 이제 부족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까지 드는 순간이 분명하게 있었다. 물론 얄팍한 착각이었다. - P10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게 보였다. 히사히코는 행복해 보였다.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도 각기 전혀 다른 인생을 살면서 서로에게 응어리 없이만족하는 얼굴을보여줄 수있는시간이 얼마나 될까. - P167

나이를 먹었다고 주변을 정리하고 예금 통장이랑 눈싸움을 벌이면서 겁내며 살면 재미없죠. 이 집도 당신이 손을 봐줘서 이렇게 밝고 쾌적하게 되살아났잖아요. 비용 때문에 벌벌 떨지 않고 관리를 제대로 해주는 게 중요한 일이에요. 늙었다고 한탄해봤자 뭐가 되겠어요.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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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미스터 최 - 사노 요코가 한국의 벗에게 보낸 40년간의 편지
사노 요코.최정호 지음, 요시카와 나기 옮김 / 남해의봄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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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사노 요코의 통통 튀는 글이 참 좋다 생각했는데 사노 요코의 다른 책들을 더 읽고나서 보니 이 책은 사노 요코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미스터 최를 향한 그녀의 시선 그리고 그에게 마음 놓고 모든 걸 터놓을 수 있었던 '관계'에 대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둘이 편지를 주고 받은 시간이 수십년인데 전반이나 후반이나 편지의 결이 크게 다르지 않아, 사노 요코란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평생 개성 넘치고 기운 넘치고 자기 멋대로 사는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다른 책을 보니 그렇지가 않더라. 그러니 이 책은, 젊은 시절 만나 소녀처럼 자신을 마음껏 터 놓을 수 있었던 상대에게, 평생에 걸쳐 그 자유로움과 편안함과 신뢰를 담아 자신의 본질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었던 편지들이랄까. 세상 모든 사람이 그런 친구를 만나는 건 아닐테다. 그런데 세상은 넓으니까, 스치고 스치고 스치다보면 가끔 그런 사람이 있기도 하더라.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고 지금도 닮은 구석이 없지만 앞으로의 인생길에서도 접점은 별로 없을 사람이지만 아 이 사람에겐 무슨 얘기를 해도 되겠구나 날 judge하지 않고 따뜻하게 들어주겠구나 날 응원해주겠구나. 사람의 영혼이 블럭 조각처럼 생겨먹었다면, 너와 나의 조각이 딱 맞는 그런 사람이 존재하기도 하더라는 것. 사노 요코가 죽기 전 10년간 쓴 책들을 보면 자신의 건망증과 노화에 대한 걱정, 치매걸린 엄마를 요양원에 넣은 것에 대해 '버린 것'이라 말하는 자책감 등 아무리 씩씩하다 하여도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느껴지는 글이 많은데(단 하나 대단한 점은 자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 몸이 아파 편지가 끊어지기까지도 미스터 최에게만은 늘 밝은 이야기 사랑스러운 이야기만 적는다. 그러려고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럴수밖에 없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현실이 고단해도 그 사람 앞에선 기운이 나고 무슨 말이든 밝게 경쾌하게 술술 흘러나오게 되니까. 글도 좋지만 미스터 최와 사노 요코의 관계가 가지는 힘은 다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것이기에, 나는 이 책을 사노 요코의 베스트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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