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코의 모험
미시마 유키오 지음, 정수윤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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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일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솔로지옥. 매력남과 매력녀가 어떻게 유혹하고 유혹당하는가, 어떻게 마음은 뜨거워지고 차가워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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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코의 모험
미시마 유키오 지음, 정수윤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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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누구와 함께해도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거나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릎쓰는 일은 없어. 남자들은 입만 열면 시대가 틀렸다느니 사회가 문제라느니 말이 많지만, 자기 눈 속에 정열이 없다는 게 제일 나쁘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어. - P18

노구치는 술잔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 몸을 던지기에는 너무 좁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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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든지 예측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순응하고 싶지 않았던 원인들에 이끌려 현재의 처지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웃보다 자신이 더 나은 처지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찾기가 어려운 법입니다. 


-라셀라스, 새뮤얼 존슨



대체로 풍습이 법률보다 더 잔인하다. 풍습이란 사람들의 본성인 것이다. 그러나 법은 한 나라의 이성이다. 이성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풍습은 법을 능가한다. 


-어둠 속의 사건, 오노레 드 발자크 



인생이란 부엌보다 더 아름답지 않으면서도 썩은 냄새는 더 나는 거라네. 인생의 맛있는 음식을 훔쳐 먹으려면 손을 더렵혀야 하네. 다만 손 씻을 줄만 알면 되지. 우리 세대의 모든 윤리가 거기에 있네.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생각의 표현을 추구하는 예술가는 그 섬세함과는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강한 힘을 소유해야 하는 것이다.


-너새니얼 호손



이제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니 한밤중에도 항상 밝게 불이 켜져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에요.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아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나 혼자만의 것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하지만 이 세상에선 무엇이든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다. 기쁨 역시 다음 순간에는 그리 대수롭지 않고 또 그 다음엔 더욱 시들해져서 마침내 예사로운 마음으로 되돌아간다. 그것은 마치 작은 돌이 물에 떨어졌을 때 생기는 파문이 결국 다시 평평한 수면으로 되돌아가는 것과도 같다. 


-페테부르크 이야기, 니콜라이 고골



젊은 시절의 짐은 다른 사람과 나누면 그만큼 가벼워진다. 그런데 노년에는 나눠 주고 또 나눠 줘도 슬픔이 항상 그대로 남아 있다. 


- 오 헨리



노인이 지혜로울 거라고 생각하는 건 엄청난 착각이야. 지혜로워지는 게 아냐. 다만 신중해질 뿐이지.


-무기여 잘 있거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인간에게 말이 주어진 것은 생각을 숨기기 위해서이다.


-적과 흑, 스탕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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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생존법 -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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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과 토크빌은 민주주의에서도 부자유스러운 상태로 ㅅㄹ기 십상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발목을 묶는 쇠고랑도 없고 4~5년에 한번씩 지도자를 투표하라는 정중한 초대를 받긴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완강하게 붙박여 있는지도 모른다. 결혼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업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휴일은 어떻게 보내야 하며, 우정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 그렇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 허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외되어 있다. 우리 영혼에 대한 지배권을 넘겨줘서는 안 되는 낯선 자들이 부당하게 형성한 정상성이라는 개념에 붙들려 있다. - P107

울프는 런던의 백화점에서 하는 쇼핑에 대한 찬가를 썼다. "말할 필요 없이 옥스퍼드가가 런던에서 가장 품위 있는 거리는 아니다. 도덕주의자들께서는 거기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일쑤였고, 멋을 중시하는 이들도 이러한 비판에 동조했다. ...하지만 해 질 녘 느긋하게 거닐다 보면 인공조명과 실크 더미, 버스의 은은한 불빛 덕분에 마블아치 위에는 영원한 석양이 드러워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옥스퍼드가는 화려하고 현란한 모습으로 제 매력을 뽐낸다. 빛나는 물줄기가 끊임없이 자갈을 씻어내는 강바닥 같다. 모든 것이 반짝반짝 빛난다. ...옥스퍼드가의 영주들은 문 앞에서 가난한 자들에게 금화를 뿌리거나 빵을 나눠주는 공작이나 백작 못지않게 도량이 넓다. 오직 후하게 나눠주는 선물의 형태가 다를 뿐이다. 그 선물은 짜릿한 재미, 상품 전시, 오락거리, 밤에 불을 환히 밝힌 진열창, 낮에 펄럭이는 현수막의 형태를 띠고 있다. 거리에서는 최신 뉴스를 공짜로 제공한다. - P108

연회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무료다. 높다랗고 쾌적한 홀이라는 안식처가 제공하는 푹신한 카펫 털과 화려한 승강기, 은은한 광택을 발하는 옷감과 카펫, 은식기를 만끽하는 데 단돈 1실링 11펜스 3파딩이면 된다." - P108

이것이 바로 지식, 행정, 문화 등 특정 분야의 일에 대해 수 세기 동안 지속된 접근 방식이었다. 1900년 당시 영국 학계는 전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직업이었다. 특정 직업은 큰 노력과 지속적인 헌신을 요구하며, 커다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므로 가정에 대한 의무와 병행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있었다. 수도원이나 대학처럼 잘 조직된 공동체에서 살아야 하고, 독신이어야 하며, 주로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했다. ...아마도 가장 괴로운 건 현대 사회가 이 문제를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리라.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와 가정생활이 직접적으로 충돌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현대 사회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감상적이면서도 현실을 무시한 모욕적인 주장이다. 그런 가능성 같은 건 있을 수 없다. 싸워 얻을 가치가 있는 것들은 모두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가정생활과 직장 생활을 동시에 잘 해내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고된 - P125

야망이 된다.

일과 가정생활이 상충하는 것은 우리의 무능이나 의욕 부족 때문이 아니다. 단지 두 가지 거대한 상반되는 주제가 충돌하는 역사의 한 시기에 살고 있을 뿐이다. - P125

세계가 현대적으로 변한 시점은 사람들이 처음 만났을 때 늘 그랬던 것처럼 고향이 어디인지 묻는 대신 직업이 무엇인지 묻기 시작한 때다. - P183

위니콧은 완벽한 부모를 가진 아이들은 정신병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부모의 임무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삶에서 일어나는 불완전한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자상하게, 하지만 가능한 철저하게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상주의로 가득한 이 작은 인간들에게 좌절이란 고질적인 문제이고, 그릇은 식탁에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게 마련이며, 테디 베어 인형의 눈은 사라지기 십상이고, 자동차 여행은 너무 오래 걸리며, 부모는 놀랄 만큼 짜증나는 사람들이고, 엄마는 어리석고 아빠는 바보 같으며, 숙제는 지나치게 많고, 앞으로 겪을 수많은 경험이 쓰라릴 것이며, 사람은 결국 늙어서 죽는ㄷ는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유명한 공식에 따르면 부모는 그냥 ‘적당히 괜찮은‘ 정도면 된다. 우리는 적당히 괜찮은 부모, 노동자, 배우자, 친구, 인간은 될 수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 P238

대부분의 인류 역사에서 삶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종사할 수 있는 직업은 하나뿐이었고, 그것마저도 가족이 선택해주었다. 결혼할 수 있는 후보도 한 명뿐이었으며, 그 사람도 부모가 골라주었다. 가까이 사는 사람들도 정해져 있었고, 그들을 피할 방도는 없었다. 다른 곳에서 살 기회도 전혀 없었다. 살 만한 물건도 없었다. 어딘가에서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지도 않으니 부럽거나 간절한 일도 딱히 없었다. 권위자에게 의문을 제기할 수도 없었다. 가족, 목사, 선생님, 왕과 왕비, 그리고 당연하게도 신이 지시하는 바라면 무엇이든 군말 없이 따라야 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며,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날들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교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우리가 행복핮니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고, 설사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 바뀌는 건 없었다. - P281

현대는 그런 한계를 폭파하고 우리를 모든 분야에서 ‘자유롭게‘만들었다. 이제는 원하는 직업을 고를 수 있고,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으며, 언제든 이혼할 수 있다. 아무 데나 살아도 되고, 무슨 질문이든 해도 되며, 누구에게도 복종할 필요가 없다. 이는 정말 기분 좋은 소리처럼 들리며 어느 면에서는 실제로 그렇지만, 또한 무겁고 때로는 견디기 버거운 부담이기도 하다.

...그러다 개인의 삶에 위기가 닥치고, 이 위기는 시대 전체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레 된다. 왜 저 일이 아닌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왜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지, 왜 다른 직업이 아니라 이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지, 왜 다른 곳이 아니라 하필 여기 살고 있는지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 근본적인 불확실성의 순간이 찾아온다. 무엇보다 ‘아무도 관심 없고, 아무도 모른다‘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 P282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온전히 통제할 만한 강한 인격적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오직 한 세대에 100명 남짓한 사람만이 최고의 선택을 하며 산다. 우리는 대체로 자시의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하고 ‘인생을 낭비하며‘산다. 자유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긴 세월 동안 교사와 부모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살았다. 적어도 이러한 문제를 이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정상적이며,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웃음이 나는 일이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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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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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찰나다. 긴긴 정도 단숨에 무너뜨릴 만큼 위력적이다. - P136

예술인은 작품으로만 만나야 한다. 실제로 만나면 대단히 피곤하다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라 까다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을 미치지 않게 하려면 어떤 미친 짓을 해도 가만히 둬야 한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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