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매거진 (GARM Magazine) 03 콘크리트 건축재료 처방전
감씨 편집팀 지음 / 감씨(garmSSI)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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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기획 업무를 하며 스터디 목적으로 읽게 된 책이다. 책이라기 보단 잡지 같은 모양새이고, 랩핑이 된 상태로 판매되고 있어 내용을 전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책에 대한 큰 기대없이 구매를 하였다. 그런데 서문에서부터 감동받았고 내용의 깊이, 컨텐츠에 대한 성의 부분에서는 편집부에 대한 존경심마저 생겨났다. 


이 책은 개인의 창조력을 현실화하는 방법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만들었다. 현대사회가 고도의 분업화와 소비사회로 돌입하면서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고 꾸미기보다 '서서히 그리고 급진적으로' 구성된 공간에 맞춘 삶에 익숙해지고 있다. 나무에 못질을 해 의자를 만들어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은 먼 기억 속의 추억으로 남거나, 한낱 과시를 위한 남성의 로망으로 전락했다. 전등을 교체하는 일과 간단한 망치질, 그리고 사다리를 펴고 올라가 살피는 일조차도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그러는 사이 사람들은 일과 사물, 공간으로부터 소외되어 인간 본연에 내재한 창조성과 창작성으 잃어버린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 이 책은 인간 본연의 창조성에 귀를 기울이고, 동시에 인간의 기본적 권리이며 누구나 누려야 하는 행복추구권을 사람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촉매제가 되고자 한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주 중에서 '주'를 중심으로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을 마련해주기 위함이다. 


비전공자로서 알아듣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콘크리트와 관련된 굵직굵직한 내용들을 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고. 서문에서도 느껴지듯이 정보를 기계적으로 전달하는게 아니라 콘크리트의 역사와 친환경성, 그것에 사용되는 맥락 등 다양한 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도 엮어서 하기 때문에 공사와 전혀 관계없는 독자라도 교양서의 관점에서 읽어볼만 하단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인 느낌은, 어린시절 과학도서 전집을 읽던 그런 느낌이었다. 상대성 이론이 어떻고, 만유 인력의 법칙이 어떻고, 부력이 어떻고, 금속의 반응성이 어떻고 등등. 당시 나의 삶과 전혀 관계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수도 없는 그러한 지식들을 어린시절의 우리는 단지 호기심과 재미 하나로 읽고 습득하지 않았던가. 어른이란 이유로 그런 종류의 독서를 굳이 구만둘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도 이 시리즈 책들은 하나하나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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