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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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온지 4년 지나니 이제 보이네요. 국민들을 얼마나 개돼지로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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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2022-10-0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기꾼 검사..
 
오향거리
찬 쉐 지음, 문현선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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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하면서도 그 창을 떠올리는 대신 잊어버려. 그래서 창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 알아볼 수 없게 된다고. - P17

사람은 누구나 명확한 생활신조를 갖고 살아야 해. 한결같이 좇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남한테 빌붙거나 남의 행동을 방해하는 건 부도덕하고 수치스러운 거야. 멍청하게 허송세월하다 늙으면 추억은 하나도 안 남고, 살아온 듯한 그림자만 남아. 후회할 거라고. 나는 평생 최고의 정신세계를 추구하며 물질적 기쁨을 모두 포기했어. 고난과 위험으로 가득한 길을 걷는다고. - P168

그러니까 이 세상은 선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때문에 엉망이 되는 거야. 그들은 자신의 값싼 동정심을전혀 아끼지 않거든. 누구를 만나든 위로하고 멋대로 격려해서, 그 안하무인의 무리가 벌을 받은 후에도 금방 일어나 원래 모습 그대로 자신들이 하던 일을 계속하게 돼. 비슷한 무리를 찾았다는 교만함에 자신감이 백배는 높아져 한층 더 심하게 굴기까지 하지. 우리가 평생 증오한 부류가 그렇게 선행을 즐기는 부류라고. - P212

그거 아나? 착각에 빠진 여자는 평범한 악당보다 파괴력이 훨씬 크고, 아무리 잔인한 일이라도 다 할 수 있어. - P235

불행하게도 세상 사람들은 너무 근시안적이고 삶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머리를 일깨우는 건 수탉한테 알을 낳으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에 이상과 포부를 가진 사람이 너무 적다는 사실을 통감합니다. 곳곳에 평범한 사람만 넘쳐나지요. 모든 사업이 중간에 가로채여져 미완성으로 끝나고 천재가 탄생하기도 전에 요절하며 앞날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 P267

한 사람 일생의 운명을 결정하는 건 그 품성과 기질입니다. - P273

솔직히 말해서 엉덩이니, 가슴이니 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에요. 여자한테 제일 중요한 건 정신적 기질이니까. 기질이 없는 여자는 빈껍데기, 빛 좋은 개살구, 재떨이, 슬리퍼 같은 거예요. 외적 매력은 나이가 들면서 사라지지만 정신적 매력은 영원히 젊거든요.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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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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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숨을 토해내고 영원히 잠든 아버지의 육신은 무거웠다. 다시는 태어나지 마요. 그게 아버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말이었다. - P29

자기야, 우리 장군이 심장 소리 좀 들어봐. 웅장웅장웅장, 이렇지 않아? 장군감 맞나봐. 앳된 임부가 옆에 선 남편의 손을 꼭 쥐고 달뜬 목소리로 말했을 때 정작 규의 귀에는 그 소리가 총성총성총성으로 들렸다. 부부가 뿜어내는 행복의 아우라가 규의 목을 조르는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밭은기침을 했다. - P49

번데기 한 뚝배기를 혼자 다 먹은 미예가 맥주잔을 시원하게 비우더니 벌게진 얼굴로 말했다. 참관수업 날 아이가 이름의 ‘태‘ 자를 ‘턔‘로 잘못 썼을 때 엄마들 사이에서 일렁이던 웃음이 자기에겐 비웃음으로 들렸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조건이 나쁠 것 없는 아이가 공부에 소홀하면 그렇게 화가 날 수가 없다고.

돌이켜보면 그날 미예가 그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은 수라 언니가 딸에 대해 말한 직후였다. 수라 언니는 자기 딸이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하고 싶어하는 것도 없는 게으름뱅이 천둥벌거숭인데, 살아보니 어려서 공부 잘하고 커서 돈 잘 벌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그런 거 아무 소용 없더라며, 딸은 제가 좋아하는 일이나 하면서 크게 불행하지 않게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과 남편은 나중에 딸에게 카페 하나 차려줄 정도의 목돈이나 주고 끝내기로 했다고. 그 말 끝에 미예가 제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때 미예는 속으로 수라 언니의 말에 발끈했던 - P113

걸지도 모르겠다. 언니, 속 편한 소리 좀 그만해요. 언니처럼 다 가진 사람이 뭘 알아요? 하지만 수라 언니의 말 가운데 내 관심을 끈 대목은 미예와 달랐고, 그 말은 그후로도 꽤 오랫동안 수라 언니에 대한 내 인상을 좌우했다. 나는 우리 딸이 크게 불행하지 않게만 살았으면 좋겠어. 저 사람은 어떤 큰 불행을 겪었기에 저런 소원을 갖게 되었을까? 그러나 이 고립의 밤에 혼자 소파에 누워 그날의 대화를 찬찬히 되짚어보니 언니가 방점을 찍은 단어는 다른 쪽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불행하지 않게만‘ 살았으면 하고 바란 게 아니라 크게 불행하지 않게만 ‘살았으면‘ 하고 바랐던 게 아닐까 하고. - P114

율은 온이 교수로 일하는 대학교에 입학한다. 앞으로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너 그러다가 율이 영영 뺏긴다. 전 남편은 그 소식을 듣고 충고랍시고 말했다. 뭐든 뺏고 뺏기는 것밖에 모르는 종족. 저는 딸과 아내를 버렸으면서 남이 주워 가면 뺏겼다고 징징대겠지.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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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숍 - 느낌 좋고 감도 높은 도쿄 핫플레이스 87
이시은.서동희 지음 / 동아일보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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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주방용품을 파는 중앙시장이 있다면 도쿄에는 가파바시가 있다. 중앙시장이 지극히 서민적인 곳이라면 가파바시는 장인의 솜씨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일본 전역의 장인들이 만든 칼과 냄비를 비롯해 다양한 주방 도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다와라마치 역 3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꼭대기에 거대한 요리사 머리 모형이 있는 건물이 보인다. 그 건물이 가파바시 거리의 시작점이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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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 와인과 삶에 자연을 담는 프랑스인 남편과 소설가 신이현의 장밋빛 인생, 그 유쾌한 이야기
신이현.레돔 씨 지음 / 더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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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꽃은 술이다."
이 말은 레돔과 그의 와인 메이커 친구들이 늘 하는 말이다. 누가 한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명언이다. 태초에 농부가 비바람과 뙤약볕 아래 허리를 구부려 일하는 것은 무엇보다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다. 한 톨의 쌀과 밀은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경건함이 있다. 그러나 농업의 끝은 여기가 아니다. 인간이 배를 채운 뒤 처음으로 술을 마시게 되었을 때 그 기분이 어땠을지 상상하면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얼마나 설레고 즐거웠을까. 술은 그런 것이겠지. 생존이 아닌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액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문학도 그렇다. 둘 다 생존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술 안 마셔도 살 수 있고, 글 안 읽어도 잘 살 수 있다. 살기 위한 것이 아닌 가외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술을 빚거나 소설을 쓰는 사람들은 인생 무용지물의 아름다움에 취한 사람들이다.

- P25

세상을 바꾸기 위한 글도 있고 삶을 개척하고 인격을 함양시키거나 지적 수준을 높여 주는 등의 실용적인 글도 있지만, 문학의 순수한 존재 가치는 나만의 조용한 기쁨을 느낄 때다. 침대맡에 앉아 두꺼운 소설책을 읽으며 밤새 인물들을 따라가는 것은 생존과 관계없다. 술을 마시는 것 또한 그렇다. 무용한 즐거운 짓에 빠지는 것이다. - P26

"사람들은 머리 위 하늘은 자주 보면서 ‘아, 하늘이 맑아서 참 좋아!;감탄하며 즐거워하지.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아? 하늘은 그토록 좋아하면서 왜 발밑의 땅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 하늘 보듯이 땅도 좀 보면 안 되나? ‘아 땅이 포슬포슬 건강하고 귀여워서 너무 좋아!‘ 이런 말 좀 하면 안 돼?" - P66

사람들은 향긋하지 않은 와인을 용서하지 않겠지만 농부는 안다. 포도는 인간을 위해 늘 상냥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 P130

그는 이 언덕에 살다가 사라진 모든 나무를 아쉬워한다. 특히 늙은 떡갈나무는 미생물을 폭발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어 주변의 병든 식물들을 치유해 준다고 한다. 식물들의 뿌리는 본능적으로 떡갈나무가 있는 곳으로 향해 가는데, 거기에 가면 온갖 좋은 박테리아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온갖 전통요법을 알고 조제해 주는 동네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동네 할아버지를 찾아가는 엄마처럼 식물들도 몸이 아플 때는 떡갈나무 할아버지를 찾아가는 것이다. - P219

의사를 전달하는 것만이 언어의 목적은 아니다. 그것을 가지고 춤을 출 수 있어야 한다. 먹고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프랑스어로는 내 맘대로 까불 수가 없으니 물고기는 늘 헐떡거리며 목이 말랐다. 프랑스가 아무리 좋다 해도 한국이 아무리 살기 힘들다 해도 이곳에 돌아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언어다. 모국어를 다시 찾아 그 강에서 헤엄치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었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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