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巨正
홍명희
[ 7 ]
화적편 1
이 때 조선 팔도에 도적이 없는 곳이 없었는데 그 중에서 황해도가 가장 심하였
다. 그것은 황해도 관원의 탐학과 아전의 작폐가 타도보다 심해서 그런 것도 아니건만 황해도 백성은 양순한 사람까지 도적으로 변하였다.
그렇게 된 여러 이유 중에 가장 큰 폐단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나라에 진상하는 공물이 너무 많아서 민력으로 감당할 수가 없었고, 다른 하나는 평안도 변경에 수자리 살러 가는 것이 괴로웠기 때문이었다.
꺽정이 화적들의 대장이 되었고 관군들의 공격을 피해 청석골을 떠나 광복산으로 거처를 옮긴다. 그런 중에 이미 광복산에 살고 있던 십여 호의 사람들을 모두 죽여 버리는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그리고 이후 자신의 이름을 사칭하고 약탈을 일삼는 화적들에게 본때를 보이기
위해 나서는데......
자신을 도와준 사람의 애첩과 상간한 다음 사실을 까발리고, 아쉬울 때 도움을 받고는 이유 없이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과부들을 도와주고는 농락한 다음 작첩하는, 대의명분도 없이 인간말종과 같은 행동을 하는 임꺽정을 보면 딱 힘만 센
양아치의 전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