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녀(火女)

감독 : 김기영
출연 : 윤여정. 남궁원. 전계현. 최무룡 등
수상 : 1971년 제10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상(윤여정), 조명상, 촬영상, 편집상
제8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윤여정), 여우조연상(전계현), 주
제가상 수상 등
1971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공포, 스릴러, 멜로, 로맨스 등이 복합된 작품이다.
식모와 주인이 살해된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매스컴에서는 범인이 청소
년이라고 밝히고 수사관과 인터뷰를 하는 등 시끄럽다.
친구와 함께 강간을 당하다 돌로 상대들을 내려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명자는 부푼 꿈을 안고 서울로 향한다. 친구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남자 털어먹는 다방, 빠, 어떤 직업이든 갖겠다지만 명자는 식모살이가 꿈이란다.
그렇게 도착한 서울의 직업소개소에서 친구와 헤어진 명자는 동식의 아내에게 픽업되어, 나중에 시집을 보내주는 조건으로 보수 없는 식모살이를 시작한다.
작곡가 동식은 양계장을 운영하는 아내에 의지해 살면서 작곡을 하고 연습생들을 거느리고 있는데, 그는 항상 여자 연습생들의 유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식의 아내가 집을 비울 일이 생기면서 여자 연습생들과 남편
의 단속을 명자에게 맡기고 집을 떠나는데......
순진하기만 했던 한 여인이 세파를 겪으면서 악녀로 변해가는 과정과 파멸을 그리고 있는데, 배경으로 잡히는 1970년대의 풍경들은 당시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특히, 시나리오의 구성이 상당히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영화 이전에 1960년에 제작되었던 같은 감독의 비슷한 줄거리의 ‘하녀’가 있었고 그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을까?
1960년 당시에 이런 영화라면 가히 세계적인 호러 영화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해도 과찬이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다만, 아직은 촬영기법 등에서의 약간의 부족함들이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았다.
최근에 한껏 주가를 올린 윤여정의 영화계 데뷔작이자 출세작인데, 최무룡은 우정 출연이었는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별 영양가 없는 수사관 역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