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
정선화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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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색다른 생각이 던져주는 경험은 늘 경이롭고 아름답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계획하고 그날을 꿈꾸는 여행가, 혹은 머무는 자들의 시간은 영화롭다. 일상에 지쳤던 저자 또한 아이들과 여행, 새로운 곳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한다. 그 도전 자체로 설레며 책을 읽는 독자로서도 시작부터 기대되는 작품 읽기였다.

그리고 저자는 ‘아이들과 한 달, 평생 동안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평한다. 그만큼 아이들의 키와 마음이 한 뼘 이상 자란 것이다. 저자는 여
행 전 빅 3라 할 수 있는 숙소와 아이들이 다닐 스쿨, 항공권 등을 다양한 비교를 통해 결정한다. 최근 한 달 살기가 유행이긴 한 것인지, 예년에 비해 말레이시아 유학 혹은 단기 연수 등으로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저자의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숙소는 아이들의 안전제일주의로서 보안을 중심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더불어 한 달 동안 자유롭게 수영이 가능한 아파트라서 아이들이 물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다니 최상의 결과가 아닐 수 없는 단기 해외 체류의 효과가 아닐까?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세세한 저자의 팁은 보너스를 받은 느낌이다. 반입 가능한 물품, 액체류 등의 제한 품목을 소개해주는 페이지-45P-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과는 다른 내용이라 국가마다 통관의 절차, 허가 가능, 불가능 품목이 있음을 알게 해주는 좋은 정보였다. 그 외에 말레이시아에서 꼭 한 번은
가 볼 만한 관광지에 대한 소개. 어느 도시에서나 유명한 시티투어 2층 버스를 활용하는 팁도 전하고 있다. 날씨 맑은 날 오픈 버스를 통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도심지를 관람하는 것, 상상만이라도 설렘 가득이며, 사진 속의 풍경으로 꼭 한 번 초대받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이어서 말레이시아 시내 맛집의 활용과 말레이시아인의 실생활과 삶을 느낄 수 있는 전통 시장을 방문해보는 것도 큰 흥밋거리가 될 것 같다. 네 명의 아이를 데리고 말레이시아로 떠난 통 큰엄마이자, 멋진 저자의 도전기. 한 달 생활하기의 비용이나 교육적 목적을 뛰어넘어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이국적인 지역에서 한국인으로 한 달을 살아 본 경험은 처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자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큰 추억이자 미래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말레이시아에 대해 최근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된 독자로서 나타난 알기 쉽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가족들의 여행기이자 정보 안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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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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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편을 읽어보지 않은 독자도 작품의 흐름과 맥락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소설이다. 고교생 네 명이 뭉쳐 함께 하는 시간을 파는 상점.

온조, 혜지, 난주, 이현 등 네 명의 주인공 외에 그들의 조력자 불곰 선생. 그리고 2편의 임무는 학교에서 부당 해고된 것으로 의심이 가는 학교 지킴이 아저씨의 무고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물론 사건의 발단 이전 상점 참여자들이 다니는 학교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학교는 이를 감추기 위해 나무를 심지만 아이들은 나무를 없애고, 그 자리에 죽은 학우를 추모하기 위한 각자의 글귀가 새겨진 돌탑을 쌓기 시작한다. 지속적으로 사라지는 식수용 나무를 대신 한 돌탑을 무마해준 학교 지킴이의 책임이 빌미가 되어 가위손 아저씨라 불리던 학교 지킴이 아저씨는 해고된다. 권력이라는 학교, 마땅히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지만 그 희생양은 학생들이 되고, 권력은 어른들의 특권인 양 불리게 하는 학생부란 살생부를 이용해 제자들을 조종한다.

'시간을 파는 상점... 내가 쓴 시간이 누군가에게 소용이 닿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내 남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상상. 과연 그 시간을 타인에게 활용할 사람이 솔직한 심정으로 얼마만큼 될지 파악할 수 없지만 의뢰인은 사건 해결을 위해 투자한 시간만큼 또 다른 3자에게 그 시간을 제공하거나 그 누구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행동은 아름다워 보인다. 어찌 보면 혼자 사는 것을 즐기는 세상에서 서로가 서로 안에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돼 있는 느낌이랄까? 그런 면에서

시간을 파는 상점의 인물들을 통해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우린 서로의 시간이란 공간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공유하고 혼자만이 아닌 다수라는 사회적 동물의 당연성도 재인지할 수 있는 각성도 필요함을 배우게 된다. 십 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소설의 구조이지만 어느 세대이건 타 세대의 거울이 인간이란 동물이라 생각되기에 좀 더 깨어있는 순수성에 집중해 소설을 읽어 본다면 색다른 묘미와 생의 변화도 바람직할 때가 있음을 배우게 될 것이다.

'살아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

의뢰를 한 '란'이란 사람의 비단 아버지가 이현에게 던진 질문이자, 이현이 온조에게 돼 묻는 대사의 내용 중 일부이다. 인생 각자의 의미, 그 시간의 가치를 그저 단순히 호흡하고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과 살아가는 것에 의미와 함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이 시간을 올바르게 활용해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지 생각을 갖게 한다. 각자의 시간을 체크하고 사용 가능하게 하는 시간을 파는 상점 2.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을지언정 그것에 대해 궁금해하고 호기심 어린 탐구로 함께 하는 행동. 그것이 참된 시간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며, 작품의 주요 사건이 되는 보안과 지킴이 아저씨의 해고가 부당함을 정당하게 주장하는 자발적 행위도 그 증명 중 하나인 것이다.

서로의 시간을 소유하고, 나누며 공감해주는

시간을 파는 상점. 친구가 될 수 있고, 너를 위한 시간을 내가 쓸 수 있으며, 나의 시간을 타인에게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들. 학생들과 어른들의 도움으로 복직하게 되는 학교 지킴이 가위손 아저씨. 그 또한 자신의 시간을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뢰자 '란'의 아버지 비단 아저씨에게 활용하며 나눔을 실천한다. 그리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 시민 활동가 온조의 엄마도 시간을 파는 상점의 도움으로 두꺼비의 산란 생태를 돕고자 하는 인간띠 운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우리를 위한 시간. 그래서 '시간을 파는 상점 2'의 부제가 너를 위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시간을 사서 저장하며 나누는 기발한 발상이 다시 7년 만에 부활하여 온조, 난주, 혜지, 이현의 활약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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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허리 아픔 혹은 디스크와는 무관하다고 여기는 독자이지만 미리 알아두면 좋을 의학 상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조금만 허리가 쑤시거나 목이 뻐근하면 바로 디스크가 아닌지 의심하고, 병원에 가기 전부터 온갖 두려움과 잡념에 쌓이기도 한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작은 통증에도 허리 디스크를 생각하는 환우들에게 그것이 올바른 판단이 아님을 환기시키며, 자신의 몸을 알아가는 과정과 잘못된 상식에 바른 교정을 해주기 위해 이창욱 원장은 이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가 몸에 대한 체계적 프로파일링을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되어 있다. 1장은 디스크 통증 유발의 원인, 2장은 환자들의 궁금했던 내용 정리. 3~5장은 허리 디스크의 원인과 잘못된 생활 습관과 마음가짐 등이 상세하게 정의되어 있다. 그리고 실생활에 도움 되고 허리 디스크 예방을 위한 운동법이 6장에 담겨 있다. 다양한 교정 자세의 사진과 간결한 설명 등이 종합되어 있어 어느 독자나 읽고 이해하기 쉬우며 따라 하기 쉬운 안성맞춤의 정보 교양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허리 통증에 대한 공포를 이겨 내며, 사전에 허리 디스크를 예방 가능한 팁을 얻어 가길 기대한다.


전반적으로 읽기 쉽고 이해하기 편한 글들과 예제들이 등장해 마치 TV 영상을 책에 담아 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그만큼 작가의 노하우와 사례 등이 사실적으로 증명되고, 허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디스크 환자분들의 고충을 녹여낸 글이란 측면에서 공감도가 큰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한 올바른 내 몸의 이해, 잘못된 상식과 소문은 던져 버리고 좀 더 전문가의 의견에 충실하되 내 몸에 맞는 운동법과 허리 관리법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내 몸, 아직 아니라도 지금 이 책을 통해 가꿔 나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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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여태현 지음 / 부크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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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누군가는 발이 시려울 때 낮은 조도로 타고 있는 내 생의 글자들을 쬐고 그곳으로부터 일말의 온기를 느끼고 있을까. 여러 해 동안 생각했다. 그럼 난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텐데.‘

제목과 반대되는 책의 서문이자 작가의 바람이지만, 실은 행복을 모를수록 행복을 좇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이다. 시작부터 독자들의 심리를 자극해 줄 만한 제목과 내용으로 책은 시작된다. 한 손에 아담하게 잡히는 책. 언제나 꺼내보며 외로움과 그리움을 연기처럼 사멸시킬 수 있는 작품이 여태현 작가의 일상 속 사랑과 연애, 헤어짐과 만남이 교차되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이 약간의 여유, 서두름이 아닌 느림의 미학으로 한 템포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해보길 기대한다. 그것이 여유이고 독서를 하는 나만의 세상 만들기에 동참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요즘 이야기하는 소소한 행복인 것이다.

연애 끝은 설거지와 닮았다. 깨끗이 설거지를 마치고 잊은 듯, 씻은 듯 가지런히 아무 일 없었다는 것처럼 마무리하며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무엇이든 완벽한 것은 없어 보인다. 연애를 할 때, 식사를 할 때 풍성함에도 아쉬운 점과 스크래치는 남는 법이다. 이것을 잊고 씻으며, 정리하는 방법이 닮을 수 있지만, 확실히 같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작가의 생각과 독자로서의 정리. 그래서 이별을 잊고, 또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설거지의 잔여물도 다시 이전의 깔끔함으로 돌아가거나, 보다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비슷한 점이 아닌가 생각을 덧대어본다.

사랑할 때와 이별할 때의 감정. 그리고 이별이 남기고 간 사랑에 대한 상처들. 어느 날 문득 익숙하게 느껴지던 길이 어색해질 때도 있으며, 일상화된 공간이 다시 못 올 공간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발생. 그것이 사랑이 던져 주는 여운이자, 쓰라린 상처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사랑을 하거나 어색한 만남으로 일순간에 타인이 되어버린 사이. 작가 또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스치듯 지나가는 반복이란 쳇바퀴 안에서 연애 혹은 인간적 감정의 다양성을 경험하고, 그것을 감성적인 글로 완성해낸 것이다. 공감이 되는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다양성에 대해서도 논해볼 수 있는 독서였다.

행복에 대한 의미, 연애를 하고 사랑을 느낀 이성과 기약할 수 없을 이별에 대한 공허한 상상보다 애정이 가득한 현실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실제론적 진실성. 그것이 인간이 지닌 가장 원초적인 태어남의 이유이자 하나의 가치 체계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상처도 입고, 눈물도 흘리며, 자신을 자책할 수도 있지만 또다시 사랑에 대한 이별을 던져 버리고 따스함을 추구하는 남녀 사이. 그렇게 간혹 나의 어려움 속에 모두가 불행하길 바라지만 다시 사랑이 찾아
오면 남녀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급선회하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도 작가는 사랑과 이별에 쌓인 과거란 기억을 반추하며, 세상이 따스해지길,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온기 가득한 위안이 이어지길, 쓸쓸함과 외로움까지도 느껴지길 바라는 글을 써 내겠다고 다짐한다.
독자로서 추억을 묻어 둔 채 살아온 지난날을 회상하는 시간, 바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약간의 여유를 포함한 휴식과 길게 숨호흡할 수 있는 사이가 주어지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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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
정소현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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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정소현이 창작의 침묵을 깨고, 오랜만의 현실 외출을 했다. 그 작품이 바로 소설집 '품위 있는 삶'이다. 언제나 품위 넘치고 자신감 있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주인공. 돈을 쓸 시간도 부족했던 병원 원장이었던 그녀는 그렇게 품위 있는 여생을 위해 최고급(?) 보험에 가입한다. 보험이 자신의 삶에 있어 어떠한 가치를 제공하며, 정확히 알 수 없는 마무리를 어떠한 방법으로 선사할지 모른 채 그녀는 30년 동안 보험에 의해, 아니 보험이란 족쇄에 조종되듯 살아가는 삶에 영위된다. 모든 것이 시스템화되어가듯 변화하는 보험 특약과 적재적소에 그녀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덕에 겉으론 평화롭지만, 인간은 더욱더 기억을 망각하는 동물이 되어가고, 무엇이 주가 되는지 모를 자신의 자아 정체성마저 위협받는 존재 불명의 개체로 전락해가는 건 아닌지 두려움도 더하다. CC-TV를 비롯해 각종 영상 기록물로 개인의 사생활 또한 지극히 무가치화된 요즘, 품위 있는 삶을 보장한다는 허울 하의 주인공 나윤승의 30년 기록들도 차곡히 보험사 정보 시스템에 저장되어 간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 속 인간은 그저 도태해가고 기억의 망각 곡선 속도 또한 빨라진다. 갈수록 아이러니한 세상살이에 지쳐갈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에게 가장 흔한 심적 안정의 담보물인 보험이란 상품을 통해 그려진 인생의 단편이 씁쓸하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독자 스스로가 느끼는 '품위 있는 삶'이 무엇인지,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화무십일홍-중략-어차피 관뚜껑 닫고 안로 들어가면 다 똑같아.'

짧지만 확실한 인생에 대한 정의. 작가의 글을 통해 인생의 의미, 과거 혹은 어제의 일들을 기억하며 떠올리는 행위가 얼마나 어리석은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어제의 일들 주인공 상현은 사고로 부모를 잃고, 조부모 틈에서  자라난다. 또한 사실적 기억인지, 의미를 정확히 정의 내릴 수 없는 과거의 아픔인지에 대한 상처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하꼬방 같은 주차장 작은 안내 부스에서 그림을 그리며 현실에 맞닿은 삶을 살아가는데 만족한다. 그러나 그녀를 매번 찾아오는 지난 기억의 친구들. 어제의 일들은 아픔 속에 그저 묻혀 둔 채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지, 죽으며 다 똑같은 더미로 변해가는 우리들이지만 지금이 아닌 과거의 것들에 너무 집착하고 추리하며, 지나친 상상력과 거짓된 증거들로 인생을 왜곡시킬 수 있는 극단적 결과도 보여줄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상현 이 모두를 받아들 일뿐이다. 어머니라 부르는 간병인 아주머니의 삶을 대하는 태도처럼...... 모두가 아픔 안에 존재한다. 주인공 상현도, 친구 율희도, 대성한 자녀를 둔 간병인 어머니마저도. 그럼에도 인생이 각자의 노선에 따라 굴곡은 있긴 마련이다. 하지만 어제의 일들은 우리가 관 뚜껑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게 된 이후는 다 똑같기 마련이란 대사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욱 '어제의 일들'에 지나친 상처 혹은 환상에 사로잡히지 않길 바라게 된다. 그렇다고 정말 필요하고 영원히 기억될 모두의 기억을 사멸하는 것은 반대한다. 세월호의 기억 같은......

삶과 죽음, 기억과 망상 등 이성을 지닌 인간이 존재하는 증명성에 접근하는 방법. 그 해답과 실마리를 비롯해 어떻게 생의 의미를 구현하고 매조지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하는 정소현 소설가의 작품들이다. 어려움 없이 잘 읽히지만 생각하는 시간을 던져 주는 작품. 올바름과 그릇됨의 결과에 대해 갈팡질팡하며 뜻 모를 함정에 빠질 수 있을 우리 인간들에게 과거와 미래 사이 틈바구니에 현재를 명확히 정의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소설집 정소현 작가의

'품위 있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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