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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사무실 앞에 핀 배롱나무 꽃들을 보았다.
거의 만개한 듯. 어제 비가 왕창 내려서 바닥에는 꽃잎들이 그렇게 우수수 떨어져 있었다.
아주 오래 전, 아무 때나 누구에게나 절친이라고 부를 만한 그런 친구와 함께 남도여행에 나섰다.
아무런 목적지도 없이... 그건 뻥이고 그냥 발걸음 닿는 대로 가자는 막무가내 여행이었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군산이었다. 아마 8월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목적지였던 복성루는 휴가 중이었다. 기가 막혔다. 폭우를 뚫고 갔는데 말이지.
대신 다른 곳에 가서 짬뽕을 묵었다.
그 다음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담양과 낙안읍성을 누빈 것 같다.
소쇄원을 필두로 담양에 산재한 숱한 정자들을 찾았다. 그리고 사방천지에 핀 배롱나무 꽃들을 보면서 그야말로 속세에 찌든 마음을 힐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다시 오래 시간이 지나 배롱나무 꽃들을 보자니 그 시절 생각이 피어 올랐다.
아, 남도에 다시 가고 잡다. 그 때 그 닝겡과 함께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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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제일루가 죽서루라고 한다면, 호남제일루는 명옥헌(누각이 맞나?)
이 아닐까 싶다.
명옥헌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막걸리 한 잔 땡기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더라는.
물론 명옥헌에도 흐드러지게 핀 배롱나무를 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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