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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두 번이나 도서관에 들렀다. 각각 다른 도서관에.
어제는 궁금해 하던 디디에 에휘봉 아자씨의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빌려서 바로 읽기 시작했다.
노동자 계급의 탈주자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것 같던데, 내 눈에 배신자의 순화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왜 작가들은 하나 같이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지. 나도 그러니 할 말은 없지만. 그런데 자식들은 아마 아버지가 절대 바꾸지 않을 꼰대스러움을 참을 수가 없는 게 아닐까. 물론 에휘봉의 경우, 자식이 동성애자이고 평생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아버지와의 불화는 어쩌면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다른 미스터 에휘봉의 저작들을 읽어 보지 못해서 그 저작들에서 충분히 드러냈을 것으로 보이는 작가의 성적 지향성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작가 역시 그런 점들 대신, 자신이 성공한 지식인으로 성장하는 동안 어떻게 노동자 계급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한 때 속해 있던 계급에 대한 분석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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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심히 보다가 그냥 도서관 구경이 하고 싶어서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의 민물고기 전시회를 하고 있더라. 그렇게 만나게 된 우리나라 하천에서 볼 수 있다는 물고기들 사진을 몇 장 찍어 봤다.
우선 이 녀석들은 납자루. 오래 전에 개그맨하다가 때려치우고 극우 성향의 목회자로 변신한 분이 만들었다는 영화 제목이 생각이 났다. 아마 영화 제목은 <납자루떼>였던 것 같은데... 녀석들이 실재하는 물고기들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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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타자들은 참갈겨니. 그전에 너튜브에서 통발 사냥꾼들이 많이 잡던 걸 봐서 그런지 아주 익숙한 녀석들이다. 제법 큰 녀석들은 모두 매운탕이 되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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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 유명한 쉬리!
아 밥 먹고 와서 다시.
아주 오래 전, 영화 <쉬리>로 유명한 바로 그 물고기다.
이 녀석은 청정1급수에만 그런 보호종이라고 한다. 밑에 깔린 자갈을 보니 이끼 하나 껴 있지 않더라. 그러니 아주 고급 대접을 받나 보다. 이 녀석이랑 돌고기 같은 보호종들은 너튜버들이 천렵으로 잡아도 놀라서 바로 방생해주더라. 물고기라고 해서 다같은 물고기가 아니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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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선수는 바닥에 붙어 사는 모래무지란 녀석이다.
네이버로 검색을 하니 바로 매운탕이 뜨더라. 아마 그 정도로 대중적인 어종이 아닌가 싶다. 먹성이 좋아 다른 치어들은 바로 꿀꺽하신다고.
참마자랑 같이 조림으로 먹고 싶다는 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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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은 물 속의 팔색조라 불린다는 각시붕어.
혼인색으로 관상용으로 인기인가 보다.
이름 한 번 이쁘지 아니한가, 각시붕어라니. 총각붕어는...
아무거나 잘 먹고,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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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교촌치킨 사먹으러 가는 길에 찍은 제비꽃 사진이다.
다른 말로는 오랑캐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래전, 봄이 되어 날이 풀리면 이 꽃이 피기 시작하면 북방에 사는 오랑캐들이 남쪽으로 약탈하러 내려오곤 했다는 썰이 있던데 믿거나 말거나가 아닐까 싶다.
언제 봄이 오나 싶었는데 그렇게 봄은 이미 와 버렸고,
점심시간에는 날이 더워서 바로 여름인가 싶기도 하고 뭐 그런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