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을 마구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월말이 되었다.
그렇다면 올해도 벌써 1/3이 지나가 버렸다는 말인가. 한 시간은 참 긴 것 같은데, 지나고 나면 한달이 금방이다.
이달에는 독서 슬럼프였다. 도통 책이 손에 잡혀지지 않더라.
그냥 너튜브나 보면서 하세월한 그런 느낌. 그리고 보니 너튜브 보면 시간 참 잘 가더라.
하나의 낙이 되었다. 책은 점점 더 멀리하게 되고. 뭐 다 그런 거지.
여튼 그래도 꾸역꾸역 읽어서 이달에는 총 7권의 책들을 만났다. 월초에는 예전에 한 번씩 읽었던 타리크 알리의 책들을 다시 읽었다. 모던 클래식이라 할 만한 그런 책들이다. 왜 그의 다른 책들이 번역이 되지 않는지 나는 그게 궁금할 따름이다.
예전 같으면 열 권 채울라고 분발했을텐데, 그게 무슨 의미냐 싶어 그만 둬버렸다.
<석류나무 그늘 아래>가 특히 좋았다. 절판돼서 구할 수가 없지만... 어쨌든 많은 독서가들이 만났으면 하는 그런 책이다.
중고책으로 만난 시그리드 누네즈의 <어떻게 지내요>도 죽음과 소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그런 책들이다.
캘린더에는 나오지 않지만, 박시백 화백의 <고려사>도 재밌게 읽었다. 아 그리고 보니 굽니시스트의 <임오군란>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어야 하는데...

어제는 몇 달 동안 파란색으로 되어 있던 잡주가 떡상을 해서 5퍼 남짓한 수익을 냈다. 그러니까 주식으로 책값을 벌었다는 거다. 다른 퍼렁이 녀석들은 어쩔... 어쨌든 간에 마침 중고서점에 발터 벤야민의 책들이 왕창 나와서, 바로 달려가서 세 권을 사들였다. 이달에는 책도 많이 산 모양이다. 안 읽거나 두 번 읽지 않을 책들 그리고 소장각이 아닌 책들을 정리한다면서 책을 계속해서 사들이다니... 뭐 그래도 주식으로 돈 벌었으니까라며 위안을 삼아본다.
예전 주인이 비닐로 잘 포장해 두어서 책이 오래갈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나도 한책 싸는데, 나보다 기술이 더 좋으신 것 같다. 근데 무슨 이유로 발터 벤야민의 이 책들을 모두 팔아 버린 걸까? 이 책들 말고도 다른 책들이 잔뜩 나와 있더라. 길 출판사에서 나온 벤야민의 책들은 중고서점에서 잘 만날 수가 없는데 말이다.
사두면 언젠가는 읽겠지 싶은 마음이다. 당장 읽지는 않더라도 말이지. 사실 당장 읽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