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홍수다.
윌리엄 트레버의 <펠리시아의 여정>과 앨런 홀링허스트의 <수영장 도서관>을 거쳐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불평꾼들>에까지 도달했다.
아니 그런데... 오늘 아침에 램프의 요정을 문질러 보니 디노 부차티의 소설집이 나왔다고 하지 않던건가.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적립금을 애껴 두었던 것인가!

다만 당장 받을 수 있는 건 아니고 다음 주에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부차티의 책은 또 사줘야 하지. 시실리아의 곰도 들어가 있나. 그래픽 소설 버전이 있으면 좋을 텐데...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불평꾼들>에는 모두 10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다고 한다. 이 양반은 30년 작가 생활을 하면서 단 3편의 소설만을 발표한 과작 작가 중의 과작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두 번째 소설로는 퓰리처상도 받았다고 한다.
첫 번째 인스톨인 표제작 <불평꾼들>은 벨마 월리스의 <두 늙은 여자>에 대한 오마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어제 오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표제작은 어젯밤에 다 읽고, 애니 프루가 최고의 미국 단편이라고 했다던가 어쨌다던가 하는 <항공우편>을 읽고 있는 중이다.
유제니디스 작가의 나와바리가 디트로이트인지, 소설들 곳곳에서 디트로이트라는 도시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요거는 그제 산 니콜 크라우스의 <그레이트 하우스>다. 아마 다른 출판사에서 <위대한 집>이라는 타이틀로 새로 나온 것 같다. 그 때 기출간되었던 세 권이 한꺼번에 새로 나왔는데 나머지 두 권을 샀지 싶다. <사랑의 역사>는 받아서 바로 읽다가 도중에 그만 두었던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읽어야 하는데...
민음사 모던 클래식 시리즈는 이제 죽어 버린 모양이다. 더는 새로운 타이틀도 나오지 않고, 기존의 타이틀들은 하나둘씩 절판되고 있다.
내가 또 절판된 책들을 사랑하지 않던가. 새 책보다 절반 밖에 안되는 가격으로 아주 고퀄의 책을 업어왔다. 당장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서 우선순위는 좀 뒤로 밀림. 아니 지금 당장 읽지 않으면 또...
아, <사랑의 역사> 시작에 보면 당시에 아마 결혼 생활 중이던지 연애 중이던 “분더킨트” 조너선 사프란 포어에 대한 글귀가 있던데... 지금은 갈라섰다고 하지 아마. 그런 건 나중에 지울 수가 없나.

언제 산 지도 모를 파트릭 샤무와조의 <텍사코>가 다음 주자다. 이 책은 왜 샀더라? 아마 표지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92년 공쿠르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책은 읽지는 않았다. 아니 심지어 펴 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책이 거의 부서져서 보수한답시고 책을 펴들었다가 조금 읽기 시작했다. 프랑스령 해외 식민지인 마르티니크 ‘텍사코’라는 동네에 대한 이야기인데, 처음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들의 목격담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책을 보려고 하니 책이 더 부서지는 아주 참담한 실정이다. 아마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은 버려야지 싶다. 떡제본으로 만들어진 책인데, 책장이 다 뜯어져서 보수할 수가 없다. 물론 나의 어설픈 보수 시도가 그런 참극을 빚어낸 걸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