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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넌 누구냐? - 색깔 있는 술, 막걸리의 모든 것
허시명 지음 / 예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P70. 막걸리는 5덕을 지녔다는 칭송을 받는다. 허기를 다스려주고, 취기를 심하게 하지 않으며, 추위를 덜어 줄 뿐만 아니라, 일하기 좋게 기운을 북돋우며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또 지인들 중 술을 너무 좋아하는 이들이 있어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이기지도 못할 술을 왜 그리 감당치 못하게 마시는지 궁금한 마음에 며칠 전 우리 술 즉,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대작’ 이란 만화를 보았다. 너무 재미있어 2편이 기대되기도 하지만 대작의 감수를 맡으시며 이 책의 저자이시기도 한 허시명 선생님께서 막걸리의 효능과 여러 가지 정보에 대해 중간 중간 소개해 주시는 정보에 매료되어 막걸리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허시명 선생님의 ‘막걸리, 넌 누구냐?’ 란 책을 보았다.
막걸리학교 교장이신 허시명 선생님은 문화부 전통가양주실태조사업 책임연구원, 농림수산식품부 전통주 품평회 심사위원, 국세청 주류품질인증 심사위원을 역임하신 만큼 막걸리 품평회장에서 심사하신 심사 기준표와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배점을 하는지에 대한 각각의 평가방법들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막걸리, 넌 누구냐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막걸리와 탁주, 동동주의 차이와 개념 및 역사들을 소개로 막걸리를 발효시키는 중요한 씨앗인 누룩의 소개와 만드는 방법, 요즘 사람들이 더욱 막걸리를 찾게 되는 이유 및 다양한 막걸리의 효능, 막걸리를 제조하는 전국의 양조장, 전통막걸리의 소개 및 역사, 막걸리학교를 통해 본 외국인들이 느끼는 막걸리의 맛에 대한 이야기와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우리 쌀로 만든 햅쌀 누보 막걸리에 대한 행사소개, 집에서 직접 빚어보는 막걸리 만드는 방법에 대한 각 과정의 소개 및 누룩 만드는 방법, 막걸리를 현대적으로 좀 더 잘 변모시킨 막걸리칵테일의 요건 및 만드는 방법의 소개, 그리고 막걸리를 좀 더 다양하게 응용해 만든 대표적인 떡인 증편 만드는 방법과 막걸리로 만든 빵의 소개, 살균막걸리와 생 막걸리의 맛이 다르듯 다양한 맛을 비교하며 즐기는 방법들, 또한 부록으로 막걸리 안주와 막걸리 만드는 방법 및 나만의 막걸리칵테일 만드는 방법까지 첨부하고 있어 책을 통해 막걸리를 느끼고 배울 수도 있겠지만 실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서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막걸리에 대한 마치 한편의 문학적 역사를 느끼게 하는 다양한 시들의 소개부분에서 막걸 리가 시인의 밥이라고 불릴 정도로 옛날사람들은 술자리에서 시를 짓고 거문고를 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술에 관한 마음과 애정을 담은 시 또한 많은 것 같다. 이규보의 백주시, 천상병의 막걸리,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와 같은 시를 소개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시의 뜻까지 쉽게 풀어주므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막걸리의 다양한 효능에 대한 소개부분에서 맥주보다 도수와 열량 면에서 조금 높지만 소주나 약주, 위스키, 포도주 보다는 칼로리도 낮으며 단백질함량이 1.6-1.9%로 다른 술들보다 상당한 양을 함유하며 이 단백질이 발효과정에서 성인의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8가지 중 7가지에 이른다고 하니 이런 아미노산으로 인해 우리 몸에 바이러스를 막아내 면역력까지 높여준다고 한다. 또한 소주와 살균된 청주, 와인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성분인 유산균이 생 막걸리에 풍부하며 피로회복에 좋다는 유기산 또한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막걸리의 항암효과와 혈중지질농도감소, 혈압과 혈당을 저하, 체지방 감소 효과까지 발표되고 있다고 하니 좀 더 깊은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막걸리의 미래가치와 매력이 더욱 커질듯하단 생각도 들었다.
막걸리로 유명한 곳의 소개 또한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 부분이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여섯 산봉우리로 둘러싸여 들어오는 물은 없고 나가는 물만 있어 물이 더럽혀질 여지가 적으며 휴전선과 가까운 군사보호구역이라 큰 공장들이 없어서 공기가 맑고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가져 더욱 유명한 포천막걸리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드라마 '대추나무사랑걸렸네' 의 세트장으로 사용되기도 한 충남 진천군 덕산 양조장, 상인이라 하기에는 대한민국의 정서와 마음이 느껴지는 옛 인심을 훈훈히 느끼도록 하며 요즘 말로는 고객감동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따로 값을 받지 않으며 둘이가든 넷이 가든 막걸리 한주전자를 시키면 안주 한상 가득 내놓으며 또 한주전자를 더 시키면 새로운 안주상이 나오는 다른 지역에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다는 통술문화를 볼 수 있는 전주 삼천동 골목의 전주 막걸리집이다. 이중 덕산 양조장은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업을 잇고 아들이 아버지의 업을 이은 3대 가업의 민족기업이기도해 요즘 같은 시대에 흔히 볼 수 없는 곳이라 유독 기억에 남는다.
"P223. 한국 쌀로 빚은 막걸리라야 한국의 이름으로 세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독일 맥주는 독일 보리로 만듭니다. 프랑스 와인은 프랑스 포도로 만들고, 일본 사케는 일본 쌀로 빚기에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고, 국가의 이름을 달고 세계를 누빕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재료로, 우리가 개선시킬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재료로 술을 빚어야 내년에 더 좋은 술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막걸리 신드롬이 외국 농민에 봉사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 농민과 농토를 살리는 일이 된다면 더욱 신명나지 않을까요.”
쌀의 소비가 줄어 외국에서 점점 수입쌀이 들어오는 만큼이나 우리 쌀로 빚은 술인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와 죽과 떡처럼 우리 농산물을 지켜 갈수 있는 방법 중 가장 긍정적인 효과가 이런 기본적이며 전통적인 우리 것을 잘 변모시켜 지켜가는 게 우선이 아닐까 라는 마음과 막걸리의 색다른 변신처럼 우리의 전통적인 것들도 현대적인 문화요소를 가미해 변신시키고 개선해간다면 우리문화를 버리기만 하는 기존의 나쁜 습관에서 더욱 한국적인 문화를 잘 지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이만 글을 맺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