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요리 대작전 - 만화로 따라 하는 자취요리
박성린 지음 / 삼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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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대는 가족들의 곁을 떠나 동생과 함께 대학 다닐 때 자취를 한 적이 있다. 학교를 가깝게 다닐 수 있어서 좋았지만 자취란 내 손길과 나의 부지런함이 없인 잘 돌아가지 않는 세상이란 걸 이때 처음 알게 되었다. 특히나 먹는 음식에서는 혼자 있을 땐 더욱 챙겨 먹지 않게 되고 귀찮아 컵라면으로 떼우기 일 수였다. 그나마 동생이 있어서 주말에는 함께 뭔가 특별한 것을 해먹고자 실력을 발휘해 보기도 했지만 왜 그리 맛이 없고 뭔가가 꼭 빠진 듯 부족함만 느껴지던 음식이었는지 지금에서야 그때의 이유를 하나씩 깨닫게 된다. 

컵라면과 볶음밥을 해먹을 때마다 옛날 자취하던 때의 기억이 나던 중 꼭 나의 자취생활의 생활사를 보여주는 듯 한 재미있는 ‘자취요리 대작전’ 이란 만화책을 보았다. 만화책이라고 하기에는 요리의 구체적인 방법들과 꼭 내가 처음 자취할 때 요리를 못해서 겪던 어려움의 노하우등을 담고 있어 마치 초보자취요리 만화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자취요리에서 가장 공감이 되듯 느껴지는 부분이며 내가 처음 시도하며 가장 어려웠던 ‘계란말이’ 요리에서 이 책의 소개처럼 처음 시도하는 요리라면 정말 성공하기 힘들 정도로 덜 익혀서 그냥 먹게 된 경우도 있었고 다 풀어지거나 부서지기도 했다는 글처럼 마치 나의 경우를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책을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또한 이 책을 보며 배운 새로운 사실은 김치볶음 할 때 반찬이 없어서 그냥 먹기에 입맛이 좋지 않아 아무 생각 없이 볶아 먹었던 적이 많았는데 김치를 볶으면 발효균이 죽어 시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오래두면 상한다는 점과 볶음밥을 만들고 남은 소주를 냉장고에 넣어두면 훌륭한 탈취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잡채가 원래는 광해군 때 이충 이라는 사람에 의해 야채볶음요리로 전해지다가 중국인들의 당면 보급으로 잡채가 되었다는 유래, 자취요리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손님접대나 책 속 주인공처럼 여자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는 월남 쌈이나 파인애플 볶음밥과 같은 근사한 요리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 가지요리에서 가지꼭지를 말려 가루 내어 복용하면 치질에 좋다는 새로운 사실까지 배워가는 재미가 있어서 참 유익하게 느껴졌고 우리가족 중에도 치질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는 만큼이나 앞으로 가지요리를 자주 해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 속 주인공이 고기보다 봄나물과 같은 채소반찬이나 요리를 즐긴다는 점에서 나와 취향이 비슷해 공통점이 느껴지듯 마치 나의 이야기를 하는 듯해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주인공이 남자인터라 주로 술친구들이 자주 집에 방문한 듯 하는데 주인공의 술 사랑으로 인해 여자 친구가 아내가 되며 술안주 개발의 노하우로 인해 이렇듯 다양한 요리의 노하우와 메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과한 음주는 역시나 유익한 게 없는 듯하며 자취생활을 하면 이렇듯 좀 망가지기도 하며 내 몸도 제대로 못 보살펴 몸져누웠을 땐 부모님을 그리워하던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 책의 장점인 만화 글이라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던 식재료들에 대한 재치 있고 재미있는 유머 글과 저자의 자취생활의 스토리를 자신의 요리노하우와 결부하여 그려내므로 나의 옛날 자취생활 중 요리를 못해 어려움을 겪으며 이상한 음식들을 처음 맛 본 기억들처럼 자취생활을 하는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듯하며 자취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이나 자취생활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 분들이 본다면 나도 그랬었지 라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그런 책이 될 듯하다. 또한 이 책 뒷 표지에 한 번 더 웃음을 자아내듯 책을 실생활에 활용하게끔 하는 문구인 ‘냄비받침으로 쓸 수 있다’ 고 하는 표기가 독특했지만 그런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책의 내용이 알차면서도 유익한듯하다. 난 자취생활과 자취요리가 그리워 질 때마다 이 책을 다시금 들춰보며 그 시절을 만끽하듯 느낄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해야겠다. 

라면 하나를 끓여 먹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한 끼 식사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긴 에필로그가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듯 가족들과 함께하는 집 밥의 한 끼를 꿈꾸며 이만 글을 맺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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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6-1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