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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처음 텃밭 - 기르고 먹고 나누고
석동연 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친정어머니께서 아프신 이후 나무가 많고 한옥집이 많은 공원근처로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한 후 느낀 거지만 확실히 이전에 살던 동네와는 공기가 틀렸고 봄, 여름이면 향기로운 풀 냄새와 꽃 냄새가 바람이 불때마다 느껴졌었다. 비록 이전에 살던 집보다는 불편하고 못하지만 좀 더 자연과 가까워졌음을 느끼듯 집 마당이 있어 그곳에다 상추, 고추 모종을 사다 심게 되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옥상에도 텃밭을 만들어 가을에 어머니께서 심었던 시금치 씨가 봄에 자라나 이른 봄 참 맛나는 시금치 반찬을 조금 맛보게 되며 가족 모두 조금씩 채소와 텃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텃밭을 일궈 본 경험이 없는지라 난감한 경우도 참 많았다. 마당에 심었던 들깨와 호박씨를 비둘기가 몰래 날아와 다 파먹고 갔었고 옥상에 심었던 오이는 진딧물로 인해 수확 한번 제대로 못한 채 끝내야 했던 경우도 있었으며 파프리카 모종을 지나가던 고양이가 다 파헤쳐서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경우도 있었다. 성격이 급한 경우엔 심었던 곳에서 싹이나 자람이 더딜 경우 고민이나 걱정 또한 생기며 특히 진딧물과 이상한 벌레로 인해 채소에 피해를 볼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참 막막하기만 하던 중 아주 쉽고 재미있게 텃밭 채소에 대해 많은 부분을 배우며 숙지할 수 있는 ‘두근두근 처음 텃밭’ 이란 책을 보았다.

건강한 몸을 위해서는 건강한 채소와 음식을 먹어야 하듯 이런 채소의 근간이 되는 건강한 흙과 채소가 먹고 자라는 비료 그리고 그런 비료 중 사람 똥이 옛날에는 귀히 여겼다는 사실과 거름 만들기와 주기, 그리고 흙에 양분을 제공하며 살아있는 쟁기 역할로 땅을 갈아주는 지렁이의 소중함과 지렁이가 많을수록 살아있는 땅임을 알려주듯 건강한 채소 기르기의 기초부분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재배계획, 밭 만드는 방법, 씨, 모종심기, 물, 북주기, 풀매기, 지주세우기, 병충해 관리, 솎아주기, 수확 및 유용한 도구 소개, 채소재배시기와 수확시기를 계절별로 채소별로 한눈에 알 수 있게끔 알려주는 표를 통해 다양한 채소 기르기의 기본을 익힐 수 있다.
중반부와 후반부는 상추, 쑥갓, 부추, 시금치처럼 초보자도 쉽게 기른다는 잎줄기채소와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콩 등의 열매채소, 고구마, 당근, 땅콩, 생강 등 땅속 뿌리채소로 구체적인 씨 부리기와 모종심기부터 수확까지 상세한 사진과 만화 그림으로 저자의 경험이 담긴 에피소드와 함께 아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양파, 딸기, 옥수수, 목화처럼 다양한 쓰임과 용도의 채소들을 소개하며 맺고 있다.

기존에 베란다 등을 활용한 채소 키우기 등에 대한 책을 보아도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고 책과 실제경험이 매치가 되지 않아 어려움이 느껴졌는데 두근두근 처음 텃밭은 누구나 알기 쉽고 재미있게 사진과 그림 등의 상세한 설명을 각 시기별로 놓치지 않고 담고 있어 정말 정성이 묻어나는 텃밭 채소 교과서로 느껴졌다.
두근두근 처음 텃밭을 통해 평소 채소를 기르며 궁금했던 몇 가지 궁금 점들을 해결할 수 있어 답답함이 사라지듯 그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작년 수확한 잘 익은 방울토마토가 왜 껍질이 그리 질겼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런 열매채소는 수확이 늦어지면 거칠고 질겨진다는 사실과 약간 어리다 싶을 때 수확을 해야 맛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방울토마토 수확 시 갈라진 게 보이듯 이것 또한 물주기를 너무 자주 할 경우 수분이 많아 터져 맛이 싱거워진 것 이라고 하니 겉흙이 바짝 마른 후 주어야 함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방울토마토는 같은 곳에 연작을 하면 흙 영양분 소모로 인해 시들어 죽는다고 하니 이런 주의점 또한 유의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저자 또한 옥상 텃밭을 시작으로 현재 7년째 텃밭과 연애 중이라고 하시는 만큼 저자의 채소에 대한 엄청난 내공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올해는 작년에 지인에게 얻어 온 쑥 모종과 단호박을 먹고 텃밭에 던져 놓았던 씨가 자라고 있고 파프리카, 상추도 다시금 심어 보았는데 파프리카 외에는 모두 병충해로 고민이 있는 만큼 두근두근 텃밭을 통해 좀 더 건강하고 싱싱한 채소를 키워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