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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장바구니로 푸짐한 밥상 차리기 - 요리조리 자매의 ㅣ 푸짐한 밥상차리기 2
김정미.김정은 지음 / 성안당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거창하거나 복잡한 조리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수저와 종이컵 그리고 평소 주방에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듯한 프라이팬, 찜 솥, 도마와 칼, 냄비, 볼 등 몇 가지 도구만 있으면 어렵지 않고 마치 숙련된 요리고수처럼 간단히 뚝딱 만들어 내는 레시피를 소개한 요리조리자매의 ‘소박한 장바구니로 푸짐한 밥상 차리기’ 란 책을 보았다.

집에서 중국집 탕수육을 만든다고 시도해 본적이 있었지만 탕수육 만들기에는 없는 재료가 너무 많은지라 차라리 중국집에 시켜 먹는 게 시간, 돈 등이 더 절약 될거 라는 결론을 얻은 적이 있다. 물론 양은 푸짐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을 완전 다시하게 하듯 자장면 시켜 먹을 돈으로 탕수육에 팔보채까지 만들 수 있다는 요리조리 자매의 레시피는 정말 놀라움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요즘처럼 물가 상승률이 심각한 시기에 참 착한 요리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두 자매는 우리나라 최고의 요리서 ‘수운잡방’ 을 쓰신 김유 할아버지의 손녀들이란 사실에 역시 손재주와 감각도 남다름을 느꼈다. 또 이 책에서만 볼 수만 있었던 특별함이자 기존의 요리책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디저트부분의 과일 담아내기다. 과일 하나를 담아내더라도 창의적이고 너무 예쁘게 담아내는 모습에 새로움이 느껴졌고 과일을 센스 있게 자르고 담아내는 것에도 먹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담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요리조리자매의 푸짐한 밥상은 밥숟가락과 계량컵으로 재료의 양을 가늠하는 방법을 시작으로 평소 너무 난이 했던 튀김온도 가늠법, 재료손질 및 칼질, 보관법, 잔류농약제거와 저렴한 장보는 방법 그리고 국산과 수입산 재료의 구별법으로 밥상이야기를 소개한다. 이것 없으면 밥이 잘 안 넘어간다는 국, 찌개요리, 제철재료를 활용한 무침, 구이, 조림 등의 밥반찬 그리고 한국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너무 중요한 김치류와 한번 만들어 두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장아찌, 조림, 볶음 등의 밑반찬, 덮밥, 볶음밥, 비빔밥 등의 한 그릇 요리, 보쌈, 찜닭, 탕수육, 쟁반자장 등의 배달음식과 외식전문요리, 생일상엔 잡채와 파전, 평소 잘 먹지 못했던 샤브와 불고기 더불어 주안상까지 소개하는 잔치음식, 케이크, 인절미, 아이스크림, 차 류와 알록달록 영양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먹음직스럽고 예쁘게 담아낸 디저트메뉴로 맺고 있다.

그리고 각 메뉴마다 요리조리이야기로 식재료와 관련된 풍부한 메뉴와 명태의 다양한 이름들 및 콩비지를 활용한 천연 팩 만드는 방법 등도 알려주며 각 레시피 과정에 요리조리 도우미란 첨부로 굴 국밥을 만들 때 무를 강판에 갈아 살살 비벼주면 굴의 이물질이 묻어 나온다는 유익한 요리노하우 또한 알려준다. 그리고 각 레시피에 더불어 알아두어야 할 조리법이나 레시피 등을 ‘요리교실’ 이란 또 다른 첨부로 알차게 담아내고 있다.

두 자매가 김유 할아버지의 손녀임을 증명하듯 각 레시피의 시작 전 메뉴마다 관련된 에피소드와 유래 등을 소개하는데 옛날 양반 댁 마님이 김장을 도와 준 사람들과 돼지 한 마리를 잡아 삶은 고기에 즉석에서 버무린 김장김치를 먹은 것이 유래가 된 보쌈 그리고 어제부터 내리는 비를 보니 생각나는 음식이 파전이듯 이런 전 또한 1600년경부터 발달했다는 역사등도 재미있게 담고 있다. 그리고 암을 예방한다는 땅콩과 여름이면 자주 먹던 수박의 씨와 콩비지가 콜레스테롤 제거에 좋다는 유익한 건강 상식 또한 배워볼 수 있다.

요리에 대한 특별한 손재주도 없을뿐더러 결혼 후 이것저것 조금씩 만들어 보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나에게는 요리가 너무 어렵고 복잡하기만 하다. 하지만 두 자매는 요리란 결코 귀찮은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닌 소박하고 진솔한 우리의 삶을 반영하는 일상이자 이야기라고 하듯 언젠가는 두 자매처럼 요리가 일상이 되듯 어렵지 않은 날을 기대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