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문학에 취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그림, 문학에 취하다 - 문학작품으로 본 옛 그림 감상법
고연희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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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뜻한 오전에 커피숍에 가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왠지 커피숍에서 책을 읽으면 낭만적일 것같다는 느낌에 책을 펼쳐들었는데 서양의 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동양의 그림 한 폭과 시 한 수를 읊어가는 내 모습이 아이러니 했다. 하지만 어느새 커피향이 전통차의 향으로 바뀐듯한 정겨운 느낌이 드는건 책에 더 심취하게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날의 커피와 책 한 권의 승부는 책이 이겼다고 봐야하겠다.

 

 

최근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일반인들도 쉽게 접하고 읽을 수 있도록 잘 설명된 책들이 많았기에 나도 작년부터 읽어온 편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참 감회가 다르다. 이전의 책들은 서양 미술 작품을 대부분 보았는데, 이번엔 완전히 동양의 작품을 감상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시와 그림을 함께 말이다. 우리나라 및 동양권의 그림을 감상하는 건 솔직히 낯설다. 그림 한 폭에 깃든 의미심장한 내용들 때문에 오히려 서양 작품들을 더 쉽게 접하고 이해했는지도 모르겠다. 서양화가들의 생애, 업적에 대해서는 거창하게 감상하면서 우리의 것은 잘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면 왜 동양의 그림들은 어렵게 감상이 되는지 궁금했는데,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찾은 것 같다.

 

 



 

서양 작품과는 다르게 동양의 것은 여백을 중시하고 시나 글에 얽혀있는 이야기들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내다 보니 추상적일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물론 서양의 작품도 그러한 것들이 있지만 동양은 주로 산수화를 통해서 인생을 논한다거나 자신의 사상을 의미심장하게 내포한 것들이 많다보니 미술 작품을 감상할때 세심히 보아야 하는 노력이 필요한것 같다. 특히 실학자 박제가가 그린 어락도(물고기의 즐거움)은 단순한 물고기 그림이 아니라 사상과 정치적 배경, 세상의 이치를 나타내는 것임을 알려준다. 실학 사상을 바탕으로 한 그림 감상법을 소개하였는데, 세상의 만물을 면밀히 살피고 인식하려고 하는 문명 발전론을 주장하는 그의 그림과는 다르게 그림 안에 적힌 글은 중국 장주의 장자 중의 한 문장이다. 장주의 글은 논리와 직관의 대비를 이루는 혜자와 장자의 대화글인데 장자론은 사실 예사롭지 않은 문명 거부론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작품이 연못의 물고기이라 하지만 자연을 나타내고 또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빗대어 표현한 것에는 공통된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상적으로는 상반적일 것 같은 그들이 그림에서는 한 길을 걷고 있는 듯한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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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그림 한 편에 있는 짧은 글귀 또는 문장을 통해 이들이 적히게 된 배경과 전체적인 글을 설명함으로써 작품감상의 이해를 돕는다. 지루하지 않게 적당한 글들이 화제를 전환하고 있고 때로는 작품속에서 동파건을 쓴 동파선생(소식)을 찾거나 그림 속의 주인공을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어렵기만 했던 정치적, 역사적 배경과 시대를 풍미했던 문인과 화가들을 만나보고 나니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경건해지기까지한다.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하지만 새롭게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으로 산뜻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선조들이 바라는 이상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덮으면서 나또한 아닌줄 알면서도 도원을 상상하고 기대해 본다. 스팩타클한 대 서사시 영화를 본 것 같은 웅장함이 든다. 겉표지를 벗겨내어 그림을 다시 한 번 살펴보니 안견의 적벽부도이다. 저자는 이 그림을 참으로 맘에 들어했구나 하면서 살짝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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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 형태로 이해하는 문화와 예술의 본질
한명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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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예술의 본질에 대해 답하시오'라고 한다면 대학 때 서술형 답안에 몸서리쳤던 답답함이 엄습해 온다. 그런데 본질에 대한 탐구를 일반인들도 자연스럽게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소개할까 한다. 머리말에 보면 저자가 책을 출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라서 어색하다고 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누구나 읽기 쉽게 편하게 읽히는 장점이 된 것 같다.

 

 

예술은 광범위한 영역이기 때문에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하긴 힘들다. 그렇기에 과학, 수학, 철학, 역사와 깊은 관련성을 설명해 주고 있다. 사실 과학, 수학, 철학, 역사라고 하면 막연히 어렵게 연관 짓기 마련인데 이 책은 좀 더 이해하기 쉬웠다. 예술의 본질을 '형태'로 접근하기 위해 9가지 주제를 제시한다. 동과 서, 원근법, 죽음, 진화, 모나드, 기하학, 미술, 디자인, 조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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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를 보는 방법이 동양과 서양이 다르기에 맨 처음 동과 서라는 주제로 시작하게 된다. 서양은 특정 사물을 형태(물체)를 통해 인식을 하는 반면 동양은 재료(물질)를 통해 인식한다는 점이 달랐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은 사물과 사물을 각자의 객체로 인정하며 자연과 건축물을 개별화 시켰고 그에 비해 동양은 자연과 유기적 관계에 가치를 두고 '미'를 대상이 명확한 영역에 한정시키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다. 언뜻 보면 어려운 말인 것 같지만 서양은 좀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법을 중시 했다면 동양은 다중적인 시각으로 초월적이며 여백을 중시했다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 우리는 동양의 것보다 서양의 일찍이 발달한 원근법을 이용한 사실적인 작품을 이해하기 쉬운지 모르겠다. 

 

 

모든 형태에 대해서는 이유가 있기에 '진화'라는 주제로 분석을 하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예술서적임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과학적 지식과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무수히 많았던 과학적 논란에 대해 짧고 굵은 설명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절대적이며 보편적인 실체인 모나드는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원소적 요소라기보다는 이념적 개념으로 이해를 하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에 적극 공감을 했다. 또한 '죽음'에 대한 주제가 독특했는데, 죽음이란 것은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호기심도 많은 법이다. 그러기에 시대별로 죽음을 키워드로 한 작품이 많은 시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암울하게만 바라보았던 내게 오히려 생명에 대한 애정, 부활의 의미로 시각을 전환시킨 점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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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문화라고 하면 유사한 부분이 많기 마련인데 그 차이를 예술 면에서 상세히 분석하였고 신을 어떻게 형상화, 신격화 시키느냐 따라서 중세, 바로크 시대의 예술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인상주의 이후엔 예술적 경향이 다양하기에 미술에 대한 고정화된 개념이 사라졌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인상주의까지 미술사를 정리해 놓은 부분은 철학적 사유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한 눈에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현대는 스핑크스나 피라미드를 거대한 예술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당시 예술과 미술은 숭고한 의식이며 신앙이었기에 미술의 한 영역이라기 보단 그들의 삶이었다고 하는 것이 옳다고 하는 분석에 많은 것을 배웠다. 예술, 과학, 철학 등을 각각의 학문적 영역으로 분리도 하면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이 우리 삶 자체가 한 가지 영역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욱 그런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인생을 어떤 영역과 조화를 시키면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한다.

 

 



 

아직도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머뭇거리게 되는 건 사실이지만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자연을 의례적인 시선이 아닌 유희적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모든 형태는 이유가 있다'라는 말이 참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예술이라고 하면 미술만 먼저 떠오르게 했던 단순한 나에게 형태를 알게 하고 예술의 본질에 접근하게 해주어 감사히 생각한다. 저자는 내가 사는 인근에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 찾아뵙고 고맙다고 직접 말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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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시간 뇌 - 일 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시간관리법 31
토마베치 히데토 지음, 박재현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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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시간 뇌,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라며 시간과 다투는 수험생, 성과가 나지 않는 직장인, 창업이나 은퇴 준비자에게 적절한 책이라고 한다. 그럼 나는 그에 속하지 않은 사람인데 어쩌지 하면서 책을 펼쳐든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일'과 접촉하면서 산다. 그렇기에 앞에서 말한 그런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어본 경험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을 어떻게 처리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지만 근본적인 마인드, 뇌 시스템을 바꾸고자 한다.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노력하면 할 수 있다!

 

 


 

  우선, '시간'에 대해서 알아보자. 시간은 절대적인것인가, 상대적인것인가. 똑같은 한 시간이 주어졌다 하더라도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면 몇 분 밖에 안지난 것처럼 짧게 느껴지고, 싫어하는 사람과 있으면 몇 시간을 보낸것 처럼 길게 느껴진다. 그렇게 보자면 시간은 상대적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감상적인 느낌에 불과하다 여기고 이성적으로는 시간이 절대적인 개념으로 보고있다. 1시간=60분=3600초 라고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루가 24시간이기 때문에 퇴근전 또는 저녁 7시까지 일을 마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사는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나에겐 하루를 도대체 무엇을 하면서 보내기에 이렇게 허무한가 싶을때도 많은데 시간을 융통성있게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 진다.

 

 




NASA 엔지니어는 일반인보다 500배나 일 처리 속도가 빠르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들과 우리는 다르지 않느냐는 말에 저자는 일침을 가한다. 조건적 배경보다도 뇌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처리 속도가 늦다고 말한다. 그는 컴퓨터 용어인 클럭사이클, 별렬도, 그레인 사이즈를 이용해 일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뇌의 운동속도를 빠르게 해서 일 처리 속도도 빠르게 하고 처리하는 일의 양도 늘이라고 한다. 그 훈련 중에 하나는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보는 것이다. 책을 동시에 2권 이상 읽는다거나 오른손, 왼손을 다르게 사용하면서 다른 일처리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 가지일에만 집중하라고 어릴때 부터 배워왔지만 저자는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뇌 훈련과 운동을 통해서 머리는 재빠르지만 몸은 여유로운 삶을 권장하는 것이다. 실제 삶에서 경험을 해 보았다. 집에 있으면서 늘 하는일도 없는듯이 흘러간다고 생각했지만 행동을 순식간에 옮기고 짧은 시간안에 여러가지 일을 해보는 노력이 삶에 자신감을 생기게 하는것이었다. 
 

 

 


목표를 정할때도 멀리 바라보고, 진정 자신을 위한 목표를 세우라고 말한다. 구체적인 것보다도 글로벌하고 거시적인 목표가 좋다고 한다. 오히려 가까운 목표는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현재 삶의 변화에 자극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기가 낮으면 일의 속도도 늦게 마련이다. '창조적 회피'라는 말을 아는가.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고 회피하기 위해서 여러 아이디어를 짜게되는 그야말로 창조적인 핑계를 대면서 그 일에 회피를 하는 것이다. 처음 '창조적 회피'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무슨 말인가 의아했지만 참으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은 있을것이다. 창조적 회피를 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현재의 자신의 삶을 행복하다 여기는 긍정적 삶이 결국 이 책의 키워드가 아닌가 싶다. 이 책 덕분에 나보다 더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젠 나도 부지런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졌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 시간은 미래에서 과거로 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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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양육 혁명 - 과잉보호와 소비문화에서 아이들을 살리는 젊은 부모들의 반란
톰 호지킨슨 지음, 문은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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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인 양육이 책임감 있는 양육이다. -p.280

양육혁명이라고 하는 것이 게으른 부모가 되고 소극적인 양육을 하라고 한다. 고개가 갸우뚱 거려지는 단어들만 나열한 것이 처음엔 무슨 의미일까 했다. 부모가 게으르면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우리는 돈을 벌어서 의식주를 해결하고 자식들에게 생활비의 일부를 할애해서 갖은 교육을 시킨다. 요즘 아이들은 창의적인 교육을 해야 한답시고 예체능교육 열풍이 불어서 발레, 바이올린, 플룻 등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다. 부모의 기대로 과연 아이들이 그렇게 커줄까 하는 걱정을 해보지만 안보내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안심을 한다. 양육, 뜻풀이보다 그 과정이 힘든 것을 깨달아 가며 이 책을 읽어 내려간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접어라. 삶을 아이들과 함께 지금 즐겨라. 아이들을 자유롭게 내버려두어라. -p.220

내 아이는 곱게 키우기 위해 바지에 흙도 안 묻히고 키운다는 말은 이제 아이를 부모의 틀에 가두고 키우는 것과 같은 의미의 말이 된다. '아직 우리 애는 어려서 못할 거야', '엄마가 대신 해 주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헛된 생각에 사로잡혀서 먼저 손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작 그런 아이에게 진정한 자립심, 독립심을 키워줄 수 있을까. 아이가 징징거리면 독립심이 없다고 야단치면서 부모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분명히 알겠지만 내 아이가 징징거리는 소리는 정말 어떤 소리보다도 듣기 싫은 소리임엔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2장에서 설명한 징징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는 방법은 내 귀를 솔깃하게 했다. 아이의 징징거림, 그것은 오히려 부모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는 소리의 결과라고 한다. 내 일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진정 아이가 필요할 때 부모가 곁에 있어주었는가 하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서 애를 먹고, 전업주부인 엄마는 늘 함께 보내면서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스트레스를 받고 또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면서 아이를 달래보려고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장난감을 사주기 마련이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사주었다고 말하지만 정작 부모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대신할 획일화 된 물건을 돈 주고 바꾼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아이와 육체인 놀이를 하면서 보내는 것, 그것만큼 아이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좋은 건 없는 것 같다. 실제로 우리 아이도 늘 집에서는 징징거리면서 별별 장난감을 다 꺼내줘도 싫다고 울어대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밖에 걸어 다니기만 해도 얼마나 즐거워하고 또 놀다 와서 낮잠을 쌔근쌔근 자는 모습을 보면 진정한 놀이란 부모와 함께 하고 뛰어노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완벽한 부모란 없다고 말한다. 당신이 자신의 삶을 즐긴다면 아이들은 짜증내고 보챌 일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과도한 칭찬과 꾸짖음 역시 독이 된다고 한다. 잘한 행동에 대해서 무조건 착하다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거 참 마음에 드는구나.'라는 표현이 좋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착한 것과 나쁜 것에 대한 흑백논리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세상은 무조건 착하거나 나쁜 것이 없으니 말이다. 한 때 아이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라는 운동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무조건적인 칭찬으로 많은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히 자랐을까. 요즘은 다시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주는 교육방식을 택하고 있다. 아이에게 안 되는 것은 과감하게 안 된다고 말하라고 한다. 늘 수용하고 사랑으로 감싸라는 말과는 다르게 들리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 지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두 다 받아주었다가는 응석받이가 되기 일쑤이며 부모는 자기 스스로 결정한 일임에도 스트레스를 더욱 받는 것이다.

 

 



 

아이들이 바쁠 때 부모들은 행복하며,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p.33

아이의 교육에 가장 적절한 대상은 무엇일까 고민해 본다면 자연이 아닐까 싶다. 자연이란 무한한 장난감을 제공하고 규격화된 작은 장난감 하나를 가지려고 여러 아이가 떼쓰는 일도 없을 것이며 컴퓨터라는 단절된 세상이 아닌 개방되고 융통성 있는 세상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의 경험도 그렇지만 자연으로 나가게 되면 특별한 장난감이 필요 없다. 우리 아이를 보아도 그렇다. 시골에 데려다 놓으면 장난감이 없어도 잘 논다. 강아지도 구경하고 할머니의 무반주 노래와 손뼉에 맞추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춤을 추기도 한다. 얼마 전 가족 나들이를 하면서 혹시나 아이가 찾을까봐 장난감 몇 개를 가방에 넣고 나간 적이 있다. 그런데 풀밭에 데려다 놓았더니 낯선 듯 조금 망설이더니 시간이 지나자 넘어져도 울지 않고 부모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찾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잔디를 몇 개 뜯어서는 머리위로 흩날리고 일부러 넘어지는 척하며 폭신한 풀밭에 쓰러지면서 웃는 것이다. 그러고는 돌아오는 길에 정신없이 코까지 골며 자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알았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 손톱 밑에 흙이 잔뜩 껴있는 모습을 보고서 더러우니 그만 놀고 당장 손 씻으러 가자고 하느냐 깨끗한 옷이 흙투성이가 되어도 아이가 지칠 때까지 두느냐 선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가 정말로 행복해지는 것은 어떤 것인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많은 돈을 들일 필요도 없다. 돈을 지불하면 반드시 재미와 유익함을 선사받는 것은 아니다. 북적이는 사람들 틈 속에서 탁한 호흡을 하며 관람을 하고 대낮에 햇볕이 없는 건물 안에서 보내는 것이 가족과 보람된 휴일을 보낸 것인가 반성해 볼일이다.

 

 



 

더 부유한 내일에 대한 약속을 위해서 즐거울 수 있는 오늘을 희생시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p.165

부모인 우리는 스스로 선택한 삶에 대해서 엄청나게 불평을 하고 산다. 자신이 결정한 결과에 의해 현재의 삶이 만들어지는데 그 삶을 불평으로만 가득채운다면 내가 자녀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고 있으며 그 모습을 보며 나를 닮아간다고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며 꾹 참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한다. 차라리 돈은 적게 벌되 아이들과 뛰어노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라고 한다. 나중에 더 많이 놀아줘야지, 나중에 더 잘해 줘야지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미래에 대한 환상을 갖고서 기대만 하는 것 보다 지금 현재를 즐기고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한다. 부모가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 말을 꼭 명심해야겠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게으른 부모가 되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게으른 부모 강령을 읽어보면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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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네모 로직 Vol.22 네모네모 로직 22
제우미디어 엮음 / 제우미디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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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직을 접한 지 10년이 된 것 같다. 어디서 처음 접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초반에 접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기차 안에서다. 기차를 타고가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볼까 구입한 잡지책에서 로직을 만난 것이다. 처음엔 가로, 세로 10칸도 낯설어하며 어려워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늘 기차나 고속버스를 탈 기회가 생기면 꼭 로직이 포함된 잡지책을 샀던 기억이 있다. 그때만 해도 잡지책에서만 구입해서 볼 수 있었던 로직이었는데 이렇게 로직만 포함된 책으로 만나게 되니 무지 반가웠다. 어떤 사람들은 로직이나 스도쿠를 머리 아프다면서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로직의 매력에 한 번 빠지게 되면 굉장한 집중력으로 도전을 하고 마무리를 함으로써 해냈다는 쾌감을 맛보게 될 텐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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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직, 과연 그것은 어떤 것일까. 기본규칙은 다음과 같다. 먼저 숫자는 해당 열 안에서 연속해서 칠할 수 있는 칸 수를 의미한다. 다만 여러 개의 숫자가 있는 경우에 숫자와 숫자 사이에 반드시 한 칸 이상 띄어야 한다. 칠할 수 없는 칸은 x자 표시를 해둔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규칙이긴 한데 처음 접하면 규칙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때는 주변사람의 도움이 있다면 쉽게 로직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로직을 완성하면 그림이 완성이 되는데 단순한 모양에서 부터 복잡한 그림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가로, 세로 10칸에서 시작하고 많게는 가로, 세로 50칸까지도 있다. 실제로 이 책에는 난이도를 A, B, C, D 단계로 나누어서 가로, 세로 10~50칸까지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다. 로직을 할 때 유의해야할 점은 반드시 가로, 세로의 칸 수를 미리 확인하고 시작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실 내 경우에는 잘못 기억한 사이즈로 계산하며 칠했다가 몇 개의 그림을 실패한 경험이 있다. 실패를 줄이려면 사이즈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사이즈가 큰 로직의 경우에는 연필을 가끔 사용해도 된다. 처음부터 볼펜이나 색깔이 있는 펜으로 칠하다가 그림을 완성도 하기 전에 엉망이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로직을 어떻게 보면 로직은 신중함을 요구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보면 자기만의 특별한 방식도 있는데, 내 경우엔 색칠하지 않는 부분을 X로 표시하지 않고 점으로 찍어놓는다. 나중에 로직을 완성했을 때 그림 부분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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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직을 해나가면서 느끼는 묘미 중에 하나는 바로 추측을 통한 논리적인 풀이이다. 사이즈가 큰 로직을 풀다보면 규칙에 따라하다가 어느 순간 더 이상 진도가 못나갈 때가 있다. 그때는 앞, 뒤로 칠했을 때 반드시 겹쳐지는 부분을 칠하면 되는 것인데, 논리적으로 예측하면서 풀고 실마리가 해결될 때는 자신감이 붙게 된다. 사이즈가 큰 로직은 완성했을 때도 큰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하면 집중력도 향상되는데, 가끔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창의적 수업에 활용되기도 한다. 처음 접한 아이들은 낯설어 하면서 시도는 하는데 집중력이 크게 없는 학생들의 경우엔 단순하고 작은 사이즈의 로직에도 쉽게 포기하려 드는 성향이 있다. 로직은 수학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문제해결력, 논리력, 추리력이 필요로 하기에 어쩌면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사건의 범인을 잡듯이 색칠해야하는 곳과 색칠하지 말아야할 곳을 찾아내는 일이 비슷하게 여겨진다. 몇 개의 문제를 단계별로 풀어나가다가 지금은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만드는 중이다. 실수한 부분이 많지만 잘 수정해서 만들어봐야겠다. 로직, 나름 나도 마니아의 대열에 있는 것 같은데 시간적 여유가 되면 이 책에 있는 124문제를 모조리 다 완성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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