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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 형태로 이해하는 문화와 예술의 본질
한명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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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예술의 본질에 대해 답하시오'라고 한다면 대학 때 서술형 답안에 몸서리쳤던 답답함이 엄습해 온다. 그런데 본질에 대한 탐구를 일반인들도 자연스럽게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소개할까 한다. 머리말에 보면 저자가 책을 출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라서 어색하다고 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누구나 읽기 쉽게 편하게 읽히는 장점이 된 것 같다.

 

 

예술은 광범위한 영역이기 때문에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하긴 힘들다. 그렇기에 과학, 수학, 철학, 역사와 깊은 관련성을 설명해 주고 있다. 사실 과학, 수학, 철학, 역사라고 하면 막연히 어렵게 연관 짓기 마련인데 이 책은 좀 더 이해하기 쉬웠다. 예술의 본질을 '형태'로 접근하기 위해 9가지 주제를 제시한다. 동과 서, 원근법, 죽음, 진화, 모나드, 기하학, 미술, 디자인, 조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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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를 보는 방법이 동양과 서양이 다르기에 맨 처음 동과 서라는 주제로 시작하게 된다. 서양은 특정 사물을 형태(물체)를 통해 인식을 하는 반면 동양은 재료(물질)를 통해 인식한다는 점이 달랐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은 사물과 사물을 각자의 객체로 인정하며 자연과 건축물을 개별화 시켰고 그에 비해 동양은 자연과 유기적 관계에 가치를 두고 '미'를 대상이 명확한 영역에 한정시키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다. 언뜻 보면 어려운 말인 것 같지만 서양은 좀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법을 중시 했다면 동양은 다중적인 시각으로 초월적이며 여백을 중시했다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 우리는 동양의 것보다 서양의 일찍이 발달한 원근법을 이용한 사실적인 작품을 이해하기 쉬운지 모르겠다. 

 

 

모든 형태에 대해서는 이유가 있기에 '진화'라는 주제로 분석을 하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예술서적임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과학적 지식과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무수히 많았던 과학적 논란에 대해 짧고 굵은 설명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절대적이며 보편적인 실체인 모나드는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원소적 요소라기보다는 이념적 개념으로 이해를 하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에 적극 공감을 했다. 또한 '죽음'에 대한 주제가 독특했는데, 죽음이란 것은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호기심도 많은 법이다. 그러기에 시대별로 죽음을 키워드로 한 작품이 많은 시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암울하게만 바라보았던 내게 오히려 생명에 대한 애정, 부활의 의미로 시각을 전환시킨 점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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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문화라고 하면 유사한 부분이 많기 마련인데 그 차이를 예술 면에서 상세히 분석하였고 신을 어떻게 형상화, 신격화 시키느냐 따라서 중세, 바로크 시대의 예술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인상주의 이후엔 예술적 경향이 다양하기에 미술에 대한 고정화된 개념이 사라졌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인상주의까지 미술사를 정리해 놓은 부분은 철학적 사유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한 눈에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현대는 스핑크스나 피라미드를 거대한 예술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당시 예술과 미술은 숭고한 의식이며 신앙이었기에 미술의 한 영역이라기 보단 그들의 삶이었다고 하는 것이 옳다고 하는 분석에 많은 것을 배웠다. 예술, 과학, 철학 등을 각각의 학문적 영역으로 분리도 하면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이 우리 삶 자체가 한 가지 영역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욱 그런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인생을 어떤 영역과 조화를 시키면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한다.

 

 



 

아직도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머뭇거리게 되는 건 사실이지만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자연을 의례적인 시선이 아닌 유희적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모든 형태는 이유가 있다'라는 말이 참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예술이라고 하면 미술만 먼저 떠오르게 했던 단순한 나에게 형태를 알게 하고 예술의 본질에 접근하게 해주어 감사히 생각한다. 저자는 내가 사는 인근에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 찾아뵙고 고맙다고 직접 말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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