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양육 혁명 - 과잉보호와 소비문화에서 아이들을 살리는 젊은 부모들의 반란
톰 호지킨슨 지음, 문은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소극적인 양육이 책임감 있는 양육이다. -p.280

양육혁명이라고 하는 것이 게으른 부모가 되고 소극적인 양육을 하라고 한다. 고개가 갸우뚱 거려지는 단어들만 나열한 것이 처음엔 무슨 의미일까 했다. 부모가 게으르면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우리는 돈을 벌어서 의식주를 해결하고 자식들에게 생활비의 일부를 할애해서 갖은 교육을 시킨다. 요즘 아이들은 창의적인 교육을 해야 한답시고 예체능교육 열풍이 불어서 발레, 바이올린, 플룻 등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다. 부모의 기대로 과연 아이들이 그렇게 커줄까 하는 걱정을 해보지만 안보내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안심을 한다. 양육, 뜻풀이보다 그 과정이 힘든 것을 깨달아 가며 이 책을 읽어 내려간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접어라. 삶을 아이들과 함께 지금 즐겨라. 아이들을 자유롭게 내버려두어라. -p.220

내 아이는 곱게 키우기 위해 바지에 흙도 안 묻히고 키운다는 말은 이제 아이를 부모의 틀에 가두고 키우는 것과 같은 의미의 말이 된다. '아직 우리 애는 어려서 못할 거야', '엄마가 대신 해 주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헛된 생각에 사로잡혀서 먼저 손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작 그런 아이에게 진정한 자립심, 독립심을 키워줄 수 있을까. 아이가 징징거리면 독립심이 없다고 야단치면서 부모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분명히 알겠지만 내 아이가 징징거리는 소리는 정말 어떤 소리보다도 듣기 싫은 소리임엔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2장에서 설명한 징징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는 방법은 내 귀를 솔깃하게 했다. 아이의 징징거림, 그것은 오히려 부모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는 소리의 결과라고 한다. 내 일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진정 아이가 필요할 때 부모가 곁에 있어주었는가 하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서 애를 먹고, 전업주부인 엄마는 늘 함께 보내면서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스트레스를 받고 또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면서 아이를 달래보려고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장난감을 사주기 마련이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사주었다고 말하지만 정작 부모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대신할 획일화 된 물건을 돈 주고 바꾼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아이와 육체인 놀이를 하면서 보내는 것, 그것만큼 아이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좋은 건 없는 것 같다. 실제로 우리 아이도 늘 집에서는 징징거리면서 별별 장난감을 다 꺼내줘도 싫다고 울어대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밖에 걸어 다니기만 해도 얼마나 즐거워하고 또 놀다 와서 낮잠을 쌔근쌔근 자는 모습을 보면 진정한 놀이란 부모와 함께 하고 뛰어노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완벽한 부모란 없다고 말한다. 당신이 자신의 삶을 즐긴다면 아이들은 짜증내고 보챌 일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과도한 칭찬과 꾸짖음 역시 독이 된다고 한다. 잘한 행동에 대해서 무조건 착하다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거 참 마음에 드는구나.'라는 표현이 좋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착한 것과 나쁜 것에 대한 흑백논리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세상은 무조건 착하거나 나쁜 것이 없으니 말이다. 한 때 아이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라는 운동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무조건적인 칭찬으로 많은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히 자랐을까. 요즘은 다시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주는 교육방식을 택하고 있다. 아이에게 안 되는 것은 과감하게 안 된다고 말하라고 한다. 늘 수용하고 사랑으로 감싸라는 말과는 다르게 들리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 지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두 다 받아주었다가는 응석받이가 되기 일쑤이며 부모는 자기 스스로 결정한 일임에도 스트레스를 더욱 받는 것이다.

 

 



 

아이들이 바쁠 때 부모들은 행복하며,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p.33

아이의 교육에 가장 적절한 대상은 무엇일까 고민해 본다면 자연이 아닐까 싶다. 자연이란 무한한 장난감을 제공하고 규격화된 작은 장난감 하나를 가지려고 여러 아이가 떼쓰는 일도 없을 것이며 컴퓨터라는 단절된 세상이 아닌 개방되고 융통성 있는 세상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의 경험도 그렇지만 자연으로 나가게 되면 특별한 장난감이 필요 없다. 우리 아이를 보아도 그렇다. 시골에 데려다 놓으면 장난감이 없어도 잘 논다. 강아지도 구경하고 할머니의 무반주 노래와 손뼉에 맞추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춤을 추기도 한다. 얼마 전 가족 나들이를 하면서 혹시나 아이가 찾을까봐 장난감 몇 개를 가방에 넣고 나간 적이 있다. 그런데 풀밭에 데려다 놓았더니 낯선 듯 조금 망설이더니 시간이 지나자 넘어져도 울지 않고 부모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찾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잔디를 몇 개 뜯어서는 머리위로 흩날리고 일부러 넘어지는 척하며 폭신한 풀밭에 쓰러지면서 웃는 것이다. 그러고는 돌아오는 길에 정신없이 코까지 골며 자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알았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 손톱 밑에 흙이 잔뜩 껴있는 모습을 보고서 더러우니 그만 놀고 당장 손 씻으러 가자고 하느냐 깨끗한 옷이 흙투성이가 되어도 아이가 지칠 때까지 두느냐 선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가 정말로 행복해지는 것은 어떤 것인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많은 돈을 들일 필요도 없다. 돈을 지불하면 반드시 재미와 유익함을 선사받는 것은 아니다. 북적이는 사람들 틈 속에서 탁한 호흡을 하며 관람을 하고 대낮에 햇볕이 없는 건물 안에서 보내는 것이 가족과 보람된 휴일을 보낸 것인가 반성해 볼일이다.

 

 



 

더 부유한 내일에 대한 약속을 위해서 즐거울 수 있는 오늘을 희생시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p.165

부모인 우리는 스스로 선택한 삶에 대해서 엄청나게 불평을 하고 산다. 자신이 결정한 결과에 의해 현재의 삶이 만들어지는데 그 삶을 불평으로만 가득채운다면 내가 자녀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고 있으며 그 모습을 보며 나를 닮아간다고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며 꾹 참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한다. 차라리 돈은 적게 벌되 아이들과 뛰어노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라고 한다. 나중에 더 많이 놀아줘야지, 나중에 더 잘해 줘야지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미래에 대한 환상을 갖고서 기대만 하는 것 보다 지금 현재를 즐기고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한다. 부모가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 말을 꼭 명심해야겠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게으른 부모가 되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게으른 부모 강령을 읽어보면서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