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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타임캡슐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박현강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때 타임캡슐을 땅속에 묻는게 유행이였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 열자고 약속을 하고 어떤 물건들을 마치 타조알처럼 생긴 것에 넣어서 땅속에 묻는 것이였는데 해본 적은 없지만 만약 했다면, 미래의 나에게 어떤 모습이 되어 있겠다는 식의 다짐을 남겨두었다면 꽤나 흥미로웠겠다는 생각은 해본다.
『주식회사 타임캡슐』은 바로 이런 과거의 편지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이 일을 하는 회사의 이름이 '주식회사 타임캡슐'이며 이 회사에서 하는 주된 업무는 편지를 일정기간 맡아 두었다가 나중에 보내주는 것이다.
책에는 이 서비스와 관련한 이야기가 자세히 소개되는데 상당히 꼼꼼한 절차가 존재한다. 이런 회사에 취직한 히데오는 일명 특배라고 불리는 부서에 배당되는데 이는 '특별 배달 곤란자 대책실'을 줄인 말이다.
원칙적으로는 편지를 받아야 할 사람에게 전달해야 하지만 여러 이유로 편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마련이고 이 일을 처리하는 부서가 바로 '특별 배달 곤란자 대책실'인 것이다.
이야기는 바로 이 특배에 속한 히데오가 직장 상사인 가이토와 함께 2주동안 다섯 통의 편지를 전달하는 임무를 담아내고 있다. 특별한 배달 곤란자 대책실답게 편지를 전달해야 할 장소도 제각각으로 오사카는 물론 홋카이도, 도쿄, 심지어는 국외인 뉴욕도 있다.
이렇게 하면 남는게 있나 싶기도 하고 왠지 일본의 직업에 대한 장인 정신을 생각하면 끝까지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은 문자 메시지도 잘 보내지 않는다. 우리나라 같으면 '카톡' 같은 걸로 더 많이 보낸다. 일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편지가 대중적이지 않은 시대 그럼에도 편지를 써서 꼭 전달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편지에 담긴 사연, 그 편지를 보내는 이와 받는 이의 관계는 어떨까?
주인공인 히데오 역시 사연이 있어 보이는 가운데 편지의 수취인을 둘러싼 사연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