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1930 1, 2, 3 (스포일러 포함)

스캔들 1930 1
김민주 지음 / 단글 / 2014년 9월

 

 

요즘은 웹툰이나 웹소설이 인기를 얻은 뒤 종이책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많은데 스캔들 1930 역시도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네이버 웹소설로 화제를 모았다고 하는데 참 이상하게도 나의 경우엔 뒤늦은 화제에 편승하듯 이렇게 종이책으로 출간된 뒤에나 이런 이야기가 존재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제목은 의외로 많은 것을 알려주는데 이 책 역시도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의 순간인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무대로 하고 있으며 조선인 신무용인 모석정이라는 여인과 일본 세도가의 아들인 이치카와 타이요우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모석정과 이치카와 타이요우의 관계는 여인의 직업과 남자의 집안, 시대적 상황들을 고려하면 결코 순탄치않은 사랑이 펼쳐질 것임을 알 수 있고, 실제로 이들은 애절하면서도 가슴 아픈 사랑을 하게 되는데 이런점은 확실히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1930년대 당시 총독부 중추원 참의 댁 딸이였던 모석정은 오빠인 모정일과 함께 본 신무용을 보고 단번에 신무용에 빠져들고, 자신의 그런 의지를 꺾지 않으려던 상황에서 이치카와 타이요우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후 그녀는 일본의 신무용수  가스카노 미하로로부터 신무용을 배운다.

타이요우는 영국인 엄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 황실의 피를 물려 받기도 했는데 그녀의 어머니는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보답받지 못한 채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아버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군수업에 종사하는 인물이였다.

시대와 집안이 허락치 않았을 사랑을 두 사람은 결국 시작하게 되고, 오빠의 항일 운동은 이들의 관계를 최악으로 치닫게 하여 그녀의 아버지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와의 사랑을 택하자니 가족들의 안위가 걸려있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사랑을 버릴수도 없는 그녀의 처지가 참 안타까울 따름이다.

결국 그녀의 선택은 춤이였고, 그럼에도 타이요우의 사랑은 그녀를 주변을 맴돌게 된다. 시대가 그들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고, 시대는 그들 각자에게 아픔을 선사했다. 조선인과 일본인의 사랑이 그 당시로서는 주변인들에게 오롯이 사랑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정치적, 사회적 의미가 결부되었기에 그들의 사랑은 아름다움보다 애잔함과 슬픔이 더 컸을것 같다.

하지만 그 당시의 사회상과 함께 모석정과 타이요우 각자가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가히 그 당시로써는 스캔들이라 불릴 만한 사랑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