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의 여인들은 셀 수도 없은데, 어찌된 노릇이 하나같이 개념 상실에, 얼빠진 열정으로 가득하고, 레닌의 여인들은 몇 안되지만 지나치게 개념으로 무장한 위선 덩어리들 같다. 무솔리니는 개망나니 수준의 자뻑 정력가였고, 레닌은 지적 사명을 삶과 결부시키지도 못한 채 여성들이 깔아준 융단 방석에...다 읽고 나서 끼적이든가 해야 하는데 지금 스탠드가 접촉불량인지 책을 읽을 수가 없다.
궁금해서 가본 건 아니지만, 그곳에 눈이 있었네..라고 처음엔 썼지만 지우고 다시 쓴다. 그곳에 눈이 있었다...(있었네를 있었다로 고쳐쓴 이유는 기형도의,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가 갑자기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토록 가슴을 후벼파는 문장이 있을까.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라니..)
여러 음식을 먹었다. 눈은 그쳤고 오타를 면하느라 난 더디기만 하다. 그는 지금 뭔가에 골똘해있다. 프레디 머큐리의 성대가 다 할 때까지 틀고틀다 이제 다른 세계로 진입하려나보다. 그 사이 난 문장을 찾아 헤맨다. 날 울려줄 단 한 줄의 문장. 당신의 세계관은 무엇입니까. 어떤 방식입니까.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강물 앞에 서 있습니까.
6시가 넘어 가자 눈발은 좀 약해졌다. 오늘 밤 얼만큼 눈이 더 내릴까. 기대와 걱정 사이. 밤새 쉬지 않고 눈이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걱정. 도로가 마비될 것만 같은 기대와 걱정. 세상의 모든 기대와 걱정. 그리고 내가 지닌 작은 기대와 걱정. 하아..
4시 무렵, 그리고 조금 전 5시 무렵의 눈 내리는 모습. 이제 조금 있으면 완연히 어두워져 그때가 되면 눈 내리는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우와.. 눈이다. 2월 28일이고 낼모레면 3월이다. 오늘 이렇게 쌓이면 내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