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우주 - 세기의 책벌레들이 펼치는 책과 책이 아닌 모든 것들에 대한 대화
움베르토 에코.장필리프 드 토낙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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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이면서 장서수집가로 너무도 유명한 움베르트 에코와 다른 작가의 책에 대한 대담을 담은 책이다.  다양한 유럽의 출판문화, 책에 대한 의견, 수집, 등 여러가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역시 공감대가 살짝 부족하다.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명작에 대한 이야기에서 "고리오 영감"정도는 알아봤지만, 역시 나의 식견이 부족한 탓일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일본의 책덕후 top 2인 다치바나 선생과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후기지수의 대담을 다룬 "지의 정원'이란 책이 생각 났었다.  여러모로 일본의 덕후들이 좀더 intense하고 깊이 들어가 있는 것 같고, 에코와 에코의 대담 상대는 더 케주얼하다.  일부는 국민성의 차이기도 할 것이다.   

책을 사랑한다면, 수집을 아낀다면 이 책은 한 권 정도 갖추고 가끔씩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다만 "한국의 책쟁이들"류의 다양한 이 바닥 고수들의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필경 실망할 것이다.  이 책은 그냥 이런 저런 책에 대한 이야기 정도라고나 할까.  읽는 재미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한 가지 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점은, 한국인들이 개신교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반감 이상을 이 두 사람으로 represent된다고 생각되는 유럽인들은 카톨릭에 대하여 가지고 있다고 느낀 건데, 아마도 종교 이데올로기와 세속화에 의한 지배와 폐해가 상당히 심각했던 유럽 역사에서 온 것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카톨릭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신흥 세력인 아시아권에서의 이야기일뿐, 아직도 개혁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된다.  특히나 종교수장의 권위주의는 어디에서나 큰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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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현 (병철)님의 시크릿 트레이닝을 구매하고 좋다고 날뛰던 것이 겨우 2-3주 전인데, 지금 아파트를 안팎으로 털며 이잡듯이 뒤져도 이 책을 찾을 수가 없다.  이상한 것은, 내가 남에게 책을 빌려주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가져갔을 수가 없고, 집이 넓어서 어디에 쳐박힐 수 있는 형편도 아니기 때문이다.  도저히 clue를 잡을 수가 없다.  몇 가지 가능성들이라는게 지인을 방문하였다가 두고 왔을 수 있다는 것인데, 현재로써는 별로 높지 않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일단은 다른 책들과 함께 다시 한번 이 책을 주문하였다.  "이미 주문하신 책"이라는 경고문구에 눈물이 나더만.  미국 가격으로 $27인데, 뭐 어쩔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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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1-05-04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S. 어제 집에 가니 책꽂이 구석에 꽂혀 있더만.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
 

2001년 9월 11일, 그 날은 로스쿨 일년차 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학교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출근하던 누나가 전화가 와서 뉴스를 켜보라는 것이었다.  CNN을 틀었더니, 불길에 휩싸인 World Trade Center가 나오고, 비행기가 빌딩의 측면에 그야말로 쏙! 빨려들어가는 장면이 자꾸만 replay되고 있었다.  지금 떠올려도 매우 surreal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때는 충격이 너무 심했던지,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것 같고, 정치나 외교, 군대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 건 다 기억이 안 나고, 나 홀로 곧 큰 전쟁이 날 것이다라는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이야기하던 친구들은 아프가니스탄은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 원래 그랬어야 했는데. 

아프가니스탄 폭격에서 자신을 얻는 부시가 갑자기 화살을 엉뚱한 이라크로 돌리고, 나머지는 모두 history이다.  결국 8년 내내 이유없는 전쟁을 이어가느라 국고를 탕진한 전 알콜중독자에 인생패배자 출신 대통령과 그 일당들은 파산 직전의 국고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물려주고 퇴출되었다.   

대통령이 되고나서 오바마가 한 일들 중 하나는 priority에 대한 것인데,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이 이어질 것이고 이에 대한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발표했다.  이를 두고, 비교적 최근까지 실패하고 있다 내지는 부시처럼 긴 전쟁에 빠져들고 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어왔다.  그.러.나. 

오늘의 결과, 정확히는 좀더 body에 대한 검증이 되어야겠지만, 오늘의 발표로 오바마 대통령의 주가는 엄청 뛸 것으로 예상된다.  빈 라덴은 9-11을 시작한 사람이면서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괴롭혀온 광신주의자이다.  그의 테러리즘 행각으로 직/간접적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들과 낭비된 자원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그가 잡혀 죽은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다음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미국으로서는 빨리 이라크/아프가니스탄을 마무리하고, 세계적인 프로파간다로 이슬람 세계와의 공존을 모색하며 이 부분을 일단락 짓고, 대 중국 정책에 좀더 효율적으로 focus해야 할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최대의 수혜자인 이 대 인구국은 현재 세계 정치, 경제, 자원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있어 25%가량을 차지하는 수퍼파워로 성장한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때문에 가져다 쓴 돈을 생각하면... 전국의 교량, 고속도로, 학교를 보수하고 모든 선생님들을 고용하고도 남을 돈을 가져다 쓴 부시 덕에 아직도 산 넘어 산인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one down이다, 비록 many to go이지만. 

사족: 이제 기름값이 좀 떨어지려나?  아무리 떨어져도 pre-9-11의 1불대 후반에서 2불대 초반으로 떨어지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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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 - 견검에서 떡검 그리고 섹검까지 대한민국 검찰, 굴욕의 빅뱅
정용재.정희상.구영식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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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다룬 내용들 외에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다만, 좀더 자세하게, 그리고 중복적으로 다루었다.  뭐 섹검때 익히 알려진 사건이지만, 여기서 거론된 사람들은 검사라는 공직을 떠나 변호사의 자격이 없다고 하겠다.   

우리나라는 이제까지 연수원 제도를 통하여 판사, 검사, 및 변호사를 국가에서 양성하고 배출해왔었다.  국가고시라는 개념과 합격률 1%이하라는 사법고시를 조선시대의 과거급제와 같다는 국민들의 인식, 그리고 특정대학교 법학부 출신들의 주도, 거기다가 군사독재시절부터 현재까지 면면히 이어지져 내려오고 있는 공안검사 또는 정치검사들의 무소불휘의 권력이라는 폐단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되고 뻔뻔해지는지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설령 검사로서 잘못을 저질러 옷을 벗어도 버젓이 변호사개업이 가능한 것이 현대 한국의 법조계의 현실이 것이다.  매우 잘못된 것이라 하겠다. 

원칙적으로 판사, 검사, 변호사는 모두 법조인이고, 법을 다루는 자리에 있기에 가장 높은 standard of conduct을 요구 받아야하며, 실제로 미국에서는 그렇게 인식되고 있기에, 개인적으로, 즉 법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는 사건에 연루된다면 모를까, 판사/검사의 위법 또는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그는 일단 형법에 의거 재판을 받고 유죄판결이 나면 형을 살고, 변호사 license를, 죄질에 따라 정지당하거나 빼앗긴다.  이렇게 한번 면허를 빼앗기면 실질적으로 미국에서의 변호사 생활은 끝나는데, 이는 추후 다시 시험에 응시/합격하더라도 도덕성 조사에서 철저하게 불합격처리가 되기 때문인데, 참으로 합리적인 처사라고 하겠다.  

구체적은 예는 기억나지 않으나, 일전의 Spitzer검사장 사건이 생각난다.  뉴욕의 최고 검사장이면서 민주당원으로서 장차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잘나가던 검사장이 고급콜걸과 마담이 연루된 섹스스켄들의 주인공으로 밝혀진 것이다.  사건이 터지고 얼마 되지 않아 그는 검사장에서 물러났고, 한동안 근신하다가 최근에 CNN에서 데스크를 맡아 시사이슈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같으면 아마 그는 그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였을 것이다.    

자, 소위 실명이 거론된 검사들 중 옷을 벗고, 벗자마자 변호사 개업을 한 두 양반들 중 모씨를 예롤 들어 분석하자.  그는 검사장으로 있으면서 수 십차례난 (1)뇌물을 받아 챙겼고, (2)케이스를 broker하였으며, (3)불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고, (4)매춘을 상납받았었고, (5)상습적인 음주운전을 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규모로 보나 위치로 보나 사건발생의 빈도로 보나 이 모씨의 죄는 모두 felony, 즉 중범에 속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직으로 끝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이 모씨는 최소한 형사재판을 받고 구속/수감되어 죄값을 치룬 후, 변호사 면허도 박탈당했어야 했다.  적어도 내가 아는 미국 법조계의 standard로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태연히 개업하여 먹고 살고 있다.  그야말로 구역질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뭐 conflict of interest개념도 희박한 한국의 법조현실에서 (한 대형로펌이 adversarial한 두 회사의 케이스를 모두 맡아 원고와 피고를 모두 represent하는 점, 또는 검사들이 자신들이 맡았던 형사사건의 사건 종료 후 일년안에 모두 피고 회사로 취직하는 점 등), 뭘 기대하겠나마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책의 평가가 빠졌는데, 이 책은 그냥 무난히 한번 읽고 보관하는 책이다.  reference용이라고도 할 수 있고, 역사의 기록이고, 나중에 분명 부정하고 부인할 기록이니까.  이 책으로 인해 경종이 울리거나 뭐가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런 일이 자꾸 생기다보면 언젠가는 정말 날벼락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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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대삼국지 세트 - 전10권
고산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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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대삼국지를 구할때만 해도 나는 저자인 고산 고정일님을 고산고정일로 읽고 뭔가 일본의 작가가 평역한 삼국지가 아닌가 하는 약간의 착각을 하였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고산 고정일님은 유서깊은 book publisher인 동서문화사의 발행인으로서 상당히 오랜 기간 좋은 책을 편집/편찬해온 우리나라 출판업계의 원로였던 것이다.  쩝!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아쉬운 부분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일단 reader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매끄럽지 못한 flow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를 실망하게 하였다.  일례로, 조조와 장수 (장제의 조카 및 후계자)의 일차 회전 후 장수의 항복-기습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갑자기 행이 끝나면서 스토리의 마무리가 없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 버리는 황당한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lesser degree이기는 하지만, 여러군데에서 나타나는 것은 최소한 책 편집에 있어 심각안 태만이라 하겠다.  즉 치밀해야 하는 장권소설에서 그렇지 못하다는 것인데, 특히 삼국지같이 이미 스토리가 이루어져있는 고전의 경우 이런 태만은 용서(?)하기 어렵다.  또한 전체적인 구성이 허술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런 것 또한 이 삼국지의 단점이라 하겠다. 

이런 오류에 비해 또한 이 책은 상당히 교조적이고 현학스럽기까지 하다.  억지로 끼워넣은 저자의 사상론, 비판에 가려 정작 중요한 스토리의 flow와 맺음, 그리고 상세한 밝힘 등은 살짝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것 같다.  이 분의 커리어나 어떤 사회/업계에서의 위치 혹은 이 분께서 공부하셨던 시기의 대한민국 문단의 한 면일 수도 있다는 생각 또한 들지만, 어쨌든 좀더 책 그 자체에 신경을 써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은 9권에서 모든 스토리가 마무리되어 10권은 후삼국지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까 살짝 기대해보았으나, 10권은 저자의 삼국지의 에피소드들을 구체적인 예로 들어 편집한 병략론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또한 교조적이고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다.  아무튼 나에게는 이렇게 결론에 맞추기 위해 어거지로 끌어넣는 실례들은 매우 거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에게 이 책은 그저 다른 버젼의 삼국지를 읽는, 그리고 약간은 참신할 수도 있는 기존의 에피소드와 다른 몇 가지 사건의 결말들, 이런 부분에 있어 보람이 있었을 뿐, 책 자체는 전반적으로 내 standard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래도 고산대삼국지를 더하여, 현재 나는 이문열, 박종화, 길천, 및 저자들의 이름이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다른 세 버젼의 삼국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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