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lexandria Link (Hardcover, 1st)
Berry, Steve / Ballantine Books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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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ton Malone은 은퇴한 스파이/변호사이다.  부유한 후원자 덕에 코펜하겐에 그럴듯한 고서적상점을 차려놓고 48세를 즐기고 있는 그에게 또다시 과거가 그를 찾아온다.  이번에는 아들의 행방불명과 함께 엄청나가 화가 난 전 wife가 그를 움직이려는 어둠의 협박자의 cell phone과 함께.

 

기구한 운명이고 도저히 action에서 떨어질 수 없는 팔자인가 보다.  Templar Legacy에서의 목숨을 건 모험이 끝난지 불과 몇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한번 그는 런던-리스본-시나이를 경유한 여정을 거쳐 지식의 수호자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

 

읽는 내내 유쾌하고 재미있는 가설 때문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었다.  활극과 고대의 미스터리, 그리고 드라마를 적절하게 섞어놓은 이 작품의 모티브는 1940-50년대에 잠깐 연구되었었던 학설이라는데, 현재 우리가 알고있는, 고대 성서의 지역/지명이 모두 틀렸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유대인들의 '그곳'은 팔레스타인 땅이 아니라 현재의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었다는 것, 베들레헴은 한 도시가 아니라 여러 도시들을 거느린 지역이라는 것, 그리고 고대 히브리어가 다음 세대의 히브리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의 오류, 추후 다시 크리스찬들에 의해 번역되면서 생긴 의도적인 누락과 오류 덕분에 지난 2000년간 종교분쟁이 이어져왔다는 theory는 이 소설의 재미를 풍부하게 하는 motive이자 좀더 그 내용이 궁금해지게 하는 그 자체로써도 훌륭한 하나의 가설이 된다.

 

보통의 주인공이라면 젊고 섹쉬한 남성미를 풍기는, 아니면 재벌 2세가 되는게 우리나라 드라마/책의 현실이라면 이 책의 주인공의 이채로운 경력과 나이는 참 특이하다.  내 마음에 드는 것은 그가 lawyer출신의 covert op 스파이 출신이면서 책 애호가라는 점인데, 은퇴한 후의 직업도 역시 딱 내 취향에 맞는다.  다만 rich benefector이 나에게는 생길 것 같지 않으니까, 내 스스로 마련해야 하겠지만, 나도 딱 50대 정도에는 현역에서 은퇴하고 서점을 열었으면 좋겠다. 

 

그 이상, 이 소설의 묘미는 고대 도서관의 지식을 전승하는 Guardian 또는 Librarian이라는 존재인데, 내가 어렴풋이 흥미로운 주제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모티비이다.  이미 소설로 나와버렸으니 놀랍기도 하고. 

 

내 자신이 혹시 나도 모르는 지식의 전승자가 아닐까 하는 망상을 해본다.  아니 나뿐만 아니라 모든 book lover들, 그중에서도 book lover/buyer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 전승자의 운명에 싸인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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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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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오랫만에 에르큘 포아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애거서 크리스티를 읽었던 것은 아주 옛날, 근 20년 가량 전의 일이다.  그 당시 쥐덫,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같은 작품들을 읽으면서 홈즈와는 또 다른, 어떻게 보면 탐정계에서는 양대산맥과도 같았던 포아로의 위트를 보는 것이 꽤나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뒤에 읽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인데, ABC살인사건은 내가 읽지 않았던 작품들 중 하나라서 더 재미있게 보았다.  2주 전인가 Logos에서 매우 염가로 구입한 hardcover인데, 영어로 읽는 추리소설의 맛이란 또 새롭게 다가왔고, 책은 그 책이 쓰여진 원 언어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내 지론을 이로써 완전히 확립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영문으로 된 ABC살인사건은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 뿐만 아니라 원문의 묘한 뉘앙스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특히 읽는 내내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준 것 같다.

 

이 작품의, 트릭의 키는 who가 아니라 why에 있다.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가 이상 중요하다고 역설되는 왜 저질렀는가에 포커스하면 너무나 평이한 문체라서 눈이 띄지 않는 사건의 애거서 크리스티가 우리를 위해 숨겨둔 트릭, layer within a layer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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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는 왜 이걸 팔지 못해서 안달이 났었을까?  아하...파는게 아니구나.  사실은 사는 것이었지.  즉 사지 못해서 안달이 난것이었다고 추정된다. 

 

민영화를 할 때의 대의는 항상 투명화와 효율이다.  그런데, 민영화가 되어 좋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또한 performance가 좋은 공기업의 경우 굳이 민영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민영화하였다고 바로 투명화와 효율로 이어진 사례가 얼마나 있는가? 

 

투명화와 효율.  참 좋은 말이긴 한데.  가카의 정부가 효율적인 경우는 (1) 사익에 관련된 일처리, 그리고 (2) 정적 및 바른말 하는 사람들을 탄압할 때 뿐이었던 것 같다.  특히 (2)의 경우는 군 (정권), 관 (검찰), 민 (유사언론)의 합동작전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던지 찬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미국 대선이 곧 온다.  공화당의 후보 밋 롬니의 부상에는 그가 과거 성공한 경제인이었었다는 부분이 컸다고 본다.  그런데 나는 이 시점에서 가카가 오버랩 된다.  물론 밋 롬니와 가카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주지할 수 없는 사실이고 밋 롬니의 경제적인 성공 또한 가카의 화려한 과거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세우는 '성공한 경제인' = '경제부활 대통령'이라는 공식에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한번 보았으니까 그런 것일까?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정권말기이니까, 잘 막아내서 그만 좀 사들이게 하자.  이것은 국민의 몫이고 앞으로 한국 경제를 위한 일이다.  결국 투표와 올바른 사회인식이 답인 듯.  요즘 어린 사람들 중에도 가카를 찬양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이건 보수/진보 또는 단순한 정치적인 성향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또라이즘 같은. 

 

굳이 말하자면 난 보수에 가깝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나를 좌향으로 볼 것 같다.  그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불의한 사람들이 보수의 탈을 쓰고 물타기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좌파가 득세하면 피해를 보는 카톨릭 성직자들조차 (일부이기는 하지만) 좌파로 몰아간다.  황당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마사오-전두환-노태우-기명사미-가타로 이어지는 공화당-민정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의 계보는 왜 간과되고 무시될까?  영어표현으로 산수만 조금 해도 알 수 있는 일이거늘.  내 평생 대구를 갈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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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책 읽는 시간 -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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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사랑하던 언니를 갑작스런 암으로 잃고 3년을 헤메인다.  잊기위해, 무엇인가 이겨내기 위해, 그녀는 정신없는 삶을 산다.  그러다 문득 가족과 함께 했던 getaway에서 오랫만에 혼자의 시간을 가지며 Dracula를 하루만에 다 읽어낸다.  그리고 생각한다, 한 권을 하루에 다 읽었구나, 실로 오랫만에.  그리고 결심을 한다.  앞으로 1년, 365일 간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편의 리뷰를 쓰겠다고.  모든 사람들은 '그게 가능하겠니' 라며 '조금 하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니나 상코비치는 해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이 책이고, 그녀의 홈페이지인 readallday.org에는 오늘도 글이 올라온다. 

 

이 책은 내가 보아온 모든 '책'관련 책, 즉 책 리뷰로 구성된 책들 중 가장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고 감히 평가한다.  저자의 언니에 대해, 죽음에 대해, 기억에 대해, 인생에 대해, 그녀는 책과 함께 생각하고 파고들고, 다시 배운다.  읽은 책의 테마와 내용은 언니와 언니의 삶, 죽음, 잃어버림, 그리고 그 위로, 2차대전을 폴란드인으로서 겪은 아버지의 삶과 함께 overlap되기도 한다. 

 

특별히 현학적으로 누구를 가르치거나 비평하지 않는다.  혹은 베스트셀러 리뷰로 가득찬 책도 아니다.  이 책은 그저 평범한 한 여자가 읽은 책 - 그녀는 모든 책을 사랑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닮았다 - 에 대한 잔잔한 일상의 이야기와 성찰이다.  어릴 때부터, 아니 가장 밑바닥에 기억할 수 있는 나의 어린 시절의 모습엔 언제나 책이 있었던 것처럼, 저자도 가장 어릴 때의 기억은 책에 관한 것이다.  심지어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추리소설을 돌려 읽는 모습에는 큰 부러움까지 느꼈다. 

 

이 책의 원 제목은 '보라색 의자와 톨스토이'인데, 이 보라색 의자는 저자가 365일간의 여정을 계획하면서 찾아낸 오래된 - 고양이 오줌냄새와 다른 냄새가 나는 - 매우 편안한 의자이다.  이 의자는 책 - 그녀의 인생에서 - 의 상징이 아닌가 싶다.  언제가 돌아가는 곳.  방해받지 않고 생각에 잠기는 그곳.  국문으로 번역된 책도 구해서 보고 싶다.  부모님도 관심을 보이니 기회가 되면 구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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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다섯권에 모아놓은 이 책은 체스터튼이 개인적으로 친분을 나우었던 한 카톨릭 사제에게서 영감을 받아 창조된 케릭터, 브라운 신부의 추리 모험담이다.  복잡한 추리나 독자와의 대결을 노리는 트릭은 없지만, 천천히 읽으면서 또다른 종류의 추리소설에 빠져보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동서미스테리 문고판으로도 접했던 일부 이야기들과 이제까지 한국어로는 볼 수 없었던 다른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다. 

 

 

브라운 신부의 추리방법은 간단하다.  특정 상황에서 특정 범죄자가 되는 것, 즉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의 입자에서 범죄를 다시 행해보는 것이다.  고로, 브라운 신부는 '수없는 살인과 절도'행각을 비롯한 범죄행위를 '저지르는'것. 

 

과연 카톨릭 신부가 그런 재치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추리소설사에서 브라운 신부는 꽤나 매력적이고 참신한 케릭터임이 틀림없다.  비슷한 사람이라면 랍비 시리즈의 랍비정도인데, 브라운 신부와 비교하면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과 서구의 추리소설, 그리고 간혹가다 읽게 되는 한국의 추리활극이 하나 둘씩 모이고 있다.  이렇게 쌓인 책들은 언젠가 내 서가 한쪽에 따로 마련된 책장에 모여, 추리소설 section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곧 구하게 될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시리즈, 또 더 구해보고 싶은 다양한 일본의 작품들, 캐드팰 시리즈 등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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