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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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오랫만에 에르큘 포아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애거서 크리스티를 읽었던 것은 아주 옛날, 근 20년 가량 전의 일이다.  그 당시 쥐덫,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같은 작품들을 읽으면서 홈즈와는 또 다른, 어떻게 보면 탐정계에서는 양대산맥과도 같았던 포아로의 위트를 보는 것이 꽤나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뒤에 읽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인데, ABC살인사건은 내가 읽지 않았던 작품들 중 하나라서 더 재미있게 보았다.  2주 전인가 Logos에서 매우 염가로 구입한 hardcover인데, 영어로 읽는 추리소설의 맛이란 또 새롭게 다가왔고, 책은 그 책이 쓰여진 원 언어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내 지론을 이로써 완전히 확립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영문으로 된 ABC살인사건은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 뿐만 아니라 원문의 묘한 뉘앙스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특히 읽는 내내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준 것 같다.

 

이 작품의, 트릭의 키는 who가 아니라 why에 있다.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가 이상 중요하다고 역설되는 왜 저질렀는가에 포커스하면 너무나 평이한 문체라서 눈이 띄지 않는 사건의 애거서 크리스티가 우리를 위해 숨겨둔 트릭, layer within a layer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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