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한 podcast에 대해 알게 되었다. 구본형 스타일의 강의를 하는 '행복한 거북이' 이희석의 블로그에 간만에 들렸다가, 김영하라는 작가의 podcast가 책을 읽어주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reference를 본 것이다. 나중에 보니, 김영하 작가는 꽤 유명한 사람이고, 한예종에서 가르치기도 했으며, 수 년전 한 방송작가의 요절 때의 발언으로 살짝 논쟁의 중심에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소설과 산문집 등으로 9권 이상의 책이 그의 이름으로 나왔는데, 이 podcast는 꽤 훌륭하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유명 작가의 입을 빌어서 듣는 것도 즐겁지만, 그 이상으로 좋은 것은 내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던 책이나 작가에 대한 소개를 받게 되는 부분인데, 역시 독서라는 것, 탐서라는 행위, 이런 것들은 모두 무궁무진한 깊이와 넓이가 있어서 한 개인이 그 세계를 전부 돌아다닐 수는 없는 것이기에, 이렇데 타인의 관점을 통해서 새로운 미지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독서지평을 넓혀가는데 있어 필수가 아닌가 싶다. 내친김에 김영하 작가의 책을 보관함에 담아두었다. 기회가 되면 (이라 쓰고, 수입이 늘어나면 이라고 읽는다) 모두 구해서 보려고 한다. 좋은 podcast에 대한 보답도 보답이려니와, 지금 뉴욕에 있는 것 같은데, 이쪽에 오면 좋은 서점들로 안내하여 드리고 싶어졌기에, 그리고 아직은 비교적 젊은 편이고, 책도 많이 나오지 않은 편이기에 전작을 비교적 쉽게 시도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도 했기 때문이다.
고전과 문학은 그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대를 넘어 살아남은 책으로써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현대문학을 등한시 하는 것, 또 소설로 치부해서 가리는 것은 좋은 독서행위가 아니라고 본다. 인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배우지만, 과거에서 살 수 없고, 미래를 보면서 현재를 본다지만, 미래만을 바라보며 살 수는 없다. 결국 우리가 사는 곳은 바로 이 현재이기 때문에, 지금을 보여주는, 지금 우리 시대에 produce되는 글 또한 읽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현대문학과 소설에서 자꾸만 멀어지게 되는, (시간과 공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나의 경우, 이런 podcast를 통해서 김영하라는 작가 자신과 김영하가 언급하는 정이현 작가에 대한 소개를 받은 것은 매우 중요한 하나의 사.건.이 된다. 이 podcast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그 둘, 아니 그 이상의 많은 책과 작가들은 나라는, 적어도 내 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앞으로 나의 의식세계와 무의식이 mold되는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나씩 하나씩. 성공학에 대한, 투자에 대한 책도 필요할 때가 있지만, 지금 나에게는 이런 한국의 현대소설과 세계의 책들 - 나의 attention을 지나쳐가는 수많은 그들 - 에 대한 intro가 필요하다. 하물며, 그 길잡이가 김영하 작가같은 사람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