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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먼저 볼까, 책을 먼저 볼까 고민하다가 통상의 진리에 따라 책을 먼저 보기로 했다.
영화가 나오면, 그리고 히트를 치면 언제나 그렇듯이 커버가 바뀐다. 그 나름대로 수집할 가치가 있겠지만, 내가 산 책은 연초엔가 2014년 말엔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추천할 당시의 오리지널 커버이다. 그것도 하드커버. 난 페이퍼백보다는 하드커버를 선호하는데, 일단 보관하기도 좋고, 보기도 좋고, 책을 갖고 여행을 다닐 목적이 아닌 이상 하드커버가 진리라고 본다.
책을 열자 첫 페이지의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에게 반갑다고 인사를 한다. "I'm pretty much fucked." 한국어로 번역된 문장이 이 느낌을 원문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게다가 조금 지나고 나니 살아남기 위해서 주인공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농사를 짓기 위한 계획을 세우면서 계속 나오는 건 'shit'이다. 좀더 점잖은 언어도 아니고 계속 어떻게 하면 'shit'을 사용하여 거름을 만들지 궁리를 하면서 심지어는 남들이 남기고 간 진공포장된 'shit'을 사용하기로 한다. 그러다가 다음 문장에서 이미 난 뒤집어지고야 말았다. 'My asshole is doing as much to keep me alive as my brain.'
이제 겨우 첫 열 페이지 정도를 읽었을 뿐인데,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싶은 유혹은 시시각각 몰려든다. 네러티브 구조에 딱 맞는 목소리와 감성을 가진 맷 데이먼이 주연이라서 더욱 더 Rainmaker시절 그의 네러티브가 떠오른다. 유혹과 싸워 이겨야 한다. 다 읽지도 않은 주제에 이리 글을 남기다니. 하지만, 너무 웃겨서 참을 수가 없다. 이건 나눠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