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가 두 권이나 밀려있다. 그런데 차분히 앉아서 생각을 한다고 글이 써지는 것도 아니고, 업무나 숙제처럼 억지로 밀어서 쓰다보면 무엇인가 나오는걸 원하지도 않아서 계속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특히 'American Sniper'는 읽은지 한 달 정도가 다 되어가는데, 이러다가는 당시에 느꼈던 생각이나 이런 것들이 다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임시 저장 글'에는 한 4개정도의 쓰다 만 끼적끼적들이 담겨있는데, 다시 되돌아가게 될지 장담할 수도 없다. 바쁘면 바빠서, 한가하면 한가해서 나름대로 이것저것 신경을 쓰느라 책읽기나 글짓기나 거기서 거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주문은 무슨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을 것을 찾거나 쇼핑을 즐기는 사람처럼 주기적으로 갑자기 이뤄지기에 벌써 앞으로 돌아올 보따리가 세 개나 된다. 내가 기본적으로 charge하는 최소한의 단위보다도 적은 금액이지만, 그래도 이게 어쩌다 한번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케이스라는게 내가 원하는 시기에 아무때나 들어오는 것도 아니기에 조심해야 한다. 그러면서 지난 2012-2014에는 연평균 최하 3천불 이상을 책구매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는 control하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한 달에 한번으로 줄이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횟수로 치면 이미 나는 6-7월까지의 quota를 다 채운 셈이니, 역시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의 정치나 사회/경제는 언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너무 절망적으로 느껴질때가 많은데 실제로 할 수 있는것은 없으니까. 그리고 주변의 무관심에 나도 모르게 발끈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되는데, 자칫하면 남을 가르치려 드는, 또는 그저 비관적인 이야기만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일이 많은데, 조만간 정리해볼 생각이다.
이번에 책을 주문하면서 그간 빠뜨린 것을 몰랐던 마쓰모토 세이초의 '10만분의 1의 우연'을 포함시켰다. 다른 작가들의 책은 다음번에 하기로 했다. 금년에는 작년에서 넘어온 계약 덕분에 아직 입금되지는 않았지만 받을 금액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고, 중간중간 작은 사무실이지만 믿고 맡겨주는 케이스들 덕분에 걱정이 적지만, 내년, 그 후년은...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 부분도 늘 신경을 쓰면서 사는 이슈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논픽션도 상당히 많이 썼는데, 전후 일본이 성장해가면서 일어났던 이상한 사건들, 지금까지도 미궁에 빠져있는 사건들에 대한 글도 많이 썼다. 이런 작가가 지금 한국에 있었다면 세월호 참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구원파-해경-언딘에서 국정원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좋은 글을 써줄텐데, 아쉽다. 여기에 박근혜씨의 사라진 7시간까지 정말 무궁구진한 재료에 양심적인 사람이라면 느낄 분노의 열정이 더해지면...
4월도 벌써 중순이다. 한 해의 1/3이 이미 지나가고 있음이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위안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점점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는 세월이 조금씩 무서워지고 있다. 너무 추하게 늙지 않았으면 좋겠고, 늘 open된 마음을 갖고 살려면 부단히 죽을때까지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른쪽 어깨가 심하게 아프지만, 하체와 코어 그리고 cardio라도 하러 오늘도 gym으로 갈 것이다. 책도 열심히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