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초에 주문한 패키지 두 박스가 오늘 도착했다. 학회차 이곳을 방문중인 선배와 점심약속이 되어있어 좀 깔끔하게 만나려고 오전에 은행에 갔다가 이발을 하고 사무실에 들어오니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들이 배달되어 있는 것이다. 마침 꽤 한가한 일정이라서 작년말부터 새로 만들기 시작한 이름하여 '통합장서목록'에 리스트를 추가하고 중고책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다 긁어냈다. 하드커버라서 그랬는지, 잘 떨어져나가서 다행. 하지만, 나중에 구곤으로 살짝 겉을 닦아주어야 먼지와 검댕이를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책장에 어떻게든 자리를 만들어 임시보관하고 한 권씩 읽어야지. 여름에 좀 한가한 시즌이 오면, 예산을 봐서 사무실을 다시 꾸며볼 생각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책상과 책장, 그리고 맞은편에 빈 공간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미팅은 주로 회의실에서 하기 때문에 그 빈 공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책상을 들어내고 방향을 바꾸어서 창가를 왼편에 두면 꽤나 넓은 공간이 확보돠는데, 지금 왼쪽에 있는 책장들 - 내 서재사진참조 - 을 재배치해서 두 면의 벽을 해방(?)시킨 후, 이 벽에는 다시 7단 정도되는 좁은 책장을 겹쳐놓고, 방 중간에 이들 둘을 벽과 직각으로 놓으면 도서관처럼 내 책상을 문에서 가려주는 역할과 장식장, 책장 및 서류보관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무엇을 하든간에 좁은 방에서는 불가능하고, 가구같은건 다 바깥에서 조립해서 들여와서 마치 소쿠반 (80년대 도스게임)을 하는 것처럼 한쪽을 정리하여 자리를 내면 다시 그쪽에 무엇인가를 들여놓는 식으로 하나씩 해야하기에 꼬박 하루를 잡아먹을것이라는 점. 그래서 원래 연말에 계획했으나 흐지부지되어버린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하면 부모님댁에 보관하고 있는 책들도 사무실로 대부분 옮겨놓고, 거기에는 일단 미디어만 보관할 수 있다. 이렇게 하다가 좀더 넓은 곳으로 옮기면서 확장해나가면 언젠가는 김갑수의 July Hall부럽지않은 나만의 작업실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날까지 '띠를 꽉 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