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는 현저하게 달라진 바쁜 스케줄 탓이기도 하지만, 더 솔직하게는 게임을 하느라, 그리고 운동을 빼먹지 않고 하느라 독서에 치중하는 시간이 갑자기, 그러나 임시적으로 확 줄었다.  게다가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가급적이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에 weight training을 cross-training을 적용한 심박수 높이기나 power lifting방법으로 끝내버리는 정도에서 마무리를 하여 전처럼 자전거를 타면서 2-30분 책을 읽던 것까지 없어지고 나니, 일부러 시간을 내서 책을 읽기 전에는 기실 독서=화장실 또는 취침전 10분 정도의 독서가 하루에 할애하는 책읽기 시간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독서라는 측면에서 보면 유죄판결을 받아 마땅한 게임의 (사실은 나) 정체는 한국에서는 이미 한 바퀴 돌고 난 삼국지 11 되시겠다.  정발이 없이 힘들게 구해서 2011년엔가 매우 질낮은 번역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하다가 최근에 100% 완역이 된 버전을 구해서 돌려보니 그 전에는 몰랐던 여러 옵션들과 개발 모드가 있어 완벽하게 이해하면서 신나게 즐기게 되었다.  게임이란 그저 단순반복과 낮은 learning curve로 계속 재미있게, 그러나 머리가 복잡하지 않게 할 수 있어야 편하게 가지고 놀 수 있는데, 삼국지 11이 딱 그 정도 수준이다.  사실 차세대 게임콘솔로 넘어가면서 그래픽은 화려해진 반면에 learning curve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짧아진 플레잉 타임 때문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는데, TV에 별도로 셋업할 필요가 없이 PC로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을 간만에 접하니 세상만사를 제쳐놓고 놀게 된 것이다.

 

덕분에 3월 들어서 딱 두 권 정도를 읽은게 전부인 듯 싶다.  그것도 자투리 시간에 조금씩 읽던 것을 끝낸 정도이니 이래서는 독서인으로써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  다행히 곧 지난 달에 주문한 신간이 들어올 예정이니까, 또다시 독서 스위치를 켤 수 있을 것 같다만, 그래도 한 동안은 삼국지 11에 푹 빠져서 일과 운동을 제외한 모든 자투리 시간은 여기에 투자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읽고 싶은 삼국지가 몇 개 있는데, 아직까지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김홍신, 장정일, 정비석, 황석영, 고우영의 버전들이다.  스콧 니어링이 주창하고 실천했던 4시간 노동, 4시간 학습, 4시간 여가의 도입이 시급하다.  어떻게 보면 오전에 집중해서 4시간 정도를 꾸준히 매일 일에 전념한다면 나머지 시간에는 전화를 받거나 메일 상담, 그리고 일반 사무같은 low tech업무로 돌려놓고 나머지 4-4를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스콧 니어링 같은 삶은 언뜻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사실은 극강의 self-discipline이 요구되는 삶인 것 같다. 

 

내일부터 함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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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7 1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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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8 0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18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19 0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3-20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집은 어디 있는 겁니까? 왠지 토끼만한 다람쥐가 마당에 올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transient-guest 2014-03-21 00:25   좋아요 0 | URL
여기는 메인주에 있는 곳인데요, 니어링 부부가 직접 짓고 살던 곳입니다. 현대식으로 일부 개량해서 그렇지 소박한 돌오두막이였데요. 미국 다람쥐가 크긴 크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