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숍 살인 사건 열린책들 세계문학 181
S. S. 밴 다인 지음, 최인자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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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소설 치고는 너무 현학적인... 난무하는 수학공식, 과학이론 등등. 사건은 죽을 사람이 다죽고 서야 해결된다. 시원하고 깔끔한 해결보다는 해설 같은 `사건 뉴스` 본 듯한 느낌이다. 마치 `바둑 해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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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6-02-12 0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을 `문학`으로 분류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세계문학`전집에 포함하니 좀 당황스럽네요.ㅎ 추리소설은 역시 동서미스테리문고처럼 따로 모아주면 좋겠습니다.

호서기 2016-02-12 18:51   좋아요 0 | URL
100% 공감이네요^^
 
지킬 박사와 하이드 (반양장) 펭귄클래식 3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박찬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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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주 듣고 보아서, 벌써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실제로는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 중에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기이한 사례, 1886]가 있다. 뮤지컬로 더 유명한 이 고딕 소설을 맘먹고 읽었다. [보물섬, 1883]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뛰어난 공포소설인 이 작품은 한 인간에게 깃든 '선과 악'의 대립을 아주 선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음에 인용된 본문 '헨리 지킬의 고백중에서'의 몇몇 장면은 과학자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고민이 묻어 난다.

 

헨리 지킬의 고백중에서

 

쾌락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만, 고고한 자긍심으로 대중들 앞에서 철저하게 근엄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오만한 욕망을 가진 내게 쾌락은 양립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욕망을 감추었다. 그런데 되돌아볼 수 있는 세월이 되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세상에서의 내 성취와 지위를 평가해 보니, 이미 나는 상당히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105쪽

 

종교에 뿌리를 둔 가장 심오한 고뇌의 원천인 선과 악이란 이중성, 이 가혹한 삶의 법칙에 대해 나는 깊이, 집념을 가지고 천착하게 되었다. 내가 뿌리 깊이 이중적이라 해서 위선적인가하면 그건 전혀 아니다. 나의 두가지 모습은 모두 진실한 것이었다.  106쪽

 

만약 각각의 본성을 별개의 개체에 담을 수 있다면, 참을 수 없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사는 일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부조리한 존재는 그의 고결한 쌍둥이의 열망과 자책으로부터 해방되어 그만의 길을 가고, 정의로운 존재는 흔들림 없이 확고하게 높은 곳을 향한 그의 길을 가면 될 것이다. 107쪽

 

내 육체는 더 젊어지고 더 가벼워지고 더 행복해졌다. 나는 그 육체안에서 마치 환상 속에서 물방아에 물이 흐르듯 무모한 무분별과 무질서한 관능적 이미지의 물결이 흐르는 것을 의식했다. 책임감이 녹아 사라지고,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결코 순수하지 않은 영혼의 자유로움도 인식할 수 있었다. 이 새로운 생명을 처음 호흡하자마자 나는 내 자신이 더욱 사악해져서, 열 배는 더 사악해져서 내 깊은 곳의 악마에게 노예로 팔렸음을 알아차렸다. 순간 그 생각은 나를 감싸안으며 와인 같은 감흥을 안겨 주었다. 나는 두 손을 뻗으며 그러한 감각의 신선함을 기뻐했다. 그리고 그런 해동 가운데 문득 내 키가 줄어들었음을 깨달았다. 109쪽

 

그 역시 내 자신이었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으로 보였다. 내 눈에는 그 모습이 더 생생한 정신의 이미지를 담고 있었고, 내가 그때까지 내 것이라고 불렀던 불완전하고 분열되어 있던 모습보다 더 분명하고 순수해 보였다. ~~ 에드워드 하이드만이 순수하게 악으로 이루어진 유일한 사람이었다. 111쪽

 

이제 나는 이 두 자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함을 느꼈다. 117쪽

 

'한 사람은 하나의 우주'라고들 흔히 말한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도 있다. 개체로서의 하나의 인간을 가늠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얘기일테다. 다른 것은 제쳐두고 이 작품의 주요 소재인 갈등하는 내면, 선악의 격전지인 인간의 마음만해도 타인은 눈치챌 새도 없이 얼마나 자주 큰 전쟁이 벌어지는지... 다행스러운 것은 그래도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잘 이겨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록 아직 해체되지 않은 시한폭탄에 불과하지만.

 

최근 뉴스를 접할 때 이 시대의 '지킬과 하이드'를 목격하는 경우가 있다. 연초를 뜨겁게 달구었던 몇몇의 아동학대 사건, 특히 부천의 여중생 살인 사건은 21세기 대한민국의 '지킬과 하이드'사건이라 할 만하다. 일반에게는 존경받는 유학파 목사에서 전처소생의 자녀에게는 무자비한 폭군아버지의 모습까지... 더 언급하기도 끔찍하다. 째각 째각, 폭탄의 초침 돌아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사회다.

 

'인간의 이중성 내지 다중성' 하니까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될 수 있는 위험성이 느껴진다. '이중적인 생활'을 유발하고 조장하고 육성하는 집단의 모순과 대중들을 최면 내지 가수면 상태에 빠뜨린 매스미디어, 관습적으로 그 따위 혼란스런 상태를 보장하는 제도 등, 옳고 그름의 경계는 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무너졌다. 

 

지킬과 하이드로 대변되는 인간의 이중성은 오히려 순수하다. 두 본성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을 담보한다면 과연 난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 그리고 접어둔 페이지

 

"질문을 던지는 것에 대해선 제 나름의 확고한 생각이 있습니다. 질문을 던지는 일은 돌을 던지는 일과 같아요. 그냥 조용히 언덕 위에 앉아 돌을 굴리면 다른 돌들도 구르게 되고, 곧 별 상관없는 사람이 자기 마당에서 그 돌을 맞고 쓰러져 그 가족이 성씨를 바꿔야 하는 사태를 맞게  됩니다. 그래서 제 나름의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곤란해 보이는 일일수록 질문은 적게 하라는 것이죠."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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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52
오스카 와일드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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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다? 영원한 젊음을 누린다? 사람이라면 한번쯤 품어봤음직한 희망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거울앞에 섰을 때 예고없이 찾아온 세월에 문득 놀라게 된다. 흰 머리는, 잔 주름은 서서히 다가오지 않고 하루 아침에 갑자기 다가오는 것 같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고 찬찬히 세월을 음미할때만 늙고 있음에 충격을 받는다.

 

아름다운 사람일수록, 가진 사람일수록 세월을 붙잡고 싶은 욕망이 큰 것인가? 욕망의 덩어리는 결국 자신의 영혼마저도 주저없이 대가로 지불한다. 소설의 주인공 도리언 그레이는 요즘말로 꽃미남의 전형이다. 그의 외모에 반한 화가, 베즐 홀워드는 도리언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모든 열정을 바쳐 최고의 초상화를 완성한다. 그야말로 홀워드 인생 최고의 역작이 된 그 초상화를 얻은 도리언은 자신은 늙어도 이 초상화는 늙지 않고 영원히 자신의 최고의 순간을 간직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 반대의 소원을 품게 된 도리언 그레이, 그 소원을 배설한 순간 그의 영혼은 초상화에 저당잡히게 된다.

 

쾌락주의자 헨리 워튼 경의 꾐에 넘어가 타락의 길을 걷는 도리언 그레이. 그러나 그가 순수한 여인을 매몰차게 저버려도, 홀워드 경을 살해해도 그의 아름다움은 전혀 사그러들지 않는다.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이 초자연적 현상은 결국 자신 마저도 감당할 수 없는 수렁으로 몰고 간다.

 

주요 캐릭터의 단조로움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흡입력이 있다. 통속소설류의 말초적인 자극때문만은 아니다. 선악이라는 원초적인 주제, 영원한 젊음이라는 인류의 소망, 유미주의 쾌락주의에 빠진 상류사회의 타락, 영혼의 구원문제가 함축된 진지한 작품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중년의 얼굴은 그 사람의 지나온 과거를 말해준다는데, 오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본다. 작년보다 더 늙었지만(?) 그럭저럭 괜찮다. 내 나이에 맞게 시간의 흔적이 나에게로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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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1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학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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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사~랑-하-고~ 마-음~대-로~떠~나-가-신~". [카츄샤의 노래]라는 곡명의 첫소절이다. 멜로디까지도 기억하는 까닭에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이 노래는, 그야말로 애절하다.

 

다시 [부활]을 잡았다.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 읽을 가치도 없다"는 막스 베버의 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고향집 책장에 오랜동안 꽂혀 있던 헤지고 빛바랜 책은 기회가 될 때마다 자신의 존재를 어필했고 그럴때면 서너쪽이라도 꼭 넘겨보곤 했었다. 그렇지만 40년도 더 된 그 책은 지금은 너무도 어색한 세로쓰기, 읽기가 불편하다.

 

결국, 문예출판사(2014)에서 나온 김학수 교수 번역본 [부활]을 새로 잡았다. 귀족 사회의 편안함에 익숙해진 네흘류도프는 어느날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한다. 무료한 일상의 연장선에 불과했던 재판은 순식간에 반전을 맞는다. 과거 순수했던 그가 사랑에 빠졌다가 동정을 빼았고 내팽겨친 마슬로바(카츄샤)가 매춘부가 되어 손님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정에 서 있었던 것. 그를 더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명백하게 무죄인 그녀가 배심원, 판사치들의 실수 또는 무관심으로 살인의 유죄를 선고받은 점이었다.

 

가뜩이나 죄책감과 후회로 내면의 갈등을 겪던 네흘류도프는 그녀의 구명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그 과정에서 19세기 러시아 사회 제도의 불합리와 모순에 대해 자각하게 된다. 토지, 종교, 재판, 행정, 교정 등등... 무엇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귀족들, 관리들에게는 먹을 것이 없어 피골이 상접한 농민, 노동자들은 한낱 수탈의 대상일 뿐이고, 얼마나 기술적으로 착취하고 억압하느냐에 따라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으므로 그들에게 하층민들의 삶은 어떻게 되든지 관심이 없다.

 

네흘류도프는 속죄하기로 하고 우선 마슬로바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자신의 영지를 농민들에게 되돌려 주기로 다짐한다. 하나 하나 실행에 옮기기 위해 노력하면서 네흘류도프가 겪게되는 수많은 심적 갈등들과 러시아 귀족 사회의 따가운 시선들이,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 톨스토이의 손을 거쳐 설득력 있게 묘사된다. 마슬로바의 유형지까지 동행하면서 접하게 되는 여러 정치범들의 사상 논쟁 역시 네흘류도프의 정신적 성장에 일조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나 또한 지금껏 얼마나 많은 과오를, 시행착오를 경험했는가. 그리고 스스로 면죄부를 부여했던 비겁한 타협들 또한 그 얼마인가. '속죄' 보다는 양심과의 비열한 '거래', '반성과 성찰' 보다는 자기 합리화, 변명, 책임회피, 남탓, 묵인 따위의 값싼 논리만 내세워 왔던 나. 진정한 '부활'이 아닌, 유아적인 '리셋 증후군'으로는 도대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음을 너무나 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소설 '부활'은 유행가 가사처럼 애절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다. 한 인간의 죄악과 속죄, 그 과정에서 얻게되는 정신의 성숙, 옳은 가치로의 정진-그것이 가시밭길이라도-에 대한 인간 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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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고전의 숲에서 지혜를 찾다 - 일리아드에서 자본론까지 동서양의 고전 탐독기
이서규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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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드에서 자본론까지 동서양의 고전을 소개한다는 큰 뜻을 품은 책이지만 그 품은 뜻만큼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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