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좋아하는 청소 정리
야노 미사에 지음, 이해란 옮김 / 국민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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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정리/수납 참 못하는 영역인데,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서 점점 부지런해지고 정리정돈에 신경쓰며 살게 되었다. 급기야 <<고양이가 좋아하는 청소 정리>>라는 제목의 책까지 읽게 될 줄이야. 독립한 지 여러 해지만 사람가족들이 알면 얼마나 배신감을 느끼게 될 지 안봐도 뻔한 얘기다.

 

저자 '야노 미사에'는 포토스타일리스트다. 인테리어와 생활의 힌트라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중이며 정리정돈 특강 강사인 동시에 고양이 네 마리의 집사다. 이쯤되면 그녀의 고양이들은 복받은 존재. 정리정돈이 특기인 집사와 살다니...얼마나 쾌적한 삶을 보장받은 고양이들인지...우리 집 고양이들에게 좀 미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매의 눈으로 관찰할 법한 그녀의 눈에 든 9가정과 '가마쿠라네코노마 카페'가 소개되어 있고 저자의 청소팁이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어 청소에 관심을 둔 집사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외동묘, 다묘가정, 아이와 함께 키우는 집, 강아지와 함께 반려중인 가정 등등...저마다 가족 구성원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참 깔끔하고 심플했다. 모두 청소의 달인처럼 느껴지지만 저자인 '야노 미사에'는 오히려 고양이가'청소의 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양이 발에 먼지가 묻은 걸 봤을 때 '우리 고양이를 위해서라도 청소하자'는 마음이 든다며 '고양이가 없었다면 청소를 더 못했을 지도 모른다"고 고백하면서. 예쁘고 깔끔한 집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을 구경하면서 청소 팁도 톡톡히 챙긴 가성비 좋은 청소 가이드북 <<고양이가 좋아하는 청소 정리>>. 참고해서 좀 더 깨끗한 집으로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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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요 고양이 - 세상의 모든 고양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에세이
손명주 지음 / 하모니북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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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고양이 마리, 펫숍에서 왔어요

이 책의 화자는 고양이다. 펫숍에서 판매된 약하고 아픈 품종묘 한 마리. 부부의 외동묘로 살게 되면서 집고양이지만 녀석은 많은 것들을 누리게 되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철장 안에 갇혀 아기 고양이들을 낳고 있을 엄마냥이에 대한 아련한 마음도, 창문 밖 길고양이들에 대한 애잔한 마음도 느끼며 산다.

엄마는 자기가 낳은 새끼들을 다 기억하고 있을까?

나를 기억해줄 수는 있을까?

시간이 지나 더 이상 새끼를 낳을 수 없으면 엄마는.....엄마는 어떻게 되는 걸까?

p17

인간이 제일 잔인하게 느껴지고, 인간인게 미안해지는 순간이다. '묘연'이라는 단어가 전하는 따뜻함도 이 순간만큼은 온기를 잃는다. 누가 데려가는 지에 따라 생사가 가름되고 삶의 질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남이 중요한 건 비단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닌 법. 다행스럽게도 책의 주인공인 마리는 좋은 집사를 만났다. 삭막한 도시를 떠나 제주행을 택한 집사부부와 함께 이주한 마리는 마당에서 나비도 잡고 담장도 뛰어넘어보고 산책줄을 하고 집사들과 동네를 거닐면서 자유고양이스러운 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똥키'가 나타났다.

 

길고양이 똥키, 하늘에서 사료가 내리길 바라는 자유고양이

마리에게 얻어맞고도 유일하게 마당에 남은 러시안 블루, 똥키. 마당 고양이로 계속 잘 지내주길 바랬는데, 함께 밥 먹던 노랑이와 함께 사라져버린 녀석. 마리를 기다리며 현관을 긁고 집사들이 흔들어주는 장난감도 좋아했지만 집 안에 갇혀 사는 건 못견뎌해 결국 마당냥이로 살게 된 녀석. 그러다 사라졌다. 인사도 없이.

많은 길고양이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동네 고양이들에게 치이던 '똥키'를 좀 더 어릴 때 집냥이로 들이지 못했던 걸 부부는 후회했다. 더이상 밥 먹으러 오지 않는 똥키를 찾아다녀봤지만 소식을 알 수 없었다. 밀려오는 후회와 자책. 그 마음은 길고양이 밥을 줘 본 사람이라면 동일하게 느끼는 고통이 아닐까. 내게도 떠올려지는 몇몇 길고양이 얼굴이 있어 이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었다.

 

제목 그대로의 마음 " 잘 지내요 고양이"

 

집고양이건 길고양이건 책 제목 그대로 "잘 지내주면 좋겠다" 정말.

인간의 삶보다 짧은 '고양이의 시간'. 행복하게 그 명을 다 해주면 더이상 바랄 게 없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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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순살탱 - 내가 선택한 가족
김주란 지음 / 야옹서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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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끄네 집' 이후, 믿고 보는 출판사 [야옹서가]의 고양이 책. 이번에는 반려묘 3마리가 있는 집이다.

 

보통의 책은 책 표지를 넘기면 이어진 페이지에 작가 소개 & 약력 등이 기재되어 있는데, 특이하게도 고양이 세 마리의 소개가 먼저다.

 

순구/살구/탱구....'구'자 돌림의 사랑스러운 반려묘 셋. 하지만 첫째 순구의 소개글을 읽다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눈은 제일 많지만 손은 제일 많이 가는 타입" 이건 또 무슨 말인지. 고양이 세마리니 눈은 여섯개 일텐데...제일 많다니....

 

아~ 고양이 셋, 눈 셋인 가정이구나! 둘째 살구는 눈이 하나고, 막내 탱구는 두 눈이 없다. 너무 예쁜 녀석들인데, 많이 불편하겠구나.....라는 것 또한 오해. 이건 지극히 사람의 생각인거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든 것조차 녀석들에게 미안해진다.

 

2015년 펫숍에서 안아본 하얀 새끼 고양이는 다른 녀석들과 달리 벌벌 떨기만 했다고 한다. 활발한 녀석들보다 더 눈에 밟혔던 '순구'를 첫째 고양이로 데려온 저자는 닳고 닳은 장사꾼에게 속았다. "나중에 오셔도 다른 스코티시폴드는 있겠지만 이 아이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 심장에 콕 박혀 80만원에서 10만원 깎아주겠다며 선심쓰듯 건넨 곳에서는 이동장마저 생략했다. 구멍 뚫린 종이상자에 넣어 순구를 들려 보내곤 설사와 기침을 계속한다고 전화하자마자 '다른 고양이로 교환해주겠다."고 했단다.

 

이런 이야기가 종종 들려온다. 이웃 고양이 중 하나도 순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녀석도 순구처럼 좋은 집사님을 만나 사랑받으며 살지만 그렇지 못한 고양이들도 많겠지. 아마! 허피스에 링웜까지 달고 온 순구를 위해 저자는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도 포기했고, 아픈 몸을 이끌고 과외를 열심히 뛰어 병원비를 벌었으며 비염과 알러지 때문에 눈물,콧물 다 빼야했지만 잘한 일 이라고 했다. 곁에 와서 눈을 맞추고 누워 주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존재. 고양이의 힘은 참 대단했다.

 

둘째 살구유기묘 입양 홍보 중인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했고 '도키->살구'로 개명했다. 크고 예쁜 한 쪽 눈을 사진으로 보고 너무 속상했다. 저렇게 예쁜 눈인데......하지만 글과 사진으로 접한 살구의 일상은 다른 고양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평범하면서 때론 웃기기도 했고, 툭닥툭닥 서열 싸움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제서야 한쪽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사람의 눈으로 보고 있던 것이다.

 

셋째 탱구는 파혼 후 제주도로 내려간 저자가 임보 맡았다가 셋째가 된 케이스였다. 완전 개냥이인 탱구의 합사는 둘째보다 쉬웠고 두 눈이 다 없는 고양이였지만 두 눈을 뜨고도 자기가 싼 똥을 밟는 순구에 비해 너무나 뛰어난 점이 많았다고.

 

제주도로 내려가서 살고 있는 집사님들이 부쩍 많아졌다. 언제나 부러움 반 포기 반이지만 순살탱 집사의 경우는 전화위복이 된 듯 싶다.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 결혼했고 세 고양이의 집사로 살고 있으며 빠르고 빡빡한 도시보다 한결 여유롭게 건강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을 섬이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가족'이라는 표현도 참 마음에 든다. 가족 문제, 갈등을 다룬 책들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가족이기 때문에/ 버릴 수 없기에' 이런 표현들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고양이 순살탱>>에서는 스스로 선택하고 함께 책임지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 미소를 내려둘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의 순살탱의 뒤태.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궁디팡팡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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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딸들
랜디 수전 마이어스 지음, 홍성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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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채널에선 단 하루도 '죽음'에 대한 소식이 빠지질 않는다. 대한민국 어딘가에선 꼭 누군가가 끔찍하게 살해되거나 사고를 당했고 처벌수위에 대한 언급이 있곤 했다. 피해자에게도 가해자에게도 가족이 있을텐데...그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가나? 슬퍼지곤 했는데, 피해자의 가족인 동시에 가해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어린 자매의 이야기가 <<살인자의 딸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었다. 상상과는 달랐고 더 먹먹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는 이러했다.

 

 

엄마를 죽인 아빠를 바라보는 자매의 다른 시선

친탁했다는 얘기를 듣는 아홉 살 룰루와 엄마를 쏙 빼닮아 아빠뿐만 아니라 외가에서도 관심 듬뿍 받는 다섯 살 메리는 하루 아침에 부모를 잃었다. 엄마는 땅에 묻혔고 아빠는 감옥에 갇혔다. 둘 다 이상적인 부모는 아니었지만 울타리를 잃은 아이들의 상황은 비참했다.

엄마와 아빠는 집에 있을 때면 항상 싸웠다(p9)

남자들이 줄곧 엄마를 찾아왔다(p12)

아빠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걸 원했고, 다른 무엇보다도 엄말 간절히 원했다(p9)

 

자매의 부모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숙한 인간도 아니었다. 이럴 때마다 누군가의 바램처럼 부모가 되는 과정도 시험을 거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든 거다. 처음 책의 제목을 접하곤 타인을 살해한 살인자 가족이 세상의 불편한 시선과 부당한 대우를 겪어 나가는 일들이 쓰여진 소설일 거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아빠가 엄마를 살해했고 자신의 어린 딸도 칼로 찌른 후,자해했다. 그리고 감옥에 갇혀 딸들이 자신을 보러 오길 바라는 이야기라니....게다가 세상의 편견에 앞서 가까운 가족들이 준 상처가 먼저였다. 할머니도 외할머니도 자매를 돌볼만한 어른은 아니었으며 언니가 살아 있을 때도 어린 조카들에게 독설을 날리던 이모는 언니가 죽고 자신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조카들을 고아원에 갖다 버렸다. 치과 의사인 남편의 손을 빌려.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인내와 영리함을 동시에 갖추어야했던 언니 '룰루'는 좋은 남편을 만나 두 딸의 엄마가 되었고 동생 '메리'는 줄곧 아빠를 면회가며 '보호관찰사'의 삶을 살고 있었다. 삼십여 년이 그렇게 흘러갔다.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했던 큰 딸과 과거, 자신을 찔렀던 아버지를 지키려 노력했던 작은 딸. 들여다보면 멍투성이인 두 딸은 사실 아무 죄가 없다.

 

룰루의 죄책감

집에서 아빠를 쫓아낸 엄마랑 살고 있을 무렵, 아빠가 찾아왔다. 그것도 자신의 생일 전날. 행복한 순간을 아빠는 그렇게 망쳐버렸던 것이다.

"걱정 마, 엄만 화내지 않을 거야. 약속할게."라는 아빠의 말을 무시했다면. 그래서 그날 엄마의 당부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아다면 엄마는 죽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동생은 칼에 찔리지 않았을테고, 고아원에 가야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평생 자신을 짓눌렀던 후회는 죄책감으로 남아 그녀를 옭죄어왔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 평범한 삶. 가정적인 남편이 있고 사랑스러운 두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었지만 룰루는 완전하게 행복을 누릴 수 없었다. 잊을 수도 없었다. 교도소에서 계속 편지가 날아오고 있었으니까.

 

"어떻게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 얘기를 할 수 있는 걸까....아빠, 우리에게 가족 따윈 없어요."(p298)

"교도소 측에 말해서 아빠가 더 이상 내게 편지를 보내지 못하도록 할 생각이었다. ....아빠가 내게 전화하는 걸 금지해 달라고 신청했었다."(p299)

"나는 아빠를 더러운 존재처럼 숨기는데, 아빠를 면회 가는 동생은 사실 더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p428)

딸들에게도 외할아버지가 죽었다고 말해왔지만 비밀은 쉽게 들통나버렸다. 동생에게 딸을 맡겨놓은 날, 애들이 인질이 되었고 동생이 범인을 설득하는 가운데 비밀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메리의 부담감

아빠의 존재를 외면해 온 언니와 달리 아빠를 돌봐왔던 메리도 결코 행복하진 않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모의 자격'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아내를 죽이고 딸들의 인생을 지옥으로 만든 아빠에게 진정한 반성의 순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할머니 장례식 이후로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다가 찾아와서 한다는 소리가 메리한테서 멀어지라고? 나를 도와주는 게 메리한테도 도움이 돼."/ "아빠가 했던 일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어요? 아빤 어떻게 자신을 용서했어요?"->"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쓴단다. 이미 지난 일이야."

단 두 문장만 읽었는데도 자매의 아빠가 참 뻔뻔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삶을 망친 것으로 모자라 딸들의 인생도 찢어 버렸다고 절규하는 룰루에게 아빠는 단 한 번도 자신을 만나러 오지 않았다고 원망섞인 말을 내뱉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석방 되면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아빠를 보살펴 온 메리에게도 그의 빠른 가석방은 부담이 됐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나한테 미안하단 말 한 번 한 적 있어?" (p479) 아빠가 찌른 상처를 내보이면서 말했을 때 그는 "아빠도 어렸어"라고 답했다. 스물여덟이 어린 나이인가. 아내를 죽이고 딸을 찔렀으나 술에 취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얼버무리면서 어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인가. 이런 아빠지만 메리는 일하고 공부하며 아버지와 시간을 쌓아나갔다.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으로 여기면서.

 

 

화해하는 자매

둘 사이에 아버지라는 존재는 언제나 논쟁거리였다. 다른 노선을 걸어왔기에 평행선만이 존재했다.

룰루는 여전히 아버지와 왕래없이 살고 있지만 동생의 생일 날 이모의 집에 들러 엄마의 유품을 가져왔다. 여전히 독설을 내뿜는 이모를 꼼짝 못하게 말로 응수하며. 지난 날의 작고 어린 소녀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이고 사회 속에선 의사로 살아가고 있는 당당한 어른이었기에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어? 너한테 잘해 주려고 부른 거야."라는 이모에게 "나한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실라 이모. 날 왜 고아원에 버리려고 했어요?"라고 맞서면서. 통쾌했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받는 상처는 깊고 쓰라리다. 특히 상대가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그렇게 쟁취해온 박스를 개봉하며 자매는 웃을 터뜨리며 과거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여기 안에 뭐 들었는지 알아?"(p495)

완벽한 화해는 아니었지만 시작점은 참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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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발견 - 월든의 소로가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전하는 삶의 진수!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경원 옮김 / 에이지21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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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에 읽은 <월든>은 만만한 책이 아니었다. 책의 내용에 집중한 나머지 저자의 삶에 대해선 다소 무지했는데, <고독의 발견>을 읽으면서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아닌 사상가 '소로'에 집중해 보고자 했다. 1817년에 태어난 그는 무려 열여섯 살에 하버드에 입학했다. 장학금을 받고서. 엄청난 천재처럼 느껴졌는데, 놀라운 사실은 여러 일을 하면서 글을 썼다는 그가 사상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집에서 가정교사를 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일반인도 아닌 저명한 사상가의 집에서 가정교사를 했다니....나 같으면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법도 한데, 그리스/라틴 문학/영국 고전문학/민속학/박물학/생태학 등 다방면에 조예가 깊었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는 별일 아니었나보다.

 

1845년 7월부터 1847년 9월까지 2년간 월든 호수에서 지내며 기록한 삶이 그의 모든 삶을 대변할 수는 없다. 사실 2년이라는 시간은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참 짧은 순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자신에게나 읽는 독자들에게 <월든>은 묵직하게 와 닿는다.

 

그렇다면 <고독의 발견>은 어떤 느낌일까.

 

자기만의 리듬에 맞춰 걷는 게 중요하다. 남의 걸음에 맞추려다 보니 쉬이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P14

남에게 인정받는 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 바라는 인생은 하잘것없다

P24

삶의 요령은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그 요령은 경험에서 우러난다

P84

다툼은 왜 일어나는가? 필요 이상으로 소유한 사람과 필요한 것조차 소유하지 못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P102

 

 

'다들'이라는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 부분이 특히 가슴에 와 닿는다. 나만의 기준, 나만의 패턴, 내 스타일, 내 속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평소 생각하며 살지만 때로는 타인의 기준에 솔깃해지기도 하고 쉽게 유혹될 때도 있다. 그럴때마다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는데 "누구나 하는 것처럼 해서는 결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P18) "는 조언은 참 적절하다 싶다. 게다가 생존작가도 아닌데 현재의 우리들이 읽을 때 가슴 따끔할 충고도 서슴지 않았다. 스캔들에, 악플에 눈이 따갑고 귀가 따가운 우리들에게 소로는 일침을 놓는다. "나는 기억에 남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없다. 무엇을 훔쳤다든가, 누구를 죽였다든가, 사고로 죽었다는가.......몇 번씩 읽을 필요가 없다. 한 번으로 족하다....철학자에게 이른바 뉴스는 하나같이 가십에 불과하다.....그런데 이런 가십에 우르르 달려드는 인간이 너무 많다"(P45)고 이야기하면서.

 

 

사상가의 조언은 어렵지 않았다. 길게 늘어지지도 않았으며 짧막한 문장 속에 현명함이 담겨 있었다. 촌철살인.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낯설 정도였다. 말의 포장조차 거추장스워 포인트만 던져두었나 싶을 정도로 머릿 속을 쏙쏙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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